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부부의 세계’...배우들 열연 속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화제
드라마 ‘부부의 세계’...배우들 열연 속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화제
  • 장진숙 기자
  • 승인 2020.05.25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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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 드라마 ‘부부의 세계’ 포스터 (사진=JTBC)

(내외방송=장진숙 기자) 최근 시청자들의 넘치는 사람을 받으며 종영한 드라마가 있다. 바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그 주인공.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후속이자 시청률이 가장 높은 금·토요일 오후 11시에 방영할 정도니, JTBC가 대단히 공들여 준비한 드라마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부부의 세계’는 매회가 끝날 때마다 인터넷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불륜 드라마 특성상 중장년층 시청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 드라마는 20·30대 젊은 층의 시청자도 매료시켰다. 무엇이 이토록 많은 연령층을 흡수시켰을까? 주말 밤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 인기 요인을 분석해봤다.

▲ (사진=JTBC)
▲ 드라마 ‘부부의 세계’ 공식 이미지  (사진=JTBC)

‘부부의 세계’의 인기 요인

1. ‘세련된 연출’과 ‘배우들의 명품 연기’

‘부부의 세계’는 등장인물 각각의 심리 묘사에 초점을 둬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또 그것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에 따라 언행을 다각도의 앵글로 보여줌으로써 인물을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했다. 여기에는 모완일 PD 특유의 영상미가 한몫했다.

출연자들의 명품 연기도 당연히 화제였다. 앞서 드라마 ‘밀회’에서 제자와 사랑에 빠진 연기를 펼친 김희애는 ‘부부의 세계’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아주 섬세한 감정 변화까지 온몸으로 표현했던 김희애는 ‘지선우’ 그 자체였다.

상대역 박해준, 신인에 가까운 인지도였던 한소희, 이경영, 박선영, 김영민, 이무생, 채국희 등 주연과 조연 배우 모두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었다는 호평이 많다. 극 중 김희애의 조력자로 나오는 심은우, 그와 애증의 관계로 등장하는 이학주, 그 외 아역배우 등도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 마디로 이 드라마에는 ‘연기 구멍’이 없다.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시청자에게 완벽한 감정이입을 선사했고, 텔레비전 앞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론 이 드라마에도 막장 드라마의 필수 요건이 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박인규(이학주)가 이태오(박해준)의 사주를 받아 지선우(김희애)을 위협하는 장면과 이태오가 지선우와 다투다가 과격한 몸싸움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그 예다. 그러나 ‘부부의 세계’에서의 폭력성은 캐릭터의 성격을 부각하는 하나의 장치일 뿐 드라마의 흐름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용됐다는 평가가 다수다.

▲ 드라마에서 화제가 됐던 김희애 패션 (사진=JTBC)
▲ 드라마에서 화제가 됐던 김희애 패션 (사진=JTBC)

2. ‘배우들의 다양한 의상과 소품’

‘부부의 세계’에서 패션은 크게 김희애와 한소희 양대 산맥으로 갈라졌다.

우선 김희애. 그녀가 걸치는 모든 것들은 드라마 채팅창을 마비시켰다. 또 김희애는 평소 철저한 몸매 관리로 유명한데, 덕분에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직장인 여성들도 그녀의 착장에 요동쳤다. 드라마가 끝나면 ‘이번 회 김희애 블라우스 어느 브랜드 제품인가요?’, ‘오늘 김희애 가방, 어디 건가요?’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문의가 치솟자 JTBC 드라마 공식 사이트에는 ‘지선우’s OOTD’라는 게시판도 생겼다. OOTD란 오늘 입은 옷차림, 오늘의 패션(Outfit Of The Day)의 줄인 말인데 아예 룩북(Look Book)을 제작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녀의 착장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가 협찬으로 사용되는 게 알려지면 아쉬워하며 비슷한 ‘저렴이’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여다경 역할로 얼굴을 알린 배우 한소희의 잇 아이템에도 문의는 끊이지 않았다. 극 중 필라테스 강사라는 설정에 맞춰 운동복을 선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한 요가복 브랜드의 핑크색 탑이 연일 검색어에 올라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또한 그녀가 첫 등장에 사용한 립밤은 저렴한 가격의 브랜드로 알려져 역시 완판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특히 한소희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액세서리를 자주 착용하고 나와 많은 여성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그녀가 착용한 액세서리는 3~10만 원 정도로 형성돼 많은 소비로 이어지기도 했다. 덕분에 한소희는 광고에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각종 잡지에 화보 주인공이 되고 브랜드의 새 얼굴이 되는 등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한번은 두 사람이 같은 회에서 화려한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고 등장했었는데, 한 매체에서는 ‘그들이 꽃무늬 프린트 블라우스를 입고 등장했으니 이번 봄·여름 시즌엔 꽃무늬 블라우스가 대세일 것’이라며 S/S 시즌 패션 유행을 점치기도 했다. 드라마에는 김희애와 한소희 외 다른 여성 출연자들도 다수 등장하는데 이들이 착용한 옷과 가방 등은 많은 여성의 OOTD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드라마에 등장한 리빙 인테리어 소품들도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유니크한 꽃병, 와인잔, 러그, 소파 그리고 심지어는 벽에 걸린 그림까지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이 정도면 한 시즌 유행을 선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지선우가 남편(이태오)의 머플러에서 밝은색 머리카락을 발견해 외도를 의심하게 된다. (사진=JTBC)
▲ 지선우가 남편(이태오)의 머플러에서 밝은색 머리카락을 발견해 외도를 의심하게 된다. (사진=JTBC)

3. 빠른 전개와 반전의 연속

거듭되는 반전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드라마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라마 초반 남편 머플러에서 밝은색 머리카락이 발견돼 시작된 의심이 시어머니의 병문안으로 해소되는 듯하다 병원 간호사와의 대화로 증폭되는 등 크고 작은 반전이 이어졌다. 또한 남편의 외도 발각, 상간녀의 임신 등 드라마 초반에 굵직한 사건들이 다이내믹하게 휘몰아쳐 지지부진한 전개를 싫어하는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단 분석이다.

‘부부의 세계’를 즐겨보는 A(21) 씨는 “전개가 느린 드라마는 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답답해서 싫어하는데, 이 드라마는 한 회에 내용 반전이 많아 딱 내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애청자 B(55) 씨는 “1시간 동안 시청자의 혼을 쏙 빼놓는 드라마다. 이태오와 여다경 때문에 화가 나서 이 드라마를 다시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음 회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된다”고 밝혔다. 또 C(29) 씨는 “드라마에 너무 몰입해서 현실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럴 땐 메이킹 필름이라도 찾아보면서 ‘아, 이건 드라마였지’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 (사진=JTBC)
▲ 지선우는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병원의 부원장인 ‘능력 있는’ 여성이다. (사진=JTBC)

4. 성공한 커리어우먼 지선우로 대변되는 ‘능력 있는 여성상’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지선우 캐릭터는 잘나가는 가정의학과 의사이면서 병원 부원장이다. 병원장으로부터 신뢰받고 평판도 좋다. 동시에 하나뿐인 아들을 열심히 케어하는 워킹맘이고 드라마 초반 남편에게 사랑받는 여자다. 남편과 이혼 후에는 훈훈한 동료 의사로부터 위로와 사랑을 받는다. 남들이 보기엔 정말 ‘완벽’에 가까운 여성상이다.

남편의 외도로 완벽히 배신당하지만, 그녀는 잠시 좌절할 뿐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는다. 다만 복수를 위해 치밀하게 계획한다. 똑똑하고 현명하게 또 때로는 대담하게 대처하고 이혼에 필요한 남편의 불륜 증거를 모은다. 남편이 바람났다고 해서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며칠씩 울거나 식음 전폐하는 그런 여성이 아니다. 복수를 준비하며 나지막이 속삭인다. ‘내가 가진 것에서 이태오(남편)만 도려내면 그만이다’라고.

성공한 커리어우먼 지선우는 재력과 능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반면 남편 이태오는 미성숙하고 유약하며, 아내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뒤늦게 망상에서 깨어난 여다경이 이태오의 모든 것을 빼앗고 홀연히 떠나버리자, 이태오는 돌아갈 집조차 없어 길거리에서 울부짖는다. 이때 지선우가 나타나 여관비라도 하라고 지폐 여러 장을 바닥에 던져주는데 이태오는 그 돈을 주섬주섬 줍는다. 기존 여러 드라마에서는 여성 캐릭터의 전화위복 계기로 대부분 잘난 남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드라마 ‘파리의 연인’ 또는 ‘상속자들’, ‘시크릿 가든’ 등이 그 예다. 이들 드라마에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벗어나지 못한 여성상이 깔려있다. 보통 남자 주인공들은 재벌 2세나 3세, 여자 주인공은 평범하거나 그보다 좋지 못한 상황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부부의 세계’는 이런 드라마와는 달랐다. 그래서 신선했다. 능력 있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남성, 그리고 이 여성 캐릭터가 펼칠 냉정한 복수극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동시에 묘한 카타르시스까지 선사했다.

▲ (사진=JTBC)
▲ 이태오와 여다경이 모두가 모인 장소에서 남몰래 손을 잡는 대범함을 보이는 장면 (사진=JTBC)

5. 원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완성도

‘부부의 세계’는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따라서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며 시청하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다. 다소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대사를 사용하는 원작은 대사 자체가 주는 충격이 대단했다. 반면 한국판 드라마에서는 대사는 원작보다 비교적 순화해서 그려졌다.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OST와 다각도의 앵글은 한국 드라마 특유의 빛나는 연출력을 증명했다.

시청자들은 한 화가 끝나면 바로 인터넷 검색창에 ‘닥터 포스터’를 검색했다. 그리고는 한국판과 비교했다. 원작은 시즌 1·2로 나뉘었지만, 한국판은 전체 16부작으로 구성했다. 원작과 비교해 다음 회 내용을 유추하는 재미도 시청자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유튜브에는 ‘부부의 세계 00회 비교 영상’ 등이 속속 등장했다. 원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완성도를 보인 ‘부부의 세계’는 단순 불륜 막장 드라마로써가 아닌 하나의 작품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 (사진=JTBC)
▲ 이혼했어도 아들때문에 이태오를 위해 경찰서에 나간 지선우 (사진=JTBC)

‘부부의 세계’는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28.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드라마다. 믿었던 남편의 불륜, 이혼했어도 자식 문제로 자꾸 얽히는 부부, 애증과 연민으로 끈질기게 이어지는 부부의 인연 등을 담은 스토리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선사했다. 아마 주말 밤 ‘부부의 세계’를 기다렸던 이들은 한동안 이 여운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 부디 지선우가 아들과 함께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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