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민 "일본, 한일간 수직 분업 체제 무너져...아베, 되돌리려 해"
이제민 "일본, 한일간 수직 분업 체제 무너져...아베, 되돌리려 해"
  • 이기철 기자
  • 승인 2019.08.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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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모두발언
안보는 美, 교역은 中...미중 갈등에 韓 가장 큰 타격”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이제민 자문회의 부의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이제민 자문회의 부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뉴스=이기철 기자)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일본의 수출 규제 이유에 대해 경제 각 분야에서 일본을 추월하는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양국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1965년 당시 당초 일본의 전략은 선진국과 후발국간 수직적 분업 구조 형성을 통한 이윤 창출이었다는 것이다.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8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심사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과 관련, "아베의 일본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의장은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인 자유무역 질서에 빨리 편승함으로써 개발도상국 중 선진국으로 변신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면서 "그렇게 된 데는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일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고, 당시 일본 당국자는 한일 간에 수직 분업 체제를 만들고 그것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한국을 일본의 하청 기지화하고 이러한 수직적 분업 구조를 통한 이윤 창출이 당시 일본의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이 부의장은 "한국은 그 후 많은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고 추월할 수 있었고, 일본은 한국이 그렇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면서 "일본 당국자들 관점에서 볼 때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언급했다.

또한 "냉전 종식 후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은 한국이 성장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한국은 중국이 최대 수출시장이자 투자 대상이 됐고, 그 결과 안보는 미국, 교역은 중국에 의존하는 상태가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런 구도에서 한국은 주요국 중에서 미·중 갈등으로부터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나라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 부의장은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고전으로 어려움을 겪는 데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태"라면서 "이런 여러 문제가 겹치고 정치·경제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본의 행위로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정치·경제를 아우르는 대응책이 필요하고, 아마 정치 쪽에서 해결돼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그러나 먼저 경제 쪽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쪽 대책은 통상전략·산업정책·거시경제 정책으로 나눌 수 있다"면서 "당면한 문제가 통상 문제이기에 여기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통상과 불가분 관계인 산업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고, 단기적으로 경기 하강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거시경제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어려움의 바탕에는 근본적으로 세계 질서 변화라는 요인이 놓여 있다"면서 "단순히 경제적 요인이 아니고 정치·경제가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서구의 중상주의, 동아시아의 조공무역 때부터 정치·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다"면서 "19세기 자유무역은 영국의 헤게모니와, 20세기 자유무역은 미국의 헤게모니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의장은 "세계 경제는 지난 70여년간 미국 주도 자유무역 질서에 힘입어 번영을 누려왔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년 이상 대침체가 진행되면서 경제 성장은 침체하고 세계화 추세는 역전됐다"면서 "대침체로부터 회복되는 듯한 세계 경제는 작년 말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이는 국제 공조가 무너진 게 큰 원인"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각국은 국제 공조로 대공황을 막았지만 이후 대침체 장기화로 자국 중심주의가 만연하면서 국제 공조가 무너졌다"면서 "여기에 미국 헤게모니에 대한 중국 도전 문제가 겹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과거 소련·일본·EU(유럽연합) 같은 도전자보다 훨씬 강해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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