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한국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책자 배포…참전단체 “민간인 학살 사실 아니다” 반발
서울시교육청, ‘한국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책자 배포…참전단체 “민간인 학살 사실 아니다” 반발
  • 홍송기 기자
  • 승인 2020.06.3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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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평화로 다시 읽다' 책자 (자료=서울시교육청)
'동아시아, 평화로 다시 읽다' 책자 (자료=서울시교육청)

(내외방송=홍송기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6․25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최근 발간한 '동아시아, 평화로 다시 읽다'의 일부 내용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베트남전 참전자 단체는 교육청 책자가 편향됐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0일 이 책자의 한 장인 ‘한국사의 거울, 아직 끝나지 않은 기억의 전쟁, 베트남 전쟁’에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의혹을 기정사실로 다루면서 참전 이유와 관련해서는 돈을 벌기 위한 동기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는 특정 기념일 등을 맞아 학생에게 교육과정에서 제시되지 않은 주제를 가르치는 것이다. 교육청은 서울 시내 중․고교에 이 교육자료를 배포하며 수업과 학교 교육활동에 활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책자 집필에는 하정문 한신대 교수와 고교 교사 5명이 참가했다.

베트남전 참전 배경에 대해 “실제로는 베트남 파병의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경제적․군사적 원조를 획득하고 베트남 특수를 통해 외화를 얻는다는 실리가 작용해 내려진 결정이었다”고 서술했다. 파병 지원 이유로는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금전적인 이유, 즉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적었다.

이 책자에서는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여전히 논란이 되는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의혹을 사실처럼 다루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민간인 학살이 있었고, 미군에 의한 '미라이 학살',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에 의한 학살, 한국군에 의한 학살도 있었다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이 처음으로 문제된 건 1968년에 있었던 ‘퐁니․퐁넛 마을사건’으로 한국군은 당시 학살이 없었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주월 미군사령부 조사보고서에는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관한 내용이 사진과 함께 수록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책자에는 “베트남인 입장에서, 또 참전군인 입장에서 민간인 학살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 문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아봅시다”고 학생들에게 제안했다. 베트남 퐁니 마을사건 피해자와 유족 103명은 지난해 청와대에 진상규명과 한국 정부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방부는 지난해 9월 “한국군 전투사료 등에서는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한국․베트남 정부간 공동조사 여건은 아직 조성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베트남 정부도 한국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비극의 동아시아 역사를 되돌아보고, 민족주의, 배타적 국수주의, 자민족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평화, 인권의 관점에서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동아시아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는 “민간인 학살 등 책자의 모든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수많은 종군기자와 외신기자들이 와서 보도했는데 그때 학살 문제가 있었느냐”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돈을 벌기 위해 참전했다는 기술에 대해서도 “공산주의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대가로 돈을 받아서 조국에 보내 조국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며, “우리는 단순히 돈을 벌러 간 용병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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