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굿즈때문 커피 300잔 주문...‘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백’ 리셀러까지
스타벅스 굿즈때문 커피 300잔 주문...‘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백’ 리셀러까지
  • 최은진 기자
  • 승인 2020.05.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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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료 17잔을 마시면 증정되는 스타벅스의 ‘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백’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 음료 17잔을 마시면 증정되는 스타벅스의 ‘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백’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내외방송=최은진 기자)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공원 근처 스타벅스 지점에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한 소비자가 커피 300잔을 구입한 뒤 커피 한 잔과 증정용 굿즈(goods·기획 상품)인 ‘서머 레디백’ 가방 17개만 들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커피엔 무료란 안내글이 붙었지만, 손님들은 아무도 그 커피를 마시지 않았고, 스타벅스는 남겨진 커피를 모두 폐기 처분했다.

스타벅스가 이벤트성으로 주는 사은품이 인기를 끌면서 본 상품인 커피를 억지로 구입하는 ‘왝더독(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들다)’ 현상이 벌어졌다. 스타벅스는 지난 21일 음료 17잔(시즌 음료 3잔 포함)을 마신 고객에게 7월 22일까지 서머 체어 또는 서머 레디백을 증정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서머 체어는 낚시 의자처럼 생긴 휴대용 의자이고, 서머 레디백은 여행용 캐리어 위에 얹을 수 있는 보조 캐리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7월까지 꾸준히 주 2회 정도 방문하는 소비자에게 증정품을 준다는 취지로 만든 이벤트”라고 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굿즈를 가장 싸게 받는 방법을 SNS로 공유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소비자는 ‘스타벅스 음료 중 제일 저렴한 3600원짜리 에스프레소 14잔과 6000원대 계절 음료 3잔을 구입하면 총 6만 8700원에 가방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은품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서머 체어와 서머 레디백 매물이 300개 넘게 올라왔다. ‘리셀러(reseller)’는 서머 레디백을 웃돈 1만~3만원이 붙여 8만~10만원대에 재판한다. 리셀러란 상품을 웃돈을 받고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람이나 기업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한정판 제품 등 인기 있는 상품을 비싸게 되팔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을 말한다.

한편,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은품은 공짜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미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있어서 못 받게 되면 억울한 심리가 작용한다. 또 '이번 (스타벅스의) 굿즈는 올여름에만 받을 수 있다'란 메시지가 있어 ‘구매해야 되겠다’하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 ‘팬덤 문화가 작용한 것이냐’는 취지의 진행자의 질문엔 “요즘에는 모든 것들이 다 팬덤인 것 같다. 팬이 되고 나면 모든 것들이 그냥 다 좋아 보이는 거다. (팬덤 문화가) 지금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특히 사람들의 집단성과 군중성이 크기 때문에 더 크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신세대를 일컫는 말)은 더 그렇다. 팬이 됐다하면 품질이 좋든 나쁘든 상관하지 않고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팬덤화가 될 땐 ‘무조건적으로 이걸 사야 되고, 무조건적으로 이걸 지지해 줘야 한다’란 군중심리가 일어나는 점을 경계해야 된다. 특히 이번 사건(300잔 주문사건)은 너무 과잉이다. 스타벅스 자체에서도 이런 것들을 제한하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는 매 여름·겨울마다 굿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할리스 커피, 탐앤탐스 등 커피 전문점에선 연말이 되면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또 던킨도너츠와 베스킨라빈스31에서도 시즌에 따라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굿즈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가 있다. 이미 소비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굿즈 증정 이벤트’는 SNS를 통해 더욱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상승시켜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판매 전략은 아주 훌륭하지만, 증정되는 굿즈 때문에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소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커피 300잔 주문’은 현명한 소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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