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김택진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개인 저서 출간을 도우면서 인쇄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수에게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8일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명호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32억 5652만원을 명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인쇄업체 대표는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이중근 회장의 개인 출판사인 '우정문고'에서 고문으로 재직한 김 교수는 2014~2018년 이 회장의 개인 출판사인 '우정문고'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이 회장의 개인 저서 ‘6·25전쟁 1129일’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인쇄할 곳으로 아는 사람의 업체를 추천했다. 김 교수는 그 대가로 인쇄업체로부터 약 32억 5600만여원의 뒷돈을 챙겨 기소됐다.
김 교수는 베스트셀러 『중국인 이야기』의 저자이면서 중국사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2012년부터 부영주택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재판에서 “저작권자로서 출판사로부터 인세를 받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고, 이 회장도 “김 교수가 책 발간에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1·2심은 “김 교수는 이중근과의 신임 관계를 배반한 채 신씨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수년에 걸쳐 거액을 받아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김 교수가 적극 인쇄업체에 뒷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이 회장이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배임수재죄에서의 부정한 청탁, 대가관계, 고의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김 교수의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