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아! 이제는 詩(시)를 쓰자! 그러면 꿈이 온다!
젊은이들아! 이제는 詩(시)를 쓰자! 그러면 꿈이 온다!
  • 배동현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0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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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칼럼리스트
▲배동현 칼럼리스트

(내외방송=배동현 칼럼니스트) 우리는 계절의 길목에서 느닷없이 닥치는 추위를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라고 쉽게 정의하고 말하지만 차분한 마음으로 이를 유심히 바라다보면 꾸준한 변화를 통해 새로운 계절을 만들어가는 자연의 참 지혜와 삶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꽃은 그저 와서 피는 것이 아니다. 며칠 따뜻하면 겨울이 곧 끝나는가 보다 싶어 두꺼운 옷을 벗어 던지게 된다. 한 며칠 봄기운에 들떠 있다 보면 그것보란 듯이 이내 추위가 맹위를 떨치곤 한다. 살다보면 좋은 일이 있는가 싶으면 나쁜 일이 연달아 생기는 이치 또한 자연의 운행과 같이한다. 그러기에 선현들은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하여 좋은 일이 생기면 마음 닦기를 게을리 하지를 않았다.

들꽃은 우리들의 금수강산에 피고 지는 나라의 꽃이자 민족의 꽃이다. 겨레의 위상을 굿굿이 지켜온 끈질긴 꽃이다.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나중에 보면 재가 남을 만큼 불꽃이고, 소매를 스치듯 밋밋한 것이나 헤어진 뒤 가슴을 만지면 심장이 으깨져 핏물을 쏟을 만큼 감동적이다. 화끈한 사람들이 볼 때는, 그것도 만남이냐 싶을 정도로 작고 보잘것없어 하찮아 보이는 것이 지만 후에 생각하면 문득 어른어른 생각나는 것이 들꽃이다. 들꽃은 보살피는 이 없어도 홀로 피고 진다. 꽁꽁 언 땅을 비집고 제비꽃, 시골집 흙담 밑이나 아파트 잔디밭에서도 노란 햇살처럼 민들레는 핀다. 서서히 초록이 짙어질 무렵이면, 도심 곳곳엔 장미가 넝쿨을 휘감으며 유혹의 빛과 향기를 내뿜는다. 야산 자락이나 들에 피는 하얀 홑겹 꽃잎의 찔레꽃은 다소곳한 여인네처럼 지극히 순박하다.

알고 지내는 스님 한분은 요즘 들꽃에 혼을 완전히 뺏긴 기분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 것을 결코 잊지 않는다. 스님은 대규모 들꽃 자연학습장을 만드는 게 꿈이다. 사찰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도 언제나 들꽃으로 행사장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요즘같이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이면 교외에는 어느 곳에서건 들국화를 많이 만날 수가 있다. 온 산이 화려한 옷을 차려 입을 때도 연보랏빛 순수를 피워내는 꽃이라 더 애잔하다.

들꽃은 여려 보이지만 공해로 찌든 도심의 작은 귀퉁이에도 뿌리내린다. 보도블록 틈에서도 꽃을 피운 민들레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게 되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그동안 조강지처를 멀리한 남정네처럼 들꽃을 박대 해 온 것이 사실인지라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들꽃은 언제라도 우리를 안아 들여 상처받고 지친 영혼을 다독여 준다. 들꽃이 홀로 자란다고는 하지만 점점 사라져 가는 환경이 너무도 안타깝다. 나의 생각으로는 전국각지에서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 ‘들꽃모임’이라도 만들어 지켰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돌아오는 봄에는 나의 문우 스님은 사찰 근처에 꽃밭을 조성해 들꽃이 만발한 들꽃동산을 만들어 찾아 온 봄을 아름답게 연출 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들꽃만 심는게 아니라 동호인끼리 모여 들꽃을 애송하며 정감을 서로 나눌 시 낭송대회도 계획하고 있다한다. 때가 되면 반드시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여름가을겨울, 그 야산에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돌아오는 들꽃. 늦은 가을의 향연과 들꽃의 아름다움은 얼마나 애잔하고 찬란한가. 서로 돕고자 하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봄맞이 가을맞이 들꽃 잔치’라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들꽃은 쉬운 얘기를 여러 겹 덧칠하다보면 가슴속 깊숙이 박혀있는 진정함에 도달한다. 소매를 스칠 듯한 작은 인연과 작은 사랑 속에서도 우주만한 큰 싹을 틔우는 그 위대함과 강인함에 우리는 절로 머리 숙여진다. 커다란 바퀴로 굴러가는 자연의 깊은 뜻을 모르는 이가 민초가 아니던가. 그러기에 조금만 따뜻하다 싶으면 이내 엷은 옷으로 갈아입고는 봄이 왔다고 좋아 하다가도 추위가 닥치면 설을 거꾸로 쉬었다는 등 호들갑을 떠는 가엾은 백성들이고 보면 말 할 바는 아니지만 혹한의 한파가 깊어질수록 한껏 기성부리는 들꽃의 묵직한 매력을 그리워하게되는 것 또한 삼동의 매력아닌가?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가 말이 아니다. 총선 등 악재로 서민경제까지 하한가(下限價) 이다보니 사회전체가 불안하고 도처에 위기가 극성이다. 그렇다 보니 겨울이면 어떻고, 한파면 어떠랴. 어차피 봄은 소리 없이 달려오고 있다.

봄의 위대함과 들꽃의 강인함에 감동 할 희망 찬 대 우주의 잔치가 준비되고 있다. 우리 모두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꽃샘바람 가득 가슴에 맞으며 세월과 한번 크게 대적해야 할 때다. 아름다운 꽃은 겨울이 추울수록 고운 색깔을 띠는 법이다. 젊은이들이여 이제 시를 쓰자! 그러면 꿈이 온다.

배동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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