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경찰개혁 회견 앞두고 의사당서 ‘침묵의 무릎 꿇기’...공화당 거물들 ‘트럼프 재선 반대’
美 민주당 경찰개혁 회견 앞두고 의사당서 ‘침묵의 무릎 꿇기’...공화당 거물들 ‘트럼프 재선 반대’
  • 한병호 기자
  • 승인 2020.06.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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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의사당 바닥에서 8분 46초간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사진=연합뉴스)
▲ 8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백인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의사당 바닥에서 8분 46초간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한병호 기자) 현지시각 8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 지도부와 의원들이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과정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의사당 바닥에서 8분 46초간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은 것이다.

무릎을 꿇는 행위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상징으로 여겨지는 행동이며, 8분 46초는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시간이다.

민주당은 이날 경찰개혁방안 발표 기자회견을 앞두고 ‘침묵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20여명이 동참했고, 이들은 아프리카의 대표적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도 목에 둘렀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거의 9분의 시간이 흐른 후 보좌진 도움을 받아 일어선 펠로시 의장은 “경찰 무릎이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다. 플로이드와 많은 흑인이 그렇게 오랫동안 고통 받아 왔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돼 고통스러웠다”고 밝혔다.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이번 사위과정에서도 시위대는 물론이고, 경찰까지 무릎 꿇기에 동참하는 사례까지 생기며, 이 행위는 인종차별 반대는 물론 평화시위의 상징으로도 자리 잡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5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동참해 무릎을 꿇었고, 미국 이외 국가의 시위에서도 종종 무릎 꿇기 행위가 이뤄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퍼포먼스는 퍼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흑인 사망시위에 주 방위군까지 투입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공화당 소속 거물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이 이어지자 공화당 안에서도 ‘부적격’ 판단을 내리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현지시각 7일 파월 전 장관은 CNN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해 “나는 어떤 방식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면서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비판했다. 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측근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이 이처럼 내분을 겪는 사이 민주당은 침묵의 무릎 꿇기 등을 통해 흩어져있는 표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조지 플루이드 사망사건과 관련해 백인 지지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온 바 있다. 흑인 사망시위가 진정세에 접어들자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는 2016년 8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처음 시작한 이래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대표적인 행위다. 캐퍼닉은 당시 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를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NFL 경기에서 국가 연주 전 무릎 꿇기가 재연될 때마다 해당 선수의 경기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는 “NFL 선수 드루 브리즈가 국가 연주 도중 무릎을 꿇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가 “연민과 공감이 부족했던 발언”이라고 철회하자 지난 5일 트윗을 통해 브리즈가 기존 입장을 고수했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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