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웅 한국관광학회장, "관광 사업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단초"
정병웅 한국관광학회장, "관광 사업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단초"
  • 노춘호 기자
  • 승인 2019.07.0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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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사업은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단초, 국가에서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야’
▲정병웅 한국관광학회장
▲정병웅 한국관광학회장

(내외뉴스=노춘호 기자) 한국의 사드배치로 중국 관광객의 현저한 감소와 국내 경기 악화로, 한국의 관광산업이 큰 난관에 봉착했다.

이와 관련 현재 한국의 관광산업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개선과 향후 한국 관광 사업이 비전을 위해 준비해야 할 정책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순천향 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로 현 한국관광학회장을 맡고 있는 정병웅 교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Q. 현재 국제사회가 돌아가는 분위기와 한국의 분위기 속에서의 관광분야의 상황은?

정 학회장: 관광과 관광산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70억 인구 중 20%에 해당하는 14억 인구가 매년 국제관광에 나서고 있다. OECD 국가 중 관광산업에 의한 경제지표와 고용을 보더라도 계속 증가 추세에 있으며,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10% 정도 차지하고 있다. 가히 관광의 글로벌 시대라고 할 만큼 한국 국민들의 대부분이 외국관광에 나서고 있으며, 지방정부가 발주하는 거의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관광분야와 관련이 있다.

작년 한해 한국국민의 56%인 약 2870만 명이 국제관광에 참여했다. 이렇게 외국관광이 최근에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저가항공의 보급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최근에 있어 괄목할만한 변화와 트렌드의 하나는 흔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ICT의 발달은 우리의 여행을 편리하게 하고 언어의 장벽을 해소해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국외여행에 대한 문화적 자신감까지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인공지능, 빅테이터, AR(증강현실, 추가되는 정보만 가상으로 만들어 보여줌), VR(가상현실) 등으로 대변되어지는 작금의 4차 산업혁명시대의 가장 큰 혜택을 관광분야가 입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생활과 관광의 경계가 모호해서 관광통계가 임의적으로 작성되곤 했는데, 딥 러닝(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에 따른 많은 데이터는 여러 가지 관광의 모습과 현황파악을 가능하게 했고, 이들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관광정책과 관광산업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SNS의 발달은 국내관광객과 국외관광객을 분리해서 논할 수 없을 만큼 유사한 트렌드로 움직이게 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로 자기만의 개성을 찾아 떠나는 개별관광의 증가로 특히 이미지와 사진 배경으로 좋은 관광지가 붐을 이루고 있다.

한 단계 더 발전해 요즘 같은 경우에는 힐링과 웰빙을 주제로 하는 여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로 일상과 관광의 구별이 잘 되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이 증가하고 있다. 어떤 학자는 이러한 현상을 빗대어‘모든 것이 관광이다’라거나 ‘관광의 종식’을 예견하기도 했다.

이제는 관광도 레크리에이션의 일종이며 삶의 연장으로 생활과 밀접하게 생각하는 측면이 강하다.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고 또 관광을 떠났다가 쉽게 일상생활로 복귀하기도 한다. 게다가 공유경제의 개념도 증가해서 AIRBNB(에어비앤비, 전 세계 여행 및 숙박 관련 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 우버택시 등이 각광을 받으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관광에 나서고 있다. 발달된 AR, VR기기를 활용한 Virtua Trip도 각광을 받을 상황이다.

그런데 한국의 관광은 특히 관광산업의 대외경쟁력은 만만치가 않다. 내국인 출국이 3000만에 육박하는데 반해 인바운드는 절반 수준이다. 물론 국민소득이 증가해서 해외여행에 나선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도 하다. 관광의 본래의 의미와 같이 외국의 문물을 배우고 또 견문을 넓혀서 국내 제도와 문화를 업그레이드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의 숫자에서 지나친 불균형은 무역수지 적자의 우려를 나을 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산업을 왜곡 시킬 우려가 있다.

나아가 인바운드의 아웃바운드에 대한 불균형도 문제지만, 인바운드 시장 내부를 들여다봐도 문제는 심각하다. 우선 인바운드 시장이 중국 일본 등 한 두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관광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부정적이다. 잘 아시다시피 주력시장인 중국 관광객이 사드라는 정치적 폭풍을 맞아 한국 관광 시장이 심각하게 타격을 받았으며 지금도 단체관광객이 저질상품을 찾는다든가, 거의 보따리상이라든가 관광동기가 쇼핑에 머물고 있으며, 면세점은 물론이고 한국 관광시장이 전체적으로 건전하게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Q. 한국관광 사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그 대책은?

정 학회장 : 현재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이 수도권에 80%머물고 있는 현상은 지방이 관광분야에 이렇다 할 큰 관심을 갖지 않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역 또는 지방관광을 살리려면 시장을 다변화 시켜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향후 한국의 관광 사업은 어려울 걸로 본다.

한편 일본의 관광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관광현실은 무척 대조적이다. 일본은 3000만 명 이상의 외래객을 받아들이면서도 정작 일본인의 국외관광객은 전체 국민의 15%밖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일본의 외래 관광객이 증가하게 된 주된 이유는 사드파동으로 인해 중국이 한국 관광을 금지하자 풍선효과에 힘입은 바 크다. 이를 증명하듯 일본을 찾는 외래방문객 중 한국인이 700만 명을 상회하고 있고, 중국인 800만 명을 포함해 3분의 2가 중화권 문화의 관광객이다.

일본은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남한 면적의 거의 4배에 육박하는 대지의 남북으로 길게 뻗은 지리적 특성과 다양한 기후와 문화에 기인한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있어 한국보다 관광지로서 다양성 경쟁에 우위에 있다.

사드파동이후에 중국 관광객 수를 일본이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해서, 외래 관광객의 규모에서 이제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한국도 희망이 있다면 통일이 돼서 북한의 빗장이 풀려서 육로로 관광이 이루어진다면 가능성이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말씀드리면 분단 한국은 지금 섬나라보다 못한 지경에 있다. 섬나라는 사방으로 소통될 수 있지만 우리는 한쪽으로는 아예 출입을 할 수가 없다. 지리적으로 반도적 위치 육교적 위치라 해서 역사적으로 침략을 많이 받았다고도 하는데, 현재 물류의 시대를 맞아 관광의 시대에 그러한 지리적 입지적 효과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관광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통일은 대박이다가 맞는 말이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러시아의 시베리아 철도의 종착역이 목포가 되고 부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름 방학이 값싼 차 렌트해서 만주를 넘어 몽골을 지나 바이칼까지 쉽게 휴양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동쪽으로는 러시아 사하공화국 겨울 영하 72도로서 최저온도를 기록하고 있는 오미먀콘이나 베르호얀스크를 쉽게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캄차카 반도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이 유행할 수도 있으며, 겨울이면 베링해를 넘어 알라스카를 통해 미국에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관광에 나설진대, 중국인이 러시안이 유러피안이 아메리카인이 육로로 자동차로 기차로 한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이렇다보면 우리는 관광산업과 서비스업으로 문화를 꽃피우는 부국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서부유럽의 교차로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부상하기 전만 하더라도 외래 관광객 수에서는 줄곧 1위를 기록했었다. 독일에서 태양을 찾아 스페인을 방문하고 영국인이 역사적 시원을 찾아 이탈리아를 방문하고 또 그 역으로 방문을 하기 위해서 프랑스를 거쳐야 하듯이 동아시아에서는 한반도를 거쳐서 대륙으로 나아가고 한국을 거쳐서 유럽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외국 여행에 있어서 비용의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중에서도 교통 요금 즉 항공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육로를 이용하는 관광은 접근성을 높이고 관광수요를 대폭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다.

한국 사회가 가지는 또 하나의 구조적 문제는 인구와 경제의 지나친 수도권 집중이라 할 수 있겠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국제관광객의 80%가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고 제주도는 특이성 때문에 10%내외, 그 다음 부산이 5% 정도를 기록할 정도로 지방은 관광산업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이러한 이유는 역시 서울이라는 큰 산이 지방을 그늘로 만들기 때문이다. 지방은 지방다움의 지방이 아니라 그저 서울의 아류이기 때문에 아류의 서울을 보러 비싼 돈들이고 힘들게 지방으로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규모 시장이 서울에 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의 효율성은 지방이 도저히 서울을 따라갈 수가 없다. 당연히 향유문화와 서비스 등 가격 경쟁력에서부터 겨룰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따라서 지방의 관광사업이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지역특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가급적이면 서울에 볼 수 없는 것과 차별화 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런 점에선 바다에 인접한 남해안신성장벨트와 같은 구상도 해 볼만 하다.

국토의 무게의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지역과 되도록 지방의 관광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에서도 관광거점도시를 지정해서 관광을 인위적으로 창출하려고 한다. 자원과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지방의 관광 사업을 인위적으로 개발해 지역을 살리자는 취지다. 따라서 앞으로의 관광정책은 당연히 국토균형발전의 취지에서 전개해야 된다고 본다.

특히 저개발국가가 관광으로 인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기에는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관광은 오히려 고도경제국가에서 정체된 경제사회를 재생시키는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몇 년 전부터 시작한 관광주간 등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경제와 관광과 소비를 키우려고 한 것은 잘한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지속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다시 돌아와서 한국의 지역다움을 키우고 지역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는 템플스테이 같은 유·무형 문화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고, 연안은 크루즈와 마리나를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농촌의 농경문화도 좋은 체험 요소가 될 것이고, 농촌스테이 등을 통하여 체험경제와 산업은 물론이고, 투박한 농촌문화를 상품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기도 하다.

Q. 앞으로의 관광 사업에 대한 비전은?

정 학회장: 관광은 약방의 감초와 같은 것이다. 이제 일상관광 생활관광으로 문화와 생활 속에 관광의 개념을 포함시켜야 한다. 관광은 삶의 질 제고와 같은 프로젝트로 동시에 진행되어야 하는 과제이다. 이제 생활 속에 심미안을 키우도록 계도하고 교육해야 하고, 일상의 공간에 디자인과 조경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관광은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기획하여야 한다. 여기에다 우리는 어떤 사안을 올바르게 시행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와 분석이 필요한데, 나아가 앞으로의 일상생활에서는 관광객관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할 것 같다.

관광객관적이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고방식과 더불어 비즈니스적인 관점 심미안적인관점 여가적 관점 나아가 엔터테인먼트적 관점과 삶을 뒤집어 보는 비일상적인 관점이 동시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관광을 통하여 크게는 통일도 할 수 있고 작게는 지역균형 뿐 아니라 삶의 균형도 회복 할 수가 있다. 그 역도 통한다고 할 수가 있다. 통일은 남북 관광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국제관광도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토의 균형발전은 관광의 양과 질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며, 균형 잡힌 삶은 풍요로운 관광의 욕구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은 명확하다.

Q. 앞으로 관광분야의 역할과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 학회장 : 한국 관광 사업은 열악한 조건에 처해 있다. 관광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많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노동이데올로기 산업이데올로기 또는 유교적 이데올로기의 영향으로 다소 나쁜 말로 시간을 때운다거나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낸다고 관광을 폄훼하고 있다.

이렇게 보는 시각이 건전한 관광분야를 발전시키는데 걸림돌로 작용함을 물론이고 관광산업을 저열한 것으로 구조화시킨다.

관광 사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대략 1.5배 이상의 고용창출을 생성한다고 하는데, 정작 관광산업 종사자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관광분야의 일자리를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러한 시작은 의식의 전환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관광과 관광업이 좋은 것이 되어야 하고 관광서비스가 보람 있는 직업으로 창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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