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⑨ 전 세계가 한국으로 몰려온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⑨ 전 세계가 한국으로 몰려온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06.0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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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어메이징 코리아’ 뒤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② ‘Made in Korea’와 태극기에 열광하는 전 세계
③ 우리가 전한 것은 진단키트뿐만이 아니었다
④ K-방역 수출 ‘굿 잡’, 외국 대통령까지 나선다
⑤ 전 세계에 K-방역 노하우 전수
⑥ “한국에 화를 내고 싶어요” 전 세계가 말하는 이유
⑦ 한국이 만들면 모두 유행이 된다
⑧ 점점 더 진화하는 K-방역의료 발명품
⑨ 전 세계가 한국으로 몰려온다

▲한국 인사동 한옥마을 (사진=unsplash)
▲한국 인사동 한옥마을 (사진=unsplash)

(내외방송=최유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우리 국민들의 일상은 많이 변화했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는데, 한국인들은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존의 선진국이라고 믿어왔던 유럽과 미국의 실상을 지켜보며, 지금까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자각하게 됐다. 한국은 희망이 없는 헬조선 사회라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은 “한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기존의 생각을 바꾼 한국민들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 '코로나 이후 한국 사회 인식조사' 결과 (사진=KBS)
▲ '코로나 이후 한국 사회 인식조사' 결과 (사진=KBS)

‘한국은 헬조선 사회’ 10명 중 7명 ‘그렇지 않다’

5월 19일 KBS와 시사IN, 서울대학교가 ‘코로나 이후 한국 사회 인식조사’를 주제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5월 7일~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웹조사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3.1p에서 ‘한국은 희망이 없는 헬조선 사회’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70%에 육박(67.8%)한 반면,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5.9%에 그쳤다. 그밖의 응답자들은 ‘모르겠다(6.3%)’고 답했다.

지난해 4월 조사결과와 비교해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7.4%의 비율이 ‘그렇다’고 대답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 줄어 차이가 확연하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싶다’는 명제에 대한 반응도 변화가 컸다. 지난해 12월 시행한 조사에서 46.4%가 ‘그렇다’고 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63.7%로 상승했다. 한국과 선진국의 국가역량을 비교하는 질문에 ‘한국이 더 우수하다(39.2%)’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비슷하다(30.5%), 선진국이 더 우수하다(25.4%), 모르겠다(4.9%)가 뒤를 이었다.

시민 역량으로 한국과 선진국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과반수 응답자가 ‘한국이 더 우수하다(58%)’고 답했고, 비슷하다(25.5%), 선진국이 더 우수하다(14.1%), 모르겠다(2.4%) 순이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진 사회다’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반년만에 20%P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30% 미만이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다’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올해는 응답자의 과반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중국의 제조공장이 멈추자 미국과 유럽 등에서 마스크와 생필품 사재기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SBS)
▲ 중국의 제조공장이 멈추자 미국과 유럽 등에서 마스크와 생필품 사재기 사태가 벌어졌다. (사진=SBS)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 국제 분업체계 재편

코로나19의 충격은 지난 20여년간 진행된 글로벌 가치 사슬의 취약성을 노출하면서 세계화의 치부를 여실히 보여줬다.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특히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중국이 지목되면서 세계의 공장이자 글로벌 분업체계의 중심인 중국이 공장가동을 중단되고 국경을 봉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충격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첫째는 중국 내 제조공장이 멈추자 이들 국가의 생산도 연쇄적으로 중단되면서 마스크와 의약품뿐 아니라 휴지 등 생필품 사재기 사태가 벌어졌다. 두 번째는 코로나19에 막대한 인적․경제적 피해를 입고도 자국 내 생산시설이 없어서 중국산 제품들이 품질 불량문제가 속출해도 중국산 의료용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제조공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각국은 기업을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사상 최초의 미증유 사태 속에서 깜짝 놀란 선진국들은 탈세계화와 리쇼어링이 새로운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중국 위주의 공급망 탈피작전에 돌입해 점차 탈중국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해외에 진출해 있는 자국기업들을 다시 국내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과 최종 소비지와 가까운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이 일어나자 중국도 주요국의 리쇼어링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은 “세계 경제 정세가 매우 복잡해졌다”며, “장기간 외부환경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에서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unsplash)
▲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에서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unsplash)

리쇼어링․니어쇼어링 등으로 탈출구 모색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중국산 부품으로 돌아가던 각국의 제조업들의 가동율이 급락하면서 위기에 직면하자 기업들은 생산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안정적인 생산을 선택하려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이전하는 리쇼어링 현상인데, 낮은 비용과 넓은 시장을 찾아 기업의 생산기지가 해외로 진출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반대말로, 해외 진출했던 기업이 모국으로 복귀하는 ‘기업 유턴’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자유무역이 강조되면서 선진국의 기술과 자본이 개발도상국의 저임금 노동력과 만나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고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구축되는 오프쇼어링이 시작됐다. 하지만 생산기지가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면서 자국의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었고, 실업률 또한 증가하는 이유가 됐다. 이에 따라 미국 오바마 행정부, 일본 아베노믹스, 한국 정부 역시 리쇼어링 정책을 펼쳤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취약해진 제조업과 국경 폐쇄상황에서 면봉 하나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산업 안보’의 절실함을 깨닫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탈중국을 선언했다. 리쇼어링이나 니어쇼어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국으로 법인세율을 21%까지 내리며 세제 지원책을 펼치는 등 자국으로의 귀환을 유도했다. 일본과 유럽 국가들도 적극 나서고 있으며,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선언이 이어지면서 향후 중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근 조사 결과, 중국에 거점을 둔 다국적기업의 80%가 탈중국을 계획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에 투자한 자본과 설비 등으로 인해 당장의 급속한 리쇼어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글로벌 벨류체인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워낙 크고, 그동안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중국을 통해 산업을 재편해왔기 때문에 당장 대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탈중국화로 외국 자본의 유출이 확산되면서 공장들이 빠져나가면 당장 자국 내 실업률과 경제성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미국의 탈중국 리쇼어링 기조는 오바마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사진=SBS)
▲ 미국의 탈중국 리쇼어링 기조는 오바마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사진=SBS)

리쇼어링을 추진 중인 주요 국가 동향

각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리쇼어링을 확산하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미국의 탈중국 리쇼어링 기조는 오바마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오바마 정부는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rking America)를 외치며 법인세율을 10%p 낮추고 유턴기업의 공장 이전비용을 20% 보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법인세율을 더 낮추고 이 기조를 한층 강화했다. 무역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물자생산법(DPA)의 발동으로 향후 일부 품목에 대한 미국 내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에서 사용되는 마스크 7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등의 수입 의존율을 낮추고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DPA를 시행했다.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에서 돌아오는 기업의 각종 비용을 100% 지원하는 등 추가정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중국 내 위탁생산시설 중 상당부분을 중국 이외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도 이번 사태 이전부터 리쇼어링을 추진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낮추고, 중국을 떠나려는 자국 기업의 이전비용의 2/3까지 지원하기 위해 총 2435억엔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자동차 3사와 캐논 등 전자기업이 중국에서 일본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일본이 탈중국에 적극적인 이유는 G7국 중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유럽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중국산 마스크와 인공호흡기를 공수하는 전세기까지 보내야 했으므로 리쇼어링 정책을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가장 앞서고 있다. 독일은 자국의 높은 인건비를 상쇄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와 연구개발 보조금으로 자국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고 있고, 프랑스도 정부 차원의 전담기구를 설치해 자국 생산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최근 4년간 프랑스 리쇼어링 기업은 40여곳에 이른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오프쇼어링은 지속 불가능하며, EU는 산업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지난해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하고, 상황별 수도권 입지 규제 등의 해소, R&D 자금 우선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특별법으로 개정했고, ‘민관합동 유턴지원반’을 신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은 타국과 비교해 인센티브가 낮다는 의견도 있고,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 많은 것도 사실이다.

▲ 코로나19로 베트남 제조업의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진=KBS)
▲ 코로나19로 베트남 제조업의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진=KBS)

리쇼어링 현실화되면 중국과 베트남 타격 불가피

중국은 WTO 가입 이후 저임금 생산기지인 동시에 거대한 시장으로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됐지만, 코로나19 사태의 발원지이자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세계가 현재 처한 상황의 원흉이라고 지적받고 있고, 앞으로도 중국은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을 톡톡히 체험한 국가들과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 등의 생산비용 절감효과를 포기하더라도 안정을 선택하는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일본의 리쇼어링 정책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각국이 중국의 무역의존도를 경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리쇼어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주요국들의 또 다른 리쇼어링의 기폭제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중국의 경제성장을 비롯해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며, 사실상 G2에서의 중국 영향력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베트남 역시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아니라는 것 이외에 중국과 다를 바가 없다. 베트남의 LG디스플라이와 삼성전자는 한국인들이 들어가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삼성과 LG만큼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베트남의 행태에 곤란을 겪은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도 훨씬 많았다. 결국, 세계의 서플라이 체인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추세에 상승세를 탔던 베트남은 이제 탈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으로 돌아가는 추세가 가속화돼 기존과 비교하면 많은 기회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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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그룹이 'Tire Technology Expo 2020'에 참가한 모습 (사진=효성그룹)

효성의 국내 증설, 리쇼어링의 선도 모범사례

그러던 중 효성이 베트남 동나이성에 계획했던 차세대 섬유 신소재 ‘아라미드’ 생산라인을 울산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최근 사태로 베트남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급락한 데다 국내 경기회복 측면도 고려해 국내 증설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정부가 한국형 소부장 산업의 육성과 투자를 장려하는 상황에서 효성의 국내 증설은 리쇼어링의 선도 모범사례로 꼽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효성은 올해 착공해 내년 5월까지 울산 효성첨단소재 아라미드 공장 생산능력을 현재 연산 1250톤에서 4배 수준인 5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3번째로 아라미드를 개발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효성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효성은 베트남이 글로벌 전초기지 국가로, 2014년 매출 1조원, 2018년 2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설비 투자 등을 통해 베트남 진출이 활발했기 때문에 아라미드 공장도 베트남이 유력했다. 하지만 울산으로 변경한 것은 전략적으로 핵심소재의 생산기지는 반드시 한국에 있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아라미드는 기술력과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산업이므로 보안이 굉장히 중요한 상품이라 외국에 공장을 설립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세계 43.3%의 시장점유율로 1위인 미국이 듀폰도 미국 내에서만 아라미드 공장을 가동하고, 아라미드는 특히 5G 통신망용 광케이블에 사용되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지난해 효성이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하는 데도 아라미드 같은 신소재가 핵심역할을 했다고 한다.

아라미드는 인장강도, 강인성 내열성이 뛰어나며, 고강력․고탄성률을 갖고 있는데, 5㎜ 정도 굵기의 가느다란 실이지만, 2톤의 자동차를 들어올릴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불에 타거나 녹지 않으며, 500℃가 넘어야 비로소 검소 탄화하며, 아무리 힘을 가해도 늘어나지 않아 가장 좋은 플라스틱 보강재로 꼽히는 소재다. 군수물자와 골프채, 테니스 라켓 등을 사용되며, 보잉 747 등 항공기의 내부골재도 이 섬유로 보강된 수지를 쓰고, MTB용 타이어 중에서 아라미드 코드 삽입제품은 타이어를 유연하게 접을 수 있다.

▲ LG 구미 (사진=청와대)
▲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식 (사진=청와대)

리쇼어링 외에 니어쇼어링이 주목받는 이유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의 산업 안보를 이유로 해외로 진출했던 거대 기업들의 귀환을 요청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들 기업들이 국내로 돌아오면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급증했던 실업률을 해결하게 되고, 고정적인 수입원이 생기면서 소비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까지 깔려 있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외로 진출한 한국기업 중 5.6%만 리쇼어링해도 국내 일자리는 13만개가 새로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의 사례처럼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었지만, 구미형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경북도청과 구미시가 세금 감면과 부지 제공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면서 국내에 생산기지를 짓는 것으로 선회했다. 그래서 LG화학은 구미산업단지 5단지에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의 양극재 생산공장 건설을 위해 2024년까지 5천억원을 투자하고, 이차전지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리쇼어링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시장 접근성과 낮은 생산비용을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해온 해외 진출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냉정하게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무조건 리쇼어링만이 해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구미생산라인의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는 계획 발표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 내 생산기지를 미국이나 제3국으로 옮기는 미국 기업에 세금 혜택을 주고, 한국과 일본, 호주 등 파트너 국가와 새로운 생산동맹을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선진국가와 글로벌 기업들의 리쇼어링이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아도 자국민의 안전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일정 정도의 흐름은 시작될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고, 자국 내지 안전한 제3국에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베트남, 중국 등에서 자국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공급체인의 변화과정 중에서도 첨단기술에 대한 신뢰와 K-방역으로 투명성이라는 이미지까지 얻은 한국은 많은 이득을 취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세계적 석학의 전망이 나왔다.

▲ 장 폴 로드리그 교수 (사진=중앙일보)
▲ 장 폴 로드리그 교수 (사진=중앙일보)

“한국은 향후 세계 첨단제품의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처음 논의된 것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은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구성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과 원자재를 조달하려는 과정에서 등장해 90년대 중반 이후 완성됐다. 당시에는 비용 절감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엔진이 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장 폴 로드리그 미국 호프스트라대 교수로, 경기 거품과정을 도식화한 버블곡선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한 최고의 석학이자 지리경제학의 대표학자다.

로드리그 교수는 5월 7일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의 ‘포스트 팬더모니엄’ 프로젝트를 위한 서울-뉴욕 화상인터뷰에서 성공적인 대응으로 전 세계의 신뢰를 얻은 한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할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많은 글로벌 소비자들과 기업들이 한국의 책임감을 기억할 것이고, 이는 향후 그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코로나를 극복하는 ‘시간’에 달려 있다면서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했다. 이번 위기는 경제적 펀더멘털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데다 주요국들의 경제가 호황이던 상태에서 맞은 위기인지라 인프라 등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이미 리쇼어링을 시작한 상태에서 1~2년 안에 글로벌 공급망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며, “한국은 이번 사태에 대응이 빨랐고, 진행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은 저임금을 활용해 생필품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지만, 반도체와 조선산업, 자동차 등 첨단분야에서 충분한 기술경쟁력을 갖춘 데다 신뢰와 투명성이 더해져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과정에서 한국은 이득을 취할 것이다”며, 한국이 향후 세계 첨단제품의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진=pixabay)
▲ 로드리그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이 지역화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pixabay)

저렴한 생산원가보다는 비싸도 안정적인 공급처 우선

로드리그 교수는 이런 논리적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지역화(파편화)’하고 있다고 내다봤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이 중요한 분수령이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전까지는 자유무역지대 등의 다양한 장치들이 있어서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는 리스크 중 정치적인 요소는 크지 않았다. 기업들은 중국이나 동유럽 등에 생산기지를 설치해 해당 국가의 법규나 정치적 상황이 변동해도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이후 상황이 돌변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다시 수입하는 제품에 25%씩 관세를 부과해버리는 것은 기업들도 예측하지 못한 위험요소였다. 또한, IT분야에서는 더욱 저렴한 노동력이나 원자재보다 기술력, 즉 첨단 기술을 가진 인재가 더 중요하다. 인공지능 활용 등으로 생산과정의 자동화가 빠르게 적용되고 있어 저렴한 노동력이 기업에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기술적 변화들로 미국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북미지역에 이전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글로벌 공급망의 지역화라고 할 수 있다. 첨단산업일수록 지역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고, 실제로 북미지역으로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이전했다. 최근 SK그룹이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결정한 이유로 기존 설비와의 시너지 효과, 우수인재 확보, 기술 보안 등까지를 고려하면 이미 거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는 한국의 수도권을 대체할 만한 곳은 없다고 한 것도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전염병 등의 상황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곳에 생산시설을 두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베트남 총리가 삼성에게 베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해도, 삼성 역시 그 부탁을 들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었던 이유다. 따라서 로드리그 교수는 베트남과 같이 인재 기반조차 취약한 나라는 향후 첨단산업도 유치하기 어려워지고, 생필품 제조 같은 산업도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에너지와 제약 같은 전략적인 부문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규제가 커질 가능성이 크고, 생필품들은 나라별 자국산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월마트 등 초대형 유통회사는 중국 등에서 생산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왔지만,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이 전염병에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났기 때문에 신흥국이 안정적인 생산기지가 아니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보다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의 리쇼어링이나 니어쇼어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 (사진=pixabay)
▲ 로드리그 교수는 한국은 투명성과 신뢰라는 새로운 자산을 축적하게 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큰 기회를 가질 것이라 예측했다. (사진=pixabay)

한국 ‘첨단제품의 세계 공장’으로 브랜딩

로드리그 교수는 한국은 투명성과 신뢰라는 새로운 자산을 축적하게 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큰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은 저임금을 활용해 생필품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고, 반도체와 조선 등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기술 경쟁력을 갖췄는데,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글로벌화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즉, 단층 현상처럼 기술력이 중요하지 않은 분야는 국산화하고, 첨단분야는 글로벌화가 이어지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로 투명성과 신뢰라는 새로운 자산을 획득해서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이 아주 선호하는 나라가 됐으며, 한국을 ‘첨단제품의 세계 공장’으로 브랜딩하는 방향도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을 자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추세도 있지만, 첨단산업들은 국가 내부나 인근 국가들과의 클러스터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인 공급사슬의 변화를 촉발시켰고, 방역시스템과 유기적 국가 운영에 있어 세계에는 한국을 따라갈 만한 국가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세계의 리더, 중심으로 주목받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다만, 여기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더 큰 무대에서 세계의 지존으로 남을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이 기회를 잘 살리면 우리는 세계 초일류 국가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예전과 같은 평범한 국가로 되돌아갈 것이다. 지금 세계는 K-방역으로 유명세를 떨친 한국을 실시간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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