
(내외뉴스=최준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 언제나 함께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한다”면서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유엔이 경험과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 연결에 착수했고, 앞으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역내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다”고 언급하며 “동북아에서 유엔의 정신인 다자주의를 실현하고 공영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길에 국제사회가 지지와 협력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일 것이다”라며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이다.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코피 아난 제7대 유엔 사무총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세계는 평화의 길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마리아 에스피노자’ 총회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제73차 총회를 통해 유엔의 손길이 지구촌 곳곳에 닿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구테레쉬 사무총장의 훌륭한 지도력으로 인류에 공헌하는 유엔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절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일 년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내려왔습니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다짐했습니다.
북미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했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며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한반도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 주 나는 평양에서 세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합의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또한 비핵화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우선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국제적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나아가서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정신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입니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합니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입니다.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입니다.
특히 유엔은 북한에게 평화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유엔의 역할에 감사를 표합니다.
그러나 시작입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합니다.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