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최은진 기자) “사람 마음이 하나가 아니잖아. 내가 미치겠는 건 선우와 다경이를 동시에 사랑한다는 거야”
얼마 전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이태오(박해준 배우)가 뱉은 대사다. 이태오는 극 중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며 ‘폴리아모리’의 면모를 보여 많은 사람의 분노를 샀다.
‘폴리아모리’는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 사랑’을 뜻한다. 이는 파트너의 동의하에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바람을 피우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집단혼 또는 배우자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인정하는 등 기존 규범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결혼 형태를 결정하는 ‘개방 결혼’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최근 들어 부쩍 언급되는 것 같지만, ‘폴리아모리’의 개념은 1970년대에 등장했다.
또 2008년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와 최근 연예 상담 프로그램 ‘연애의 참견’에서도 등장해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13일 홍승은 작가의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라는 에세이가 출간돼 ‘폴리아모리’라는 단어가 다시 화제로 떠올랐다.
홍 작가는 이번에 발간한 책을 통해 현재 두 남자와 함께 살고 있음을 밝혔다. 홍 작가는 일대일 연애만이 ‘정상’이라 믿고, 사랑의 종착역은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는 “우리 관계는 폴리아모리로 불리지만, 특별하게 다르지 않다. 단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을 삼켜야 했던 사람들에게 위로를 담아 책을 발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자간 사랑을 놓고 누리꾼들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도서 리뷰에 “현대 사회에서 진보랍시고 감성과 쿨함으로 비도덕적이고 비상적인 성문화를 정상으로 포장해보려는 꼼수일 뿐이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런 비정상적인 책을 우리 애들이 읽고 따라할까 겁난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어떤 누리꾼은 “본인의 선택이다”라며 작가를 옹호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기성 문화가 만들어 놓은 상식이라는 틀에서 보면 경계의 대상에 불과하지만, 폴리아모리에 대해 분명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며 작가의 사상에 동의하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