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두께 - 시인 배동현
아스팔트 포장도로
한뼘만 걷어내면
그곳에
여느 날 술에 취해
천식으로 힘겹던
아버님 해소기침소리 들린다
물안개 자욱한
하얀 눈발 흩날리던 신작로엔
이웃마실 이어주던
강 어구 징검다리 위의 파고
부서지는 저녁노을 등진
수십 해 전의 늙은 어부가
살찐 수치를 초망으로 잡던
그날도
나이가 들수록
두눈 가득히 고이는 눈물속엔
아스팔트 두께 만큼 녹지 않는
내 유년의 아픈기억
세월의 편린들이
하늘만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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