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숨지기 전날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故 최숙현 선수, 숨지기 전날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 박용식 기자
  • 승인 2020.07.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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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 혐의 부인해
▲ 故 최숙현 선수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故 최숙현 선수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내외방송=박용식 기자) 경주시청 감독과 선배들로부터 가혹 행위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고(故) 최숙현 선수 측이 사망 하루 전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최 선수 측은 지난달 25일 가혹행위 피해 관련 진정을 제기했다. 최 선수 가족의 대리 법무법인이 해당 진정서를 제출했다. 최 선수 측은 지난 2월에도 가혹행위 관련 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했다. 이는 최 선수 측이 형사고소할 계획이 있어, 당시 진정을 인권위에 직접 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최 선수 측은 법무법인을 통해 6월에 다시 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형사고소가 들어갔다고 해도 자동 취하는 아니다. (이전 각하 건과) 동일 사유라면 각하 사유지만 동일 사유가 아닐 수 있어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현재 최 선수 측 법무법인이 제출한 진정 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양선순)도 해당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최 선수는 인권위에 두 번째 진정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새벽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최 선수는 경주시청 감독과 선배들로부터 가혹 행위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 선수는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6년 2월 뉴질랜드 전지 훈련 때부터 감독과 팀닥터, 선배 2명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다. 감독은 신발로 최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고 복숭아 1개를 먹었다는 이유로 뺨을 20회 이상을 때렸고, 가슴과 배를 발로 가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선수가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은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원회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5개월 전 최 선수 아버지에게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내가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최 선수가 소송을 시작하자 용서를 빌던 감독은 태도를 바꿨다. 그는 현재 “나는 때리지 않았다. 오히려 팀닥터의 폭행을 말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2일 열린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에서 감독은 “최 선수를 트라이애슬론에 입문시켰고 애착을 가졌다. 다른 팀으로 간 것도 내가 주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월까지 최 선수로부터 받은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에 ‘고맙다’와 ‘죄송하다’란 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더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최 선수가 감독에 대한 두려움에 보낸 형식적인 메시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선수의 가족이 공개한 녹취에 감독이 고인을 폭행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팀닥터가 무자비한 폭행을 할 때 감독이 방조했다는 건 명백하다. 팀닥터의 폭행이 벌어지는 동안 감독은 “닥터 선생님께서 알아서 때리는 데 아프냐” 등의 말로 고인을 더 압박했고, 최 선수의 체중이 늘자 “3일 동안 굶어라”라고 다그쳤다. 또한 감독은 선배에게 괴롭힘 당하던 고인의 뺨을 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최 선수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분노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3일 오전 최 선수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총 6건이다. 이중 가장 많은 청원인원의 동의를 받은 청원글은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란 제목의 글로 6만 3600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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