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곤궁에 빠뜨린 매파관료 볼턴 ‘회고록’, 트럼프 아킬레스건 되나
트럼프 곤궁에 빠뜨린 매파관료 볼턴 ‘회고록’, 트럼프 아킬레스건 되나
  • 서효원 기자
  • 승인 2020.06.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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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시각 18일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현지시각 18일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외방송=서효원 기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필했던 존 볼턴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을 6월 23일 출판할 예정이다.

볼턴이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리더십을 총체적 무능으로 표현한 가운데 오는 11월 대선 승부에 이 회고록은 최대 위협이 됐다. 한국 입장에서 그의 회고록 내용 중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은 북미간 협상부분이다. 보수관료인 볼턴은 북한에 대해 선제 타격론을 주장해온 극단적 매파다.

CNN 등 현지매체 보도를 보면 볼턴은 회고록에서 “지난 2018년 6월 북미 1차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반대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만들기 위해 필사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조차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합의를 위해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를 밑도는 위험지대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미 협상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태도를 비판하는 볼턴의 주장에 대해 “존 볼턴이란 관료가 갖는 비정상적 성향도 고려해 회고록 내용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외교·안보에 무능한 ‘비즈니스맨’으로 치부하고 있는 볼턴을 상대로 과거 ‘대통령에게 전쟁을 요구하는 미치광이 관료’로 평가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군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를 격추한 데 대한 보복조치로 대이란 타격작전을 개시할 태세였다. 그러나 미 합창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복작전이 성사될 경우 이란 내 사망자가 150명에 이를 것이다. (글로벌호크 격추 피해와 대비해) 비례적이지 않다”고 보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개시 10분 전 작전을 중단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합참의장을 “멋진 남자이며 훌륭한 장군”이라고 추켜세운 반면 볼턴 보좌관에 대해선 “매파이고 대개 강경한 입장”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측근들과 사적 대화에서 자신의 참모들 중 매파를 겨냥해 “이 사람들은 우리를 전쟁으로 몰아가길 원한다. 정말 역겹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란 보복공격을 포기하고 8일 뒤인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전쟁을 부추기는 매파 참모를 견제하려는 트럼프의 의지는 그대로 포착됐다. 향후 북미관계에 중대 분수령이 될 당시 회동에 볼턴을 데려오지 않고 엉뚱하게도 폭스뉴스 앵커인 터커 칼슨을 동행시키며 매파 참모 견제에 힘을 보탰다.

볼턴은 1982년 레이건 행정부 시절 법무부 차관보를 역임하고 조지 W 부시 정부에서는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 유엔 대사 등을 역임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02년 이라크 전쟁을 주도한 인물이자 미국 미사일방어(MD) 체제의 극렬한 신봉자로 꼽힌다.

외교안보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볼턴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태도를 보완하는 동시에 핵무기 카드를 쥐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상시적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해 보수 매파 관료인 볼턴을 기용했다는 것이다.

현지매체들은 볼턴 기용 수개월 후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의 전임자였던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각종 정책적 조언을 구하고 ‘당신이 그립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볼턴의 회고록에 담긴 주장들이 얼마나 사실에 근접하는지 여부를 따져봐야겠지만, 이 회고록이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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