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이슈 진단] 자율주행車 “나도 못 믿는데, 너를 어떻게 믿어”
[김필수 교수의 이슈 진단] 자율주행車 “나도 못 믿는데, 너를 어떻게 믿어”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07.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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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교수.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김필수 교수.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2010년대 후반 들어 미래 이동수단으로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량과 자율주행차량이 급부상했다.

아울러 올 들어 코로나19이 세계에 창궐하면서 안전한 이동수단에 대한 사회적 욕구가 부각됐다.

이로 인해 자동차의 자율주행과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증폭되고 있는 추세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주초에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가능할까요.
▲ 자율주행차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완벽한 자율주행차가 언제 출시될 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자율주행차가 요원하다고도 할 수 있고요.

- 자율주행 수준은 6단계로 나누어지는데요.
▲ 미국 자동차 공학회가 기준인데요, 수준0은 인간이 운전하는 단계이며, 수준4부터 진정한 자율주행 기능이고, 수준5는 완벽한 자율주행차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준4부터는 비상시에만 사람이 개입하면 됩니다.
현재 시장에 나오는 자율주행 기능은 수준2~2.5 정도입니다. 수준3에도 이르지 못한 거죠. 이 정도면 수준이면 고속국도나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운전 중 병마개를 두 손으로 연다든지 다른 좌석에 있는 물건을 집기 위해 시야를 잠깐 다른 곳에 두는 정도가 가능합니다.

▲ LG유플러스가 한양대학교와 함께 현대차 그랜저에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LG유플러스가 한양대학교와 함께 현대차 그랜저에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완성차 업체와 구글 등 IT(정보통신) 업계에서는 조만간 상용화를 장담하던데요.
▲ 알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수년 내에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으나, 수천만 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해결하면서 능동적으로 달리는 완벽한 자율주행차 구현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도로에는 차량과 이륜차, 보행자가 뒤섞여 있고, 갑자기 나타나는 위법 차량 등 온갖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많은 만큼 자율주행차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 일부 업체들은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인 4단계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 실제와 거리가 멀죠? 고정된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자동차는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측면에서 단 한 건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 서울대학교가 현대차 제네시스에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고 서울 여의서로를 달리고 있다. 주행 중 윤곽이 사라진 횡단보도 앞에 차량이 빨간불에 멈췄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서울대학교가 현대차 제네시스에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고 서울 여의서로를 달리고 있다. 주행 중 윤곽이 사라진 횡단보도 앞에 차량이 빨간불에 멈췄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수준5의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운전 문화가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 자율주행차는 기기 조작이나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를 위한 능동식 안전장치, 주차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저속 풀파킹 시스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을 20~30㎞의 속도로 운행하는 마이크로버스 자율주행 기능 등으로 편리한 주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자율주행 전용 고속도로를 구축하고, 여러 대의 대형 트레일러가 붙어서 이동하는 군집운행은 향후 물류산업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고요.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을 응용해 관련산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 다만, 최근 들어 자율주행차의 문제점도 나오고 있던데요.
▲ 특정 외산 전기차와 고급 차량에 내장된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하다는 생각을 갖고 운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같은 방심 운전은 사망사고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자사의 자율주행 기능을 완벽다고 과장 광고하는 등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실태 조사를 통해 시정하고, 설명 의무화 등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 한 자율주행 전문업체가 기아차 카니발에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한 자율주행 전문업체가 기아차 카니발에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반면, 많은 운전자가 현재 자율주행 기능에 의지해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는 등 다양한 딴 짓을 하던데요.
▲ 심각하죠. 앞서 언급한 수입 전기차는 이미 미국에서 사망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를 많이 일으켰죠. 운전자가 자율주행 기능을 켜놓고 자고 있는 모습도 보도됐습니다. 현재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을 보조하는 단순 기능입니다. 덜 익은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하고 잠들었다, 자신이 왜 죽는 지도 모르고 죽게 되는 거죠.

▲ 현대차가 제네시스에 자율기능을 탑재하고 미국에서 시험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현대차가 제네시스에 자율기능을 탑재하고 미국에서 시험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아직 믿을 건 운전자 자신뿐이라는 말씀이시죠.
▲ 맞습니다.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늘고 있고, 완성차 업체가 과장 광고로 운전자를 현혹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능은 특별한 장치가 아니라 운전 보조 기능입니다. 자율주행 기능을 믿지 말고,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일부 자율주행 기능을 가진 차량을 운전할 때는 ‘내가 나를 못 믿는데, 내가 너를 어떻게 믿느냐’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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