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이슈 진단]“법인차 등록 강화, 포퓰리즘 탈피 첫걸음”
[김필수 교수의 이슈 진단]“법인차 등록 강화, 포퓰리즘 탈피 첫걸음”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07.14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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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코로나19로 일상이 엉망이 된 지 반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국내외가 비상상태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통한 경계심을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까닭이자 나만의 안전한 공간, 이동성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자가용 이용이 활성화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감안해 정부도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는 등 승용차 구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상반기 대부분 산업이 침체를 보였지만, 국산차와 수입차의 상반기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6%, 17% 정도 늘었다. 신차와 함께 정책효과가 현실이 된 셈이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와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 자동차 내수가 활황 국면인데요,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내수 활성화는 중요한 시작점입니다만,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외 업체에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겨줬습니다. 연간 내수 신차 규모는 170~180만대 수준이고, 국산차 업체들은 10대를 생산해 6대를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내수 증가가 좋지만은 않습니다. 수입차의 경우는 코로나19로 해외 공장의 정상 가동이 어려워 국내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 역시 즐겁지만은 않고요.

- 내수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 그렇기는 하죠. 고가의 수입차가 활황 국면이라,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더욱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실제 고가의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이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평균 성장세(17%)보다 최소 4배에서 최고 18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이전부터 한국은 해외 업체에 테스트베드 시장으로 불렸습니다. 그 동안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말이 수입차 업계에서는 정설이었죠.

- 내수 규모를 고려하면, 국내 진출한 25개 수입 승용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인데요.
▲ 수억원을 호가하는 차량이 잘 나가는 이유는 법인차로 구매해서 입니다.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차로 등록해 기업 오너 등이 업무 외에 사적인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거죠. 최근 고가의 수입차를 2030세대가 타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습니다. 부모가 다니는 회사의 법인차를 끌고 나온 것입니다.

▲ 3억원을 호가하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3억원을 호가하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편법 아닌가요.
▲ 수입차를 법인으로 구매하면 구입비를 비롯해 세제 혜택을 받습니다. 여기에 보험, 수리비, 유류비 등 모든 관리비용이 회사 부담이라 개인은 땡전 한 푼 들이지 않고 최고급 수입차를 탈 수 있죠.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12만 8236대) 개인 구매는 62.4%, 법인 구매는 37.6%로각각 집계됐습니다.

- 고가의 수입차 법인 구매는 문제가 많던데요.
▲ 가장 큰 사안이 탈세인데, 정부는 모르는 척 뒷짐을 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올해 정부가 포퓰리즘(인기 병합주의) 세금정책으로 부자증세 등 세수 확보에 불을 켰지만, 정작 법인차 분야는 모르는 척하고 있습니다.

- 국회가 2010년대 초 법인차 등록 강화를 추진하기도 했는데요.
▲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면서 국내 법인차 등록 기준을 강화한다고는 했지만, 법인차 운행일지 작성으로 마무리 됐죠. 완성차 업체 로비인지, 압력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법인차 등록 기준 강화가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 해외 브랜드가 국내 고급차 시장을 쥐락펴락 하는 꼴로 전락했는데요. 선진국은 어떤가요.
▲ 우리나라가 해외 제작사의 봉이 되면서, 최고의 시장으로 떠올랐습니다. 선진국의 법인차 등록은 무척 엄격합니다.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소 다르지만 법인차로 출퇴근을 인정하지 않고, 업무용으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하는 거죠. 게다가 사용자와 사용기간과 시간, 목적 등을 일지에 작성해야 하고, 임직원 보험에 가입하는 등 관리가 매우 엄격합니다. 미국은 법인차의 차종이나 가격 등까지 제한합니다. 싱가포르는 아예 법인차 등록을 못하게 돼 있고요, 편법을 원천 차단하는 거죠.

- 선진 사례 몇 가지만 참조해도 한국형 모델 구축이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
▲ 수억원을 호가하는 수입차를 임직원이 이용할 이유도 없고, 부품비나 공임 등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 회사 돈으로 수리할 이유가 없습니다. 현재 국내 도로를 달리는 2억원이 넘는 수입차는 100%가 법인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 5억원 초반대인 롤스로이스 던.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5억원 초반대인 롤스로이스 던.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고가의 수입차를 개인이 직접 구입해 타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일반인은 겁이 나 람보르기니를 운전할 수도 없습니다. 법인차는 임직원의 출장 등 업무를 위한 이동수단으로 제공되는 공무용입니다. 이를 개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 편법입니다.

- 법인차를 중형차급으로만 규정하고, 용도 역시 공무로만 지정이 가능할까요.
▲ 글쎄요. 종전처럼 슬쩍 넘어가지 않을까요? 국민 위화감은 더욱 확대되고 정부와 입법부의 신뢰성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많은 법에 독소조항이 포함돼 악법이 난무하고 있지만, 제대로 고치고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악법에 따른 국민 피로도는 심각하고, 억울한 사례도 대거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아픈 부위를 어루만지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시발점으로 법인차 등록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어떨까요?

김필수 교수는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자동차튜닝산업협회장, 서울오토서비스 서울오토살롱 조직위원장, 중고차 포럼,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 이사,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 이사, 대한자동차기술학회 부회장, XIT 기술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 김 교수는 국내 자동차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마르퀴즈 후즈 후 인 더 월드’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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