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석정순 기자)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23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23일 오전 10시 30분에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심사는 명재권(52·연수원 27기) 부장판사가 맡는다.
명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 등을 거치며, 지난해 9월 영장전담 재판부에 합류, 지난해 10월 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첫 영장 발부였다. 하지만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 결론을 지연시키고, 심리 내용을 한쪽 당사자 대리인이었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수차례 김앤장 소속 한모 변호사를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이밖에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법원 개혁 목소리를 낸 연구단체 와해 방안을 검토하도록 한 혐의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특정 판사의 채무관계를 파악하는 등 일선 법관 뒷조사를 지시하고, 공보관실 운영비로 책정된 예산을 현금화해 일선 법원장에 활동비로 배부한 혐의도 받는다.
함께 영장 청구된 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 심사는 같은 시간 허경호 영장전담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박 전 대법관은 앞서 영장심사때는 ‘공모관계가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속을 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