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정유사 속수무책…마이너스 정제마진 가중
코로나19 장기화, 정유사 속수무책…마이너스 정제마진 가중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06.30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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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1분기 영업손실 4조4천억원…적자전환, 국제유가 급락 탓
해법없어, 비상경영체제 돌입…“생존이 목표, 할 수 있는것 다 할터”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2010년대 후반 들어 경영실적이 다소 개선된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창궐로 세계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의 사업 가운데 정유사업이 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4조3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국내 정유업계는 전년 동기 1조294억원 영업이익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올 들어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국내이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탓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 석유가스, 휘발유, 나프타, 등유, 경유, 윤활유, 중유, 아스팔트 등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어 팔아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창궐로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4조3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유4사 기업이미지. (사진=정수남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 창궐로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4조3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유4사 기업이미지. (사진=정수남 기자)

정유업계의 실적은 국제 유가에 좌우된다. 국내외 유가가 사상 최고이던 2012년 석유제품이 국내 수출 1위를 기록한 이유이다. 당시 이들 4사 역시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황은 다르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 11조163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7775억원)보다 12.6% 급감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 1조7752억원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2014년 적자(2313억원) 이후 5년여 만이다. 이 회사의 1분기순손실 역시 1조5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2위 GS칼텍스도 비슷하다. 1분기 매출이 7조7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1%(8811억원)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손실(1조318억원)로 전환된 것이다. GS칼텍스도 2014년 4563억원의 영업손실 이후 첫 손실이며, 1분기순손실은 1조153억원으로 나타났다.

◇ S-OIL·현대오일뱅크, 상위 업체와 비슷…적자 전환

후발 업체도 상위 업체와 별반 다르지 않다.

S-OIL과 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매출은 각각 4.2%(5조4262억원→5조1984억원), 14.1%(5조1411억원→4조4166억원) 감소해, 각각 1조73억원, 56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의 1분기순손실은 각각 4622억원, 8806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코로나19로 국제 유가가 크게 꺾여서 이다.

국제 유가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1월 6일 배럴당 70달러로 올해 최고를 기록했으나, 4월 22일 14달러로 4개월 사이 80%가 급락했다.

원유가 하락이 정유사에는 호재이지만, 석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크게 내렸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가격 역시 올해 최고인 배럴당 각각 75달러, 83달러로 거래를 마쳤지만, 4월 22일에는 80%(60달러), 74.7%(62달러) 급락한 15달러, 21달러에 거래됐다.

◇ 국제 유가 반등…실적 회복에는 제한적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주요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됐다. 국제 유가가 반등한 이유이다.

두바이유는 26일 42달러로 두달 사이 200%, 싱가포르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가격도 23일 48달러, 50달러로 220%(33달러), 138.1%(29달러) 각각 크게 올랐다.

다만, 정유사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정유4사가 수조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감안해 정유4사는 모두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SK에너지 김영도 부장은 “해법이 없다”면서도 “대책은 대외비라 말할 수 없지만, 각 사업별로 이미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이주영 부장은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코로나19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예상 시나리오를 만들었고, 비용의 전략적 운용, 안전·환경 부분 강화 등 4개 부문에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할 것”

익명을 요구한 S-OIL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요인으로 유가와 수요가 동시에 줄면서 단기적인 대책이 없다”며 “비상경영 상황이다. 올해 비용절감, 사업다각화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OIL은 중장기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석유화학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1차 고도화 시설을 최근 준공한데 이어 2024년까지 2차 투자를 진행한다.

현대오일뱅크는 구체적인 대응책을 구사면서 비상경영을 펼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강달호 사장 등 임원 급여의 20%를 반납하고, 경비를 최대 70% 줄이기로 했다. 강 사장은 매주 비용 절감과 수익개선 방안을 강구하는 비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설정훈 차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제품 수요가 줄며 원유가격과 제품가격이 동시에 추락해 정제마진이 대폭 감소했다”며 “재고 관련 손실까지 누적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생존이 올해 유일한 목표”

이와 관련,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의 어려움은 지난해부터 지속됐다”며 “정유사의 마진은 이미 마이너스로, 석유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인데다 코로나19가 겹치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생존이 올해 유일한 목표가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1분기 국내 석유제품 수출은 91억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96억2400만 달러)보다 4.5% 감소에 그쳤다.

이미 계약이 성사된 물량이라 감소 폭이 적었으며, 이 기간 석유제품 수출은 4위로 한계단 상승했다.

2012년 석유제품 수출은 545억 달러로 전체 산업에서 수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액은 407억 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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