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역대 최대 주식상장 발표
사우디 아람코, 역대 최대 주식상장 발표
  • 정향열 기자
  • 승인 2019.11.04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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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2조 달러…시총 1위 예약...지난해 영업이익만 253조원
전 주식의 1~2% 시장에 매매…해외거래소 상장도
탈석유 '비전2030' 투자…통치체제·저유가 등 걸림돌
'불투명한 통치체제, 수익의 불확실성' 등 걸림돌 지적 목소리도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발표가 지난 3일(현지시간) 사우디 석유산업 중심지 다란에서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발표가 지난 3일(현지시간) 사우디 석유산업 중심지 다란에서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내외방송=정향열 기자)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가 3일(현지시간) 역대 최대 규모의 주식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2조 달러(약 2334조원)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240억 달러(약 253조원, EBITDA 기준)로 세계 최대였다. 2위 애플(818억 달러), 3위 삼성전자(776억 달러)와는 격차가 2.7배 이상이었다. 이처럼 사우디 왕가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아람코는 ‘크라운 주얼(Crown jewel·왕관의 보석)’이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경제개혁 구상인 ‘비전 2030’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석유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석유의존 경제 탈피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투자가들은 아람코 상장액이 역대 최고인 2014년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250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다음달 중 사우디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전 주식 가운데 1~2%(200억~400억 달러)를 시장에 풀 계획이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책임경영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상장의 의의를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람코 측은 “수요를 조사하면서 2주 정도 사이에 매매가 등을 결정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상장시기나 매매 지분량을 특정하진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에 있는 아람코의 석유정제 시설과 터미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회장이 3일(현지시간) 사우디 동부 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자국내 상장 이후에는 해외 증권거래소에서의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외 상장 모두 합쳐 5% 안팎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잇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도쿄증권거래소도 상장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아람코 상장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사우디의 불투명한 통치체제, 장기적인 저유가 기조에 따른 수익의 불확실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선 사우디 아람코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사우디 측 추산치 2조달러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기업가치 평가액 중 최소 액수만으로도 시총 1위는 거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가의 아람코 기업가치 추산액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1조 2200억~2조 2700억 달러, 골드만 삭스 1조6000억~2조3000억 달러, HSBC 1조 5900억~2조 1000억 달러 등이다. BNP 파리바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1조 4243억 9400만 달러로 추정했다.

하지만 거론된 최소 액수인 BOA의 1조 2200억만 치더라도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시총 1위는 1조 900억 달러의 마이크로소프트(MS)다. 월가가 추정한 사우디 아람코의 기업가치 최소 액수조차 MS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다. 아람코는 이전부터 세계 산유량의 10%를 차지하는 ‘에너지 공룡’으로 불려왔다. 지난해 순이익은 약 1100억 달러, 129조 원에 이른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에 있는 아람코의 석유정제 시설과 터미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에 있는 아람코의 석유정제 시설과 터미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언론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아람코는 이달 17일 주식 공모 가격 산정에 들어간 뒤 오는 12월 4일 첫 거래 가격을 정한다. 이어 12월 4일 수요예측을 마치면 시초가를 내놓은 뒤 11일부터 본격 거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아람코는 1차 상장을 마친 뒤 뉴욕, 런던, 홍콩, 도쿄 등 해외 증시 중 한 곳에 2차 상장도 예고하고 있다.

아람코의 상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16년부터 구상했던 숙원 사업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당시 아람코IPO를 통해 정보기술이나 엔터테인먼트 도시를 세우고 로봇과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추진할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아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람코의 상장은 국제사회의 정치적 이슈로 인해 몇 차례 미뤄졌다. 2016년에는 미국에서 ‘테러지원국에 맞선 정의법(JASTA)’이 시행되면서 9.11 테러 유족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암살당하자 그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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