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이기철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도중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와 사과 요구에 부딪쳐 25분 가까이 연설을 중단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대표연설에서 문재인정부 외교안보 정책을 ‘운동권 외교’, ‘반미·종북’, ‘가짜’라고 원색 비난하고 나섰고,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국회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을 “가짜 비핵화”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미·종북에 심취했던 이들이 이끄는 운동권 외교가 이제 우리 외교를 반미·반일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외교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등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하자, 민주당 쪽 의석에서 일제히 고성이 터졌고 일부 의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의장석 근처에서 승강이를 벌였고, 민주당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권성동 의원과 어깨를 밀치며 설전을 벌였다.
나 원내대표는 수차례 연설 재개를 시도했지만 고성에 묻혀 이어가지 못했고, 이에 나 원내대표는 "좀 조용히 하고 야당 원내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며 "이런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 정권은 이 정도로 포용성이 없느냐"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은 이후에도 수분간 계속됐고, 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로 나 원내대표를 응원했다.
문희상 의장은 "냉정해지자. 국회는 이렇게 하는 데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본령이다"라 말했고 이때 한국당 의석 쪽에서 일제히 박수가 터져나오자, 문 의장은 "박수칠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 의장은 "여러분이 보여주는 것은 상생의 정치가 아니다"라며 "아무리 말이 안 되더라도 듣고 타산지석으로 삼고 옳은 소리가 있는지 반성하며 들어야 한다. 귀를 열자"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25분여 만에 "자유한국당이 직접 굴절 없는 대북 메시지 전달을 위한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담대하고 획기적인 대북 지원에 나서겠다고 직접 김정은 정권에 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