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가디언, 블랙리스트 딛고 韓 민주주의 승리 보여준 ‘기생충’아카데미 4관왕 당연하다
WP·가디언, 블랙리스트 딛고 韓 민주주의 승리 보여준 ‘기생충’아카데미 4관왕 당연하다
  • 김준호
  • 승인 2020.02.12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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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화이트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시상식서 봉준호 감독 재치 입담 과시도 화제
▲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지난 10일 미국에서 개최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옥의 영화 ‘기생충’에 대해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WP)가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을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로 평가했다.

WP는 오피니언 면에 게재된 칼럼을 통해 봉준호 감독은 물론, 배우 송강호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인물이었음을 강조하고, “블랙리스트가 계속 됐더라면 오늘날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본주의의 모순을 그린 영화 ‘기생충’은 자유로운 사회가 예술에 얼마나 필수적인가 하는 중요한 교훈을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WP는 블랙리스트 내부 문건에서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경찰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영화로 평가됐고, ‘괴물’은 반미주의 영화, ‘설국열차’는 시장경제를 부인하고 사회적 저항을 부추기는 영화로 평가돼 있었다고 소개했다. 배우 송강호 역시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하게 하는 영화 ‘변호인’ 출연 이후 압력을 받아왔고, 이 부회장 역시 박근혜 정부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도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을 전하면서 봉 감독을 포함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가 9473명 대부분은 2014년 300여명이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했고 이로 인해 정부 기금에서 배제됐다며, “몇 년 전만 해도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던 인물의 굉장한 반전”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잡지 슈피겔도 블랙리스트를 언급했고, 호주 ABC방송은 이미경 부회장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사실을 소개했다. AP통신은 기생충의 승리는 '세계의 승리'라고 보도했고, 영국 BBC 방송은 "아카데미 92년 역사에서 자막 달린 영화가 작품상을 탄 것은 처음"이라며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으며, CNN 방송은 "기생충이 경쟁작들에 비해 굉장히 강력하다는 걸 입증했다"고 밝혔다.

'기생충'은 가족 모두 실직상태인 기택(송강호)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박 사장(이선균)집에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며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이 펼쳐지는 가족희비극이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등이 출연했고,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5월 개최됐던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은 5월 30일 개봉한 이후 53일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인정받았다. '기생충'은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미국의 4대 영화 조합상인 배후조합상(SAG)의 앙상블상, 작가조합상WGA)의 갱상을 받았다. 또한, 제37회 영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도 갱상과 외국어영화상 수상했다.

'기생충'은 비영어 영화로서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한,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것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이다. 더불어 아시아 언어 영화의 아카데미 갱상 역시 '최초'다. 101년 한국영화 역사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것 역시 최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기생충에 쏟아진 찬사와 봉 감독의 재치 있는 수상 소감도 화제였다. 봉 감독은 함께 후보에 오른 79살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걸 가르쳐준 존경스러운 감독이라고 경의를 표명하자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함께 후보에 오른 감독들을 언급하며, “이 트로피를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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