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죄상’ 아니라는데도 日 주요일간지 일제 보도
‘아베 사죄상’ 아니라는데도 日 주요일간지 일제 보도
  • 서효원 기자
  • 승인 2020.07.2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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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에 무릎 꿇은 ‘영원한 속죄’ 조형물 두고 논란
평창 자생식물원 원장 “특정인 지칭한 것 아냐”
▲ 논란이 된 한국자생식물원 ‘영원한 속죄’ 조형물 (사진=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영상 캡처)
▲ 논란이 된 한국자생식물원 ‘영원한 속죄’ 조형물 (사진=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영상 캡처)

(내외방송=서효원 기자)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한국자생식물원 내 잔디밭에 설치된 ‘영원한 속죄’라는 작품이 한일 관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조형물은 그루터기에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모은 한복 차림의 소녀와 그 앞에 무릎 꿇고 엎드린 양복 차림의 남성의 속죄를 형상화했다. 일부 언론이 이 남성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 특정해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생식물원은 이를 부인했다. 사비를 들여 조형물을 제작한 자생식물원 김창렬 원장은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조형물을 사비를 들여 의뢰해 제작했지만 ‘어디선가 도움을 받아서 제작했다’는 곡해가 계속돼 전화가 많이 온다”고 밝혔다. 또 특정인을 지칭해 제작한 작품이 아니라는 뜻을 덧붙였다.

김 원장은 작품이 자신의 뜻과 다르게 해석되는 것에 속상함을 드러냈다. 해당 작품에 등장하는 남성이 아베 총리가 맞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아베는 아니지만 아베였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했다. 작품에는 그 문제(위안부 문제)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의 사죄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답했다.

이 조형물을 둘러싸고 화제와 논란이 이어지자 자생식물원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됐던 조형물 공개 제막식 일정을 취소했다. 다만, 조형물을 제거하지는 않는다.

자생식물원 측의 설명과는 다르게 일본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28일 일본 정부는 한국의 한 민간 식물원에 설치됐다고 보도된 이른바 ‘아베 사죄상’에 대해 “만일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일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논평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우선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국제의례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주요일간지들이 29일 “아베 총리 모습의 남성이 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사죄하는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이 한국의 식물원에 설치돼 한일 양국 간에 외교적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기사를 통해 스가 장관의 논평과 김 원장의 해명을 함께 담았다. 그러면서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작게 만들어 전 국민이 갖게 해야 한다’는 주장과 ‘외교적 마찰을 초래해 한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하던 일본인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등 찬반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한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도쿄신문은 “일본 국민을 대표하는 지도자를 모욕적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외무성 간부가 ‘기분 좋은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김 원장의 발언을 집중 보도했고,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 외교부회장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이상한 행위다. 민간 영역의 일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며, 한국 정부에도 관리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스가 장관의 비판 발언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한국이 지독한 나라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다.

일본 주요일간지는 한일 관계가 이번 논란으로 한층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28일 이에 대해 “해외 지도자에 대한 국제적 예양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2016년 제작된 ‘영원한 속죄’는 자생식물원 내 잔디밭에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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