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들 집회 금지에도 ‘톈안먼 촛불’…8시 9분 일제히 1분간 묵념
홍콩 시민들 집회 금지에도 ‘톈안먼 촛불’…8시 9분 일제히 1분간 묵념
  • 박용식 기자
  • 승인 2020.06.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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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집회에 등장한 성조기 (사진=연합뉴스)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집회에 등장한 성조기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박용식 기자) 홍콩보안법을 두고 홍콩에서 30년만에 ‘톈안먼 시위집회´ 금지에도 수천명의 홍콩 시민들은 저녁 8시 몽콕, 쿤퉁, 췬완, 사이잉푼, 툰문, 타이와이 등 곳곳에서 추모의 촛불을 들었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6월 4일이면 시민들이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희생자를 추모했다.

송환법 반대시위 등으로 반중 정서가 커진 지난해 집회에는 18만명 넘게 모였다. 올해 홍콩 집회가 유독 세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홍콩보안법이 본격 시행되면 더 이상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만과 미국도 중국의 유혈 진압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며 압박을 이어 갔다.

이날 홍콩 경찰은 집회를 불허하고 경찰 3천여명을 배치하고, 시위 해산용 물대포도 배치했다. 그럼에도 오후 8시에 ‘진실, 삶, 자유 그리고 저항’을 주제로 톈안먼 시위 31주년 촛불 집회를 시작했다. 홍콩 정부의 ‘8인 초과 모임’ 규정을 피해 6~7명씩 빅토리아 공원에서 촛불을 들었다. 톈안먼 시위를 기념하고자 8시 9분에 1분간 묵념도 올렸다.

이날 추모 집회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동참 행렬이 이어졌다.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의 리척얀 주석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더라도 우리는 내년에 촛불을 들고 이곳으로 모일 것”이라며, “촛불을 들자! 목숨을 걸고 싸우자! 국가보안법 거부한다!”고 중국 정부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도 “중국에서는 1년에 364일밖에 없다. 하루(6월 4일)가 잊히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일 “톈안먼 시위 참가자 4명을 만났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도 “31년이 지났는데도 사망·실종자 규모가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중국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중국에 대한 강력한 반감은 중국과 맞서는 미국에 대한 고마움으로 이어졌다. 추모 집회에 모인 시민 중에는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다’라는 팻말을 든 사람도 있었다. 집회장 바닥에는 수십 개의 촛불로 둘러싸인 채 ‘미국 군대여, 홍콩에 상륙해 홍콩인을 보호해 주세요’라고 적힌 팻말도 놓여 있었다.

중국 베이징은 침묵했다. 이날 톈안먼 광장에는 외신 기자 출입이 금지됐다. 중국인 관람객에 대한 검사도 강화됐다. 이날 홍콩 입법회는 톈안먼 시위에 대한 공식적인 애도나 언급 없이 중국 국가를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을 표결에 부쳐 친중파 주도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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