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며..."황금돼지해, 야생화의 길 위에 서다"
새해를 맞으며..."황금돼지해, 야생화의 길 위에 서다"
  • 내외뉴스 대표이사 최수환
  • 승인 2019.01.01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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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최수환
▲대표이사 최수환

-새해를 맞으며-

‘작은 초가라서 처마가 짧아 무더위에 푹푹 찔까 몹시 걱정돼, 서늘한 솔잎으로 햇살을 가려 한낮에도 욕심껏 그늘 얻었네, 새벽에는 이슬 맺혀 목걸이로 보이고 밤에는 바람 불어 음악으로 들리네, 그러나 불쌍해라! 정승 판서 집에는 옮겨 앉는 곳마다 실내가 너무 깊네.’

조선조 제일의 시인이라 칭송받는 권필(1569-1612)의 松棚(송붕)이란 詩의 해설본이다. 송붕은 시원한 그늘만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새벽이면 이슬이 맺히고 밤이면 솔바람소리 시원하여 마치 귀족들이 차고 다니는 목걸이 같고 현악기의 합주처럼 들린다고도 했다.

이 詩속에는 시대의 역사가 있고, 당대의 문화가 있다. 또 그 이면에는 보석 같은 문학과 철학이 숨쉬고 있다. 견딜 수 있게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의 꿈을 꾸게 하는 감동의 大敍事詩(대서사시),

우리는 봄의 길목에서 느닷없이 닥치는 추위를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라고 쉽게 정의하고 말하지만 차분한 마음으로 유심히 바라다보면 꾸준한 변화를 통해 새로운 계절을 만들어가는 자연의 지혜와 이치가 베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봄은 그저 오는 것이 아니다. 며칠 따뜻하면 겨울이 끝나는가 싶어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진다. 한 며칠 봄기운에 들떠 있다 보면 그것보란 듯이 이내 추위가 맹위를 떨치곤 한다. 살다보면 좋은 일이 있는가 싶으면 나쁜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선현들은 好事多魔(호사다마)라 하여 좋은 일이 생기면 마음 닦기를 더욱 게을리 하지 않았다.

중국의 옛 성군(聖君) 탕(湯)은 ‘순일신 일일신 우일신’(荀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라는 글귀를 대야에 써 놓고 매일 아침 손을 씻을 때 마다 되풀이 외웠다고 한다. ’진실로 그날그날을 새롭게 하려거든 날마다 새롭게 하며 또한 날로 새롭게 하라'는 말이다.

새로워진다는 것은 무엇이 어떻게 변화된다는 그런 단순한 논리 보다 변화가 어떠한 가치관으로 출발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되느냐가 더 중요한 목적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제는 변화할 것이다.

그러기에 뿌린 만큼 거둔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으며 지나간 세월을 더듬어 보게 된다.

먼저, 나를 둘러싼 만남들을 가만히 생각해 봐야한다.

지금 나의 곁에는 누가 있는지. 내 맘 깊은 곳에 누가 있는지를...

눈감으면 떠오르는 얼굴들 지난날 나는 어떤 만남과 동행해 왔나 돌아보게 된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생각만 해도 피해 가고 싶은 사람도 있다.

또, 우리는 누구에게 무슨 의미가 담긴 사람일까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어떤 사람들의 마음속에 생각이라도 하고 싶은 사람으로 남아 있는지, 나도 남들에게 좋은 만남으로 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도 반성하게 한다.

새해엔 우리는 겉으로 강한 것처럼 버티며 목에 힘을 주고 헛기침하면서 경건한 체 하는 그런 변화가 아니라 주체성 있고 매력 있는, 참 강한 사람은 항상 자신을 열고 그 속에 있는 부족함을 보여줄 수 있는 것 처럼 그런 솔직하고 겸손하며 참 강한 새로움으로 출발하고자 한다.

들꽃은 민족의 꽃이다. 겨레의 위상을 꿋꿋이 지켜온 끈질긴 꽃이다.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나중에 보면 재가 남을 만큼 불꽃이고, 가냘프지만 소매를 스치듯 밋밋한 것이나 헤어진 뒤 가슴을 만지면 심장이 으깨져 핏물을 쏟을 만큼 감동적이다. 화끈한 사람들이 볼 때는, 그것도 만남이냐 싶을 정도로 작고 보잘것없어 하찮아 보이는 것도 후에 보면 문득 어른어른생각나는 것이 들꽃이다.

이 길 위에 서 우리는 이제 야생화의 그리움으로 하여 들국화 한 송이로 피고자 한다. 가야 할 길이 좀 늦었다 해도 이 길 위의 사내이고자 고집하는 이유다.

지난 몇 해 동안 NWN내외방송. 내외뉴스를 하늘같이 받들고 들꽃같이 풀어온 못난 심사를 야생화로 용해하는 마술사가 되고자 하는 것이 2019년 오늘이 내게 준 가파른 이유다.

NWN내외방송·내외뉴스 대표이사 최 수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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