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정다연 기자) 한국 대표 시사 만화가 김성환 화백이 8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9일 한국만화가협회는 김 화백이 8일 오후 3시 45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향년 87세.
1932년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난 김 화백은 1949년 17세에 연합신문 시사만화 '멍텅구리'로 데뷔했다. 고인은 '화랑' '주간만화뉴스' 등에서 활동하며 한국 현대만화를 이끌기 시작했다.
고인은 6·25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국방부 정훈국 미술대에 근무하면서 여러 계몽 포스터, 삐라, 주간만화잡지 등에 참여했다. 1955년부터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만화를 연재하며 우리나라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특히 고인의 대표작인 '고바우 영감'은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에 연재를 시작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바위처럼 단단한 민족성을 상징하는 이름인 '고바우 영감'은 격동기 세태를 풍자하고 우리 국민의 애환을 대변하는 시사만화로 자리매김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고바우 영감'은 여러 신문을 거치며 2000년 9월 29일까지 45년간 신문사상 최장기 연재됐다. 원화는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근대 만화 최초로 문화재에 등재됐고, 2000년까지 1만 4139회 연재돼 단일 만화로는 최장수 시사만화로 2001년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더불어 2013년 등록문화재 538-2호가 됐다.
1950년대 말에는 당시 부패한 자유당 정권의 실상을 "경무대(현재 청와대)라면 변소의 똥을 푸는 사람마저도 엄청난 빽을 자랑한다"고 비판해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이에 경찰이 내사에 들어가는 등 고인에 대한 탄압이 가해지기도 했다.
고인은 동아대상(1973), 소파상(1974), 서울언론인클럽 신문만화상(1988), 언론학회 언론상(1990), 한국만화문화상(1997), 보관문화훈장(2002) 등을 수상했다. 2001년에는 고인이 전액 출연한 기금으로 '고바우 만화상'이 제정됐다.
고(故) 김성환 화백의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재생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11일 오전 9시. 장지는 대전 현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