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약물 혼용이라는 어이없는 사태..3상 설계 미숙에 경험부족 겹쳐
헬릭스미스, 약물 혼용이라는 어이없는 사태..3상 설계 미숙에 경험부족 겹쳐
  • 내미림 기자
  • 승인 2019.09.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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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 대표
▲헬릭스미스 대표

(내외방송=내미림 기자)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임상 3상 발표 기대를 모았던 헬릭스미스가 임상 환자의 약물 혼용으로 의미 있는 결과 도출에 실패했다.

 ‘인보사 사태’ ‘펙사벡 쇼크’ 등 줄줄이 이어지는 악재에도 K바이오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 ‘엔젠시스(VM202-DPN)’의 미국 임상 3상이 ‘약물 혼용’이라는 이례적인 일로 사실상 실패의 길을 걷고 있다.

헬릭스미스 김선영 대표는 설명회에서 “약물 혼용이라는 어이없는 사태 발생을 예상 못했다”며 “이런 불상사가 발생해 송구하다. 특히 문제가 된 피험자를 제외할 때에는 좋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더욱 애통하다”고 전했다.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VM202 첫 번째 임상 3상 결과 VM202를 맞지 않아야 할 환자에게서 VM202가 검출돼 유효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상태다.

25일 김 대표는 “유효성 결과 검토 중 PK(약동학) 데이터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며 “일부 위약군 환자의 혈액 샘플에서 VM202가 검출됐고, 일부 VM202군 환자에서는 VM202 DNA의 양이 기대치보다 매우 낮게 나와 위약군과 VM202가 혼용된 가능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위약 효과를 크게 증가시키는 반면, VM202 약물 효과는 크게 감소시켜 명확한 결론 도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전하며 "혼용이 있는 데이터를 제거하고 분석했을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던 만큼 6개월 내 임상 3상을 다시 시작해 오는 2022년 2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임상 결과, 위약 대비 1차평가변수인 투여 3개월 통증 감소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도달하지 못했다. 2상 대비 진통 효과가 낮았다.

헬릭스미스는 현재 혼용 원인을 파악 중이며, 소송도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임상 의료기관 등에서 제대로 기준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복수의 임상 사이트에서 (위약과 VM202를) 바꿔 썼을 가능성에 의혹을 갖고 있다”며 “총 25개의 임상사이트가 운영됐는데, 어떤 사이트는 우수하게 관리한 반면 일부 작은 사이트에서는 기준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피험자를 무작위 배정할 때 코드 혼선 ▲주사 투여 시 차이 ▲피험자의 통증 일기 규정 준수 여부 ▲병용 약제 문제 ▲임상시료 간 품질 차이 등의 원인등을 분석중이다.

다만, 약물 농도가 낮아 투약 오류가 의심되는 환자를 제외하면 통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후속 임상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명백히 잘못된 환자를 제외하거나 잘 관리된 사이트를 선별해 분석하면 90일, 180일, 270일 통증감소 효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며 “또 가바펜틴/프레가발린 복용자와 비복용자의 차이가 보이는 경우도 있어 유효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는 환자를 선별해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확실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전성에 대해선 자신했다. 피험자 전원에서 이상반응 빈도가 낮게 나왔고 약물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임상 1·2상 및 환자 선별 결과 등을 볼 때 후속 3상은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며 “편향된 해석을 경계하며 3-1상 결과를 철저히 분석해 후속 3상에서 프로토콜 정비 등을 통한 임상운영 체계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향후 2~3개의 중간 규모 3상을 진행 후 2022년 하반기 품목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사태같은 실수가 잇따르는 이유로 국내 업체들의 경험 및 역량 부족이 꼽힌다. 미국 임상의 경우 임상시험의 객관성을 위해 신약 개발사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한 FDA의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극히 사소한 부분까지 통계적 유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임상시험 경험이 부족한 국내에서는 이 같은 점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임상 2상 결과를 봤을 때 실험 설계만 제대로 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 같은 곳이 있다”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실패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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