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비타민·오메가–3 보조제 "건강보조식품을 꼭 먹어야 하는가?"
종합 비타민·오메가–3 보조제 "건강보조식품을 꼭 먹어야 하는가?"
  • 한병호 기자
  • 승인 2020.03.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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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부족인가? 과잉인가?
▲(사진=fashionlush.com)
▲(사진=fashionlush.com)

건강보조식품 효과 논란

건강보조식품의 효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은 항상 첨예하게 찬반이 나뉘고 대립하는 주제 중 하나다. 계속되는 논란에도 2015년 2조원대였던 국내 건강기능식품산업은 매년 극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4조원대를 돌파했다. 체중 감량, 시력보호, 성장촉진을 비롯해 신체의 각 기능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은 수십 가지에 달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소비자도 전문가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최근 ‘SBS스페셜’에서 신년특집으로 방송된 ‘끼니外란’(끼니외란)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방송의 2부 ‘영양제 진실게임’ 편은 영양제를 둘러싼 진실을 파헤쳤다. 밥상 밖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전쟁에 초점을 맞춘 이날 방송은 우리가 선택한 음식 또는 영양제는 치열한 ‘음식정치’(food politics)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우리의 영양제 기호가 어떻게 외부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영양제는 누군가에게는 기호식품이지만, 누군가에겐 건강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영양제를 둘러싸고 과학계에서는 최근까지도 첨예한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하버드 대학에서 영양역학을 가르치는 지오바누치 교수는 영양제가 결핍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존스홉킨스대학의 에린 마이코스 박사는 영양제에 돈 낭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양 부족인가? 과잉인가?

현대인들은 개인마다 다른 생활패턴과 식습관을 갖고 있지만, 대개는 스스로 영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방송에서는 각기 다른 식습관을 가졌지만, 저마다의 이유로 영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세 사람을 실험에 참여시켰다. 실제 영양이 부족한지 알아보기 위해 비타민 A, B, C, D군은 물론, 각종 영양지표를 포함해 이들의 몸속 영양 상태를 점검해봤다. 그 결과, 예상치 못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최민규 한림대 교수는 "오히려 너무 과잉된 비타민A가 좀 있었고, 비타민 B6 같은 경우도 전부 다 정상범위 내보다 조금 더 높게 나온 그런 현상이 나타나서 뭔가 비타민을 좀 더 보충해야 한다는 그런 결과가 나온 소견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영양제나 이런 것을 보충하려는 노력보다는 술은 좀 자제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좀 하고, 약간 소식하려고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내외방송 DB)

종합 비타민·오메가–3 보조제

종합 비타민이나 오메가-3 보조제 등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필수 영양제로 인식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로회복이나 심혈관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믿으면서 이런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지만, 최근 발표된 전문기관의 몇몇 연구 결과들은 사실 건강한 성인이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보조제를 정기적으로 먹는 것이 건강상에 큰 이점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하버드 대학, 토론토 대학 등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연구기관 공동연구팀은 2012년에서 2017년 사이 발표된 179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 randomized control trial)를 분석해 비타민 및 미네랄 보조제 복용이 심혈관 질환이나 사망률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이 미국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종합 비타민이나 비타민 C, 비타민 D, 엽산 등 특정 성분이 들어간 알약과 똑같이 생긴 위약(placebo)을 투여했을 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나 사망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 엽산의 경우 심혈관 질환 감소와 연관성이 보였고, 나이아신(niacin) 및 항산화제는 사망률 증가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정도는 미미했다. 그리고 모든 성분이 포함된 종합 비타민제는 건강한 성인에서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의 증가 및 감소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코크란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18)에서는 역시 인기 있는 건강 보조제 가운데 하나인 오메가-3에 대한 연구를 비교 분석했다. 편향(bias)의 가능성이 적은 연구 25개를 분석한 결과, 12개월에서 72개월 정도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된 알약을 매일 복용한 실험군과 똑같이 생긴 위약을 복용한 대조군 사이에 심혈관 질환이나 사망률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외적으로 알파 리놀렌산(alphalinolenic acid (ALA))의 경우 부정맥을 일부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관찰됐으나, 그 정도가 미미해서 건강한 성인에서 모두 보조제를 복용하도록 권장할 근거가 없었다. 물론, 반대로 판매를 금지할 뚜렷한 근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진=brooklynactivemama.com)
▲(사진=brooklynactivemama.com)

"마법의 탄환은 없다"

어찌됐든 우리가 건강보조 영양제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을 것 아닌가? 에린 마이코스 박사에 따르면, 그 답은 ‘아니요’다. 에린 마이코스 박사는 전 세계 2백만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비타민제의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마이코스 박사는 항산화제, 비타민A, 비타민E, 비타민C, 종합 비타민 등의 영양제로부터 심혈관계에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히려 실질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비타민D와 칼슘을 함께 먹는 사람은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사람들은 알약 하나만 먹고 모든 건강의 효능을 얻기 원한다. 하지만 마법의 탄환은 없다"고 경고했다. "그럼 영양제를 먹을 필요는 단 한 가지도 없느냐?"는 질문에 "전혀 필요 없다. 이제 증거에 주목해서 더는 돈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유불급"이라고 강조했다.

비타민과 항산화제는 먹을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도 "22편의 임상 시험을 종합해보니까 암 예방에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나온다. 반대로 방광암의 위험성은 52% 높이는 것으로 나왔다"며, 건강보조식품 섭취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진=Bloomberg)
▲(사진=Bloomberg)

비타민 영양제는 보충제

비타민은 크게 수용성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으로 나뉘는데, 섭취시 필요한 만큼 사용되고, 나머지는 소변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비타민 A, D, E, K를 포함한 지용성 비타민은 과량 섭취시 잉여 비타민이 체내에 축적돼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결핍뿐만 아니라 과잉 섭취에도 주의해야 한다.

200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대부분의 영양소 섭취가 정상범위에 있으나, 비타민B2, 칼슘, 칼륨 등의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90% 이상이 비타민D 부족이다(여성 95.9% 남성 91.3%). 비타민D가 부족하면 잘 알려진 만성피로와 우울증, 골다공증 외에 수면장애, 감기, 비만, 충치, 관절염, 치매, 당뇨, 심근경색, 고혈압, 각종 암, 만성 알레르기, 피부질환, 만성 두통, 이석증, 신장 질환 등이 생긴다.

비타민D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따로 보충제를 먹지 않는 한, 우리 몸에 있는 비타민 D는 대부분 피부에서 형성된다. 햇볕, 정확히 말해 자외선을 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날씨가 좋은 날 일주일에 최소 2~3일 창문을 열고 30분 정도 손이나 팔에 햇볕을 쬐면 좋다. 자외선 지수가 낮은 경우 아예 야외로 나가 산책을 하는 것도 몸에 필요한 비타민 D를 생성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대부분 실내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비타민D는 식품을 통한 섭취가 쉽지 않다. 등푸른생선, 우유, 동물의 간, 연어, 달걀노른자, 버섯 등에는 비타민 D가 많이 함유돼 있지만, 식사에 신경을 쓴다 하더라도 필요한 양만큼 비타민D를 섭취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상적인 혈중 비타민D 농도’에 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대략 20ng/ml에서 30ng/ml 사이로 얘기된다. 지오바누치 교수는 건강한 한국 성인 50%가 12ng/ml보다 낮은 혈중 비타민D 농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시판되고 있는 비타민D 단일보충제를 통해 매일 1천~2천 IU 정도의 비타민D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영양제 섭취가 주는 위안

홍혜걸 의학 전문기자는 "몇 백 원짜리 알약을 그냥 10초면 끝난다. 물과 함께 마시면. 시간이나 돈이나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저비용이다. 술도 많이 마시고, 불규칙하고 과로할 때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지탱하는 힘이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면, 제가 매일 아침 이렇게 먹는 이 영양제가 분명히 저에게 이런 효능을 발휘한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홍혜걸 기자는 두 가지 단서를 달았다. "하나는 이제 약물과 경쟁해서 특정 질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으로 가면 절대 안 된다는 것. 두 번째는 영양제라 하더라도 과연 우리가 끼니마다 먹는 게 아닌 원래 사람들이 안 먹는 성분을 필요 이상 다량으로 농축해서 먹는 게 옳은가, 저는 그것도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사실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비타민과 미네랄은 대부분의 경우 고른 영양 섭취를 통해 충분히 얻을 수 있으므로 모든 사람들이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별도로 복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질병이나 기타 의학적인 이유로 비타민이나 기타 영양소를 몸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나 식습관의 문제로 교정이 어려운 경우, 일부 영양소의 결핍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영양제 형태로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천연 비타민과 합성 비타민

가장 좋은 방법은 천연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양의 불균형을 일으키는 인스턴트 음식의 남용 문제를 논외로 치더라도 농업분야가 국제화, 규모화되면서 과일과 야채에도 영양소가 과거보다 많이 감소된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일례로, 외국 과일을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배에서 숙성시키며 들여오니 당연히 영양분은 감소되고, 신선도를 지키기 위해서 약품을 사용하니 중금속에 노출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과일과 야채 역시 농약에 오염되거나 영양분이 적은 토양에서 재배되는 경우가 많고,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 일찍 수확해 숙성시키다 보니 당도만 높고 영양분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비타민 영양제를 먹게 되는데, 근래 매스컴에 발표된 몇몇 연구 결과들이 비타민제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2008년 JAMA라는 논문발표에서 비타민E(토코페롤)을 복용한 경우 폐암 발생이 증가됐다는 보고가 있어서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비타민A는 골절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돼서 한 동안 건강을 위해 비타민을 복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점이 생겼다.

다만, 발표된 논문에서 사용한 실험재료가 천연제가 아닌 합성제라는 점과 과잉복용시 인체에 독성을 유발하는 지용성 비타민(비타민 A, D, E, K)이 그 대상이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한다. 현대의학이 많이 발전했으나, 아쉽게도 아직 천연제와 동일한 성분을 만들지는 못한다. 또,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천연제재에서 농약 및 중금속을 제거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비타민제는 천연유기농을 복용하는 게 좋다.

건강보조식품은 보조식품일 뿐

오메가-3는 건강보조식품 중 유일하게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증명이 돼 있다. 오메가-3는 정어리, 참치나 물개 등을 원료로 하며,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고, 신체의 염증반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정제가 안 된 경우 수은 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서 구입 전 수은 함유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코엔자임Q10은 에너지 대사를 증가시티는 중요한 항산화 물질이며, 특히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하는 경우 반드시 복용해야 약에 의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 A는 직접 복용하면 독성을 유발하므로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텐 성분으로 복용해야 한다.

이외에 출시되고 있는 당뇨병, 고혈압, 암 및 만성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건강식품은 어느 하나 입증된 것이 하나도 없다. 특히,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질병을 목적으로 하는 건강식품의 복용은 매우 위험하다. 건강보조식품은 말 그대로 건강보조 식품일 뿐이다. 그러므로 건강식품 복용 전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하고 복용하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음식을 통해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건강한 성인에게 건강보조식품은 특별하게 필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비타민제나 기타 영양제가 필요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미 필요한 양을 섭취한 상태에서 추가로 알약형태로 복용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몸에 좋은 지방이 풍부한 생선을 먹는 것이 좋다. 다만, 어떤 이유로든 체내에 일부 영양소의 결핍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영양제 형태로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사진=내외방송 DB)
▲(사진=내외방송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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