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스크 안 쓰냐”…택배기사 형제 ‘전치 4주’ 폭행당해
“왜 마스크 안 쓰냐”…택배기사 형제 ‘전치 4주’ 폭행당해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05.22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 형제를 폭행하는 C씨의 모습과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생 B씨. (사진=노컷뉴스)
▲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한 아파트에서 A씨 형제를 폭행하는 C씨의 모습과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생 B씨. (사진=노컷뉴스)

(내외방송=최유진 기자) 지난 10일 입주민의 폭행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씨의 사연이 알려져 많은 이가 분노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비슷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택배기사와 그의 동생을 폭행해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7일 아파트 단지에서 30살 택배기사 A씨는 택배 분류작업을 했고, 옆에선 8살 어린 친동생 B씨도 작업을 돕고 있었다. 평소 형제는 주민들에게 직접 물건을 배송할 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사건 당시엔 사람이 거의 없는 곳에서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스크를 잠깐 턱에 걸쳐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를 본 입주민 C씨가 이들 형제에게 “왜 마스클 안 쓰고 일하느냐”며 따졌다. A씨는 “C씨가 일을 방해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 시비는 폭행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C씨는 “택배기사가 먼저명치 부분을 세게 밀어서 때린 거다”라고 말하고 있다. 형제를 폭행한 입주민 C씨는 복싱 선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약 6분 정도 맞았고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까지 폭행이 이어졌다”고 호소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씨를 입건했다. C씨가 경찰서로 떠난 후 형제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A씨는 눈 부위를 심하게 맞고 우측 갈비뼈에 금이 갔고 동생B씨는 코뼈가 골절돼 지난 19일 코뼈 접합을 위해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A씨는 다친 몸을 다 추스르지도 못하고 지난 13일 퇴원해 택배기사 업무에 복귀했다. 생업을 놓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파트 단지에서 배송을 할 때마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하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을 세상에 처음 알린 CBS 경인센터 이준석 기자는 22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택배기사가 이런 일을 당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택배기사들은 고객과 마찰이 있을 경우 대응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는다. 만약 대응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택배기사는 자기 담당지역을 다른 직원에게 뺏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수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 그는 “입주민 C씨와 택배기사 A씨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달 28일이다. 그때부터 C씨는 마스크 착용 문제로 시비를 걸었고, 택배 배송 화물차를 발로 찼다. 또 ‘아직도 그렇게 사냐’는 폭언 등 인신공격도 일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C씨가 ‘A씨가 나에게 침을 뱉었다’고 허위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C씨의 주장에 의하면, 처음 만난 날 A씨가 C씨에게 침을 뱉었다. 그러나 A씨는 바닥에 침을 뱉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이들의 주장이 서로 엇갈려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경찰은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두 사람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 C씨는 폭행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사건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나서서 C씨를 엄벌해달라고 탄원서를 냈다. A씨는 ‘폭행’을, C씨는 ‘쌍방 폭행’을 주장하고 있어 사건이 사건 마무리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사회 갑질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심각한 문제지만, 가해자에게 엄벌을 내리는 관련 법안은 없다. 피해자는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 만큼 가해자가 제대로 사과하고 처벌을 받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