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논란’에 입연 백선엽 장군 “대전현충원에 묻히고 싶다”
‘현충원 논란’에 입연 백선엽 장군 “대전현충원에 묻히고 싶다”
  • 정동주 기자
  • 승인 2020.05.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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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 장군 (사진=연합뉴스)
▲ 6·25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 장군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정동주 기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현충원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백선엽 장군 가족이 입을 열었다. 현재 백 장군은 노환으로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야당은 국가보훈처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백 장군을 사후 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려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치권 싸움에 백 장군이 끼어 들어선 안 된다는 게 백 장군 가족의 뜻이다. 백 장군측 관계자는 28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백 장군 본인은 대전현충원에 묘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백 장군 측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당초 경상북도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장지로 검토했다. 백 장군은 6·25전쟁 초기 1950년 육군 제1사단을 이끌고 다부동 일대에서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쳤다. 이 승리로 북한군은 대구를 점령하지 못했고, 다부동 전투는 대한민국을 구한 전투로 평가받고 있다.

백 장군은 가족들을 통해 “국가가 관리하는 곳에 개인 묘지를 만들면 특혜가 될 수 있다”고 이를 만류하며, “내 묏자리는 대전현충원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백 장군측은 보훈처측이 ‘백 장군이 (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가 뽑혀 나가는 일이 생길까 봐 걱정스럽다’는 뜻을 밝혔단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그런 발언을 들은 적이 없다”며, “정치권의 국립묘지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선 지나가는 말로 의견을 나눈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현존 국군 최고원로인 백선엽 장군의 사후 국립현충원 안장문제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지난 24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친일파 파묘’ 이야기를 꺼낸 뒤 국가보훈처가 현충원 내 백 장군의 묘역을 만들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자 갈등이 심화한 것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8일 오후 국가 원내대표실에서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을 만나 “6·25 전쟁 영웅이 공적에 걸맞은 예우를 받아야 한다”며, 백 장군에 대한 예우를 다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백 장군은 6·25 전쟁 때 여러 차례 목숨 걸고 낙동강 전선을 지키고 승리를 견인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육군 대장이고, 미군에서도 영웅으로 추앙받는 분”이라며, “새 광복회장이 취임하고 나서 국립묘지 안장제에 대해 저희와는 생각이 다른 의견을 내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야권 주장에 따르면, 국가보훈처측은 최근 백 장군을 찾아가 ‘동작동 국립현충원 안장이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전현충원으로 갈 것을 권유하며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안장되면 파묘 가능성도 있다’고 안내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처장은 “백 장군은 현충원 안장 대상이며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다른 의견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입장은 분명히 했다. 또 동작동 서울현충원이냐 대전현충원이냐는 부분과 관련해선 “서울현충원은 보훈처 소관이 아닌 국방부 소관이고 만장상태여서 대전현충원으로 오실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훈처 직원이 백 장군을 찾아간 이유에 대해 “1월부터 건강 상태가 안 좋으셨다고 한다. 현대사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어 당연히 관심사가 된다”며, “건강상태와 현재 진행되는 부분들에 대해 국방부, 육군본부와 의견을 나눴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백 장군이 생존한 상황에서 안정을 논의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미리 상담을 해보고 의사를 확인하고자 하는 취지였다”며 “확대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게 해석해주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홍걸 민주당 당선인은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백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친일파 군인들의 죄상은 일제강점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고, 한국전쟁 중 양민학살이나 군사독재에 협력한 것도 있다”며, “전쟁 때 세운 전공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발행된 백 장군의 책을 보면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고 그 때문에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며, 만주군 간도특설대 시절 본인의 친일행적을 고백하는 내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일 인사들의) 유족이 계속 거부한다면 비석 옆에 친일 행적에 대한 안내 표식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장군을 둘러싼 ‘현충원 논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 사안을 두고 ‘역사 바로 세우기’와 ‘역사 뒤집기’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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