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노조 '파업 강행' 4조 적자인데...성과급 1650억 요구
한국GM노조 '파업 강행' 4조 적자인데...성과급 1650억 요구
  • 최준혁 기자
  • 승인 2019.09.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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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내외방송=최준혁 기자) 한국GM 노동조합이 지난 2002년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전면파업에 나섰다. 1997년 대우자동차 시절에 전면파업을 벌인 후 22년 만이다.

어제 오전 인천 부평 한국GM 차체 1공장과 2공장 생산 라인이 일제히 멈추고 같은 시각 한국GM 창원공장 차체 조립 라인에도 직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GM 노조는 9일 전체 조합원 1만여명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계속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해외로 물량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미국GM 본사의 생산물량 감축 경고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전면파업을 강행했다.
 
 한국GM 수출 중 70%를 차지하는 부평1공장의 효자 상품 '트랙스'도 이날 계획된 물량이 아예 생산되지 못했다. 이번 파업으로 한국GM 차량을 보유한 고객은 추석연휴를 앞두고도 직영점에서 차량점검을 받을 수 없다.
 
이미 진행한 부분파업과 3일간의 전면파업으로 한국GM은 약 1만대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산된다. 내수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고객의 신뢰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미국 GM 본사도 한국GM의 노조 리스크를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GM 노조가 이날부터 사흘간 전면파업에 나선 이유는 임금 인상 요구안을 회사 측이 수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5.65% 인상, 통상임금 250% 규모의 성과급 지급,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주장한다.
 
부평1·2공장과 창원공장의 중장기 생산계획에 대한 답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GM 사측은 판매 부진과 이에 따른 누적 적자를 감안해 노조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GM 사측 관계자는 "특히 노조의 성과급·격려금 요구를 수용하면 산술적으로 1650억원의 비용을 회사가 부담해야 한다"며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성과급·격려금은 지급할 수 없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물론 시장에서도 한국GM 노조의 파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생사의 변곡점에 놓인 상황에서 고비용·저생산성 구조를 탈피해야 하는데, 한국GM 노조가 현실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문수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노사 갈등을 화해로 바꾸는 생각의 전환"이라며 "노사 협력 문화를 구축해 투자자들에게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별개로 한국GM과 미국 GM 본사가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부평1·2공장과 창원공장, 창원엔진공장의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측이 중장기 투자·생산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은 아직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부산공장 생산 물량 감축으로 희망퇴직에 들어간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도 추석 이후 강 대 강으로 대치할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은 2017년까지만 해도 노사 화합과 높은 생산성의 상징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노조가 강경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 리스크를 체감한 프랑스 르노 본사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 이후 르노삼성이 생산할 물량을 아직 배정하지 않았다.
 
닛산 로그가 르노삼성 생산·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로그 생산량이 르노삼성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로 절반 수준이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7%에 이른다. 로그 물량이 빠지고 대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르노삼성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노조는 르노삼성 사측이 노조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고, 부산공장을 살리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노조 리스크에 신음하고 있다면 쌍용자동차의 위기는 성질이 다소 다르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 2일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올해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마무리 지었으며 2010년 이후 10년째 무분규 타결을 이어오고 있다. 쌍용차는 올 상반기 사상 최대 판매·매출 실적도 거뒀다. 상반기 판매(수출 포함)는 7만277대로 2003년 상반기(7만2758대) 이후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1조868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다.
 
하지만 쌍용차는 좀처럼 적자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7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8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차는 많이 파는데 손실은 쌓여 가는 비효율적인 상황이다. 미래차 개발을 위한 투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상품 경쟁력과 원가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쌍용차는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최근 쌍용차는 가장 문제가 되는 수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기아자동차 출신 강동원 전무를 해외영업본부장에 내정했다. 올 들어 8월까지 쌍용차의 누적 수출은 1만8383대로 전년 대비 12.7% 축소돼 흑자 전환을 위해 수출 증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임원 수 20% 축소, 임원 급여 10% 삭감에 이어 전체 임직원을 상대로 한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신입·경력직 채용은 연기됐고 비업무용 부동산은 매각한다. 근속 25년이 넘은 사무직에 대해서는 안식년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비상경영태스크포스(TF)에서는 자금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순환휴직, 희망퇴직은 물론 각종 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까지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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