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최유진 기자)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의 3차 공판에서 전 남편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16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고유정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압수물에서 피해자의 혈흔을 확인하고 졸피뎀을 검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감정관 2명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들은 피고인의 차량에서 나온 붉은색 무릎담요에 묻은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고 해당 혈흔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감정관 A씨는 “붉은색 담요 13개 부위에서 시료를 채취해 인혈 반응을 시험한 결과 7곳에서 양성반응이 나왔고, 이중 DNA증폭 기술을 통해 피해자의 것임을 확인한 것이 4곳,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온 곳이 1곳”이라고 설명했다.
감정관 A씨는 “피해자 단독 DNA가 검출된 혈흔은 피해자의 혈흔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혈흔에서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왔을 때 피고인의 혈흔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부연했다.
감정관 B씨는 “약독물 등 화학감정을 할 때 DNA검출과 달리 ‘증폭’이란 개념이 없어 검출기 자체의 분석 한계치가 존재한다”면서 “졸피뎀 성분의 양에 따라 검출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혈흔이 나온 부분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12-4, 12-5 두 곳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며 “해당 부분은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혈흔”이라고 덧붙였다.
고유정 측은 그동안 졸피뎀이 검출된 혈흔이 피해자의 것인지 피의자의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전 남편에게 졸피뎀이 든 카레를 먹이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살해된 전남편 측 변호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지금까지 고유정은 졸피뎀을 사용해서 살해한 바가 없다고 범행을 부인했지만, 압수된 담요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졸피뎀이 검출된 사실이 명백히 검증됐다”며 “고유정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 공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고유정 측 변호인은 “접견을 통해 피고인과 주고받았던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며 피고인이 직접 모두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1차 공판 때 모두진술할 기회를 줬지만 피고인이 직접 진술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에 고유정은 울먹이며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 이에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본인이 직접 진술을 작성해 온다면 10분가량 자신의 의견을 직접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고유정에 대한 다음 공판은 30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