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재 ①] 서울 ‘강동구=위법구’ 모럴헤저드 심각…구민 혈세 ‘콸콸’
[르포 연재 ①] 서울 ‘강동구=위법구’ 모럴헤저드 심각…구민 혈세 ‘콸콸’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07.17 04: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무과, 국유지관리 ‘뒷짐’…도시농업과, 상수도보호구역에 무허가지장물 설치
푸른도시과, 작년 1월 원상복구 명령…20개월째 ‘무단방치’ 등 직무유기 만연
구청장, 폐천부지 관리 소홀…농약성분·분뇨 등 한강유입, 수도권주민 입으로
구청직원 “사유지 단속 어렵다”·“담당자가 바뀌어 잘 모른다”…책임회피 급급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
지방자치제도가 재시행된 지 올해로 30년째이다. 제도 시행 이후 모든 행정을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결제하고 진행하면서, 종전 중앙정부 중심일 때보다 신속하고 유연한 행정이 가능해 졌다.
다만, 부정적인 요소도 대거 나타나고 있다. 중앙정부의 입김이 약해져 지자체 스스로 심각한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진 것이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서울 강동구(구청장 이정훈)가 대표적이다.

내외방송 단독으로 2회에 걸쳐 강동구의 모럴헤저드를 살폈다.

▲ 서울 강동구청이 법을 어기고, 개발제한구역인 한강 인근 폐천부지(상수도보호구역)에 지장물을 설치했다. 원 안은 이정훈 구청장(강동구청 제공).
▲ 서울 강동구청이 법을 어기고, 개발제한구역인 한강 인근 폐천부지(상수도보호구역)에 지장물을 설치했다. 원 안은 이정훈 구청장. (사진= 각각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강동구청 사이트).

이정훈 구청장이 한강 인근 폐천부지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구의 위법이 상습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 실무과의 위법에 구민의 혈세 수십억원이 쓰이면서 강동구의 모럴헤저드가 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구청 도시농업과는 재무과가 관리(17만㎡)하는 강일동 18번지 일대 폐천부지 일부를 도시텃밭(9178㎡)으로 조성해 구민에게 주말 농장 등으로 제공하고 있다.

도시텃밭은 무상이든, 유상이든 도시농업과 재무과의 협조(행위허가)를 얻어 사용해야 한다. 이곳 강일동 폐천부지는 현재 국토부와 서울시, 강동구, 개인 등이 각각 일부를 소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사유지를 제외하고는 도시농업과가 관리와 사용을 도맡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농업과는 재무과의 허가 없이 2018년 하반기 이곳에 하우스 3동을 설치했다. 이곳 폐천부지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개발이 제한된 점을 감안하면, 도시농업과가 2가지 법을 동시에 위반한 셈이다.

환경부는 상수원관리규정 12조를 통해 문화재 복원과 문화재 관리용 건축물, 농가주택 신설, 버섯재배사, 담배건조실 등 소득기반시설, 주민공동이용시설 건축물 등의 개축과 재축, 태양에너지 설비, 봉안시설, 자연 장지 등으로만 상수원보호구역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하천공사과 조항근 주무관은 “국가 하천마다 다르지만, 폐천부지에 대해서는 국유재산관리규정에 따라 유지관리를 지자체장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 푸른도시과의 원상복구 명령으로 도시농업과는 (위부터)2개동의 하우스 내외부의 보도블록을 걷어냈지만, 혈세 8억원 이상이 들어간 하우스의 낙엽펠릿기와 보도블럭을 방치하고 있다. 원 안은 낙엽펠릿과 펠릿기 옆에서 썩어가는 낙엽.
▲ 푸른도시과의 원상복구 명령으로 도시농업과는 (위부터)2개동의 하우스 내외부의 보도블록을 걷어냈지만, 혈세 8억원 이상이 들어간 하우스의 낙엽펠릿기와 보도블럭을 방치하고 있다. 원 안은 낙엽펠릿과 펠릿기 옆에서 썩어가는 낙엽.
▲ 푸른도시과의 원상복구 명령으로 도시농업과는 (위부터)2개동의 하우스 내외부의 보도블록을 걷어냈지만, 혈세 8억원 이상이 들어간 하우스의 낙엽펠릿기와 보도블럭을 방치하고 있다. 원 안은 낙엽펠릿과 펠릿기 옆에서 썩어가는 낙엽.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이를 악용해 구청 실무과가 앞장서서 법을 어긴 것이라는 게 법조계 지적이다.

도시농업과의 위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3동의 하우스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2개 동의 하우스를 추가로 설치했다. 도시농업과는 이곳에 컨테이너박스를 들여놓고 한 동은 곤충전시실로, 한 동은 곤충사육실로 각각 사용하고 있다.

이들 불법지장물로 구민의 혈세만 수억원이 쓰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곤충전시실과 사육실은 구가 조성한 꽃길에 지은 것으로, 꽃길과 하우스 건설에 모두 혈세가 쓰였다.

아울러 앞선 3동의 하우스는 구에서 나온 낙엽과 잡초 등을 펠릿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장이다. 이를 위해 도시농업과는 개발제한구역에 있는 하우스 내외부에 보도블록을 깔았다. 펠릿은 폐목재와 낙엽 등을 톱밥으로 분쇄해 압축한 것으로, 난방과 화력발전 등에 사용된다.

▲ 환경부는 서울 잠실, 광진, 강동, 송파 6453㎦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이곳에 있는 암사, 구의, 자양, 풍납, 인천, 성남, 일산취수장은 하루 607만㎥의 생활용수를 취수해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상수도보호구역 미지정인 한강을 통해 경기도 11개 시군이 식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위부터)한강 강동구 구간과 한강물을 정수해 94만명의 시민에게 공급하는 성남 복정정수장.
▲ 환경부는 서울 잠실, 광진, 강동, 송파 6453㎦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이곳에 있는 암사, 구의, 자양, 풍납, 인천, 성남, 일산취수장은 하루 607만㎥의 생활용수를 취수해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상수도보호구역 미지정인 한강을 통해 경기도 11개 시군이 식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위부터)한강 강동구 구간과 한강물을 정수해 94만명의 시민에게 공급하는 성남 복정정수장.
▲ 환경부는 서울 잠실, 광진, 강동, 송파 6453㎦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이곳에 있는 암사, 구의, 자양, 풍납, 인천, 성남, 일산취수장은 하루 607만㎥의 생활용수를 취수해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상수도보호구역 미지정인 한강을 통해 경기도 11개 시군이 식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위부터)한강 강동구 구간과 한강물을 정수해 94만명의 시민에게 공급하는 성남 복정정수장.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푸른도시과의 복구 명령으로 도시농업과는 하우스 2개동의 내외부 보도블록을 걷어냈지만, 낙엽펠릿기가 설치된 하우스 안의 보도블럭은 그대로 있다.

도시농업과 임모 주무관은 “푸른도시과로부터 원상 복귀 공문을 받았다. 앞으로 이전 계획이 있다”면서도 “담당자가 바뀌어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고 일축했다.

고덕동에 사는 L 모(남, 69) 씨는 “구는 7∼8억원을 들여 설치한 하우스와 낙엽펠릿기를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며 “구의 안일한 행정으로 혈세만 줄줄 세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시농업과의 위법은 지속된다. 지역에서 수거한 낙엽이 펠릿기 옆에 방치된 채 썩으면서 나오는 침출수와 중금속 등이 토양 오염과 함께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한강으로 고스란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위법은 실무과의 직무유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 강동구 도시농업과는 17만㎡의 강일동 18번지 일대 폐천부지를 도시텃밭(9178㎡)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불하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강동구 도시농업과는 17만㎡의 강일동 18번지 일대 폐천부지를 도시텃밭(9178㎡)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불하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강동구 도시농업과는 17만㎡의 강일동 18번지 일대 폐천부지를 도시텃밭(9178㎡)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불하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구청장을 대신해 폐천부지를 관리하고 있는 재무과는 관내 폐천부지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무과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틈을 타 폐천부지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사유지에서는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내외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곳에서 3만 3000㎡의 사유지를 관리하는 한 관리인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년에 두어번 농약을 친다”고 말했다.

이는 토양오염과 함께 상수원오염의 원인이다.

강동교 일대 21만㎡의 폐천부지는 모두 사유지이다. 이곳 사유지의 경우 농약살포는 대규모이며, 땅 소유주들은 분뇨 등을 대거 한강으로 흘려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무과의 관리 소홀로 폐천부지에 무허가 시설이 난립하고 있다.

강일동 폐천부지 내 사유지에는 관광버스 차고지가 조성됐다. 땅 소유자는 3300㎡의 대지에 자갈을 깔고 주차장을 만들었으며, 비닐하우스를 사무실로 이용하고 있다.

▲ 혈세로 조성한 꽃길 위에 도시농업과가 혈세를 추가로 투입해 무단으로 설치한 2개동의 하우스. 앞쪽 하우스에는 곤충전시실이, 뒤쪽 하우스에는 곤충사육실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은 없지만, 관리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혈세로 조성한 꽃길 위에 도시농업과가 혈세를 추가로 투입해 무단으로 설치한 2개동의 하우스. 앞쪽 하우스에는 곤충전시실이, 뒤쪽 하우스에는 곤충사육실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은 없지만, 관리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버스에서 나오는 유해가스로 청정지역인 폐천부지 대기오염이 심각하고, 버스에서 누유가 발생하면서 토양과 상수원을 혼탁하게 한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이구동성이다.

폐천부지를 관리하는 구청장과 재무과의 직무유기인 것이다. 직무유기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노무법인 벽성의 조용식 대표노무사는 “형법 제 122조는 공무원의 직무유기시 1년의 징역이나 금고, 3년 이하의 자격정지 등을 규정하고 있다”면서도 “처벌 수위가 굉장히 가볍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재무과 김 모 주무관은 “강동구가 폐천부지를 자체적으로 개발했으며, 주기적으로 폐천부지를 점검한다”면서도 “관내 페천부지는 도시농업과가 이용하고 있다”고 공을 도시농업과로 넘겼다.

같은 과 전 모 주무관은 “사유지 단속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푸른도시과 역시 직무유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푸른도시과는 지난해 1월 도시농업과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지만, 2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5동의 하우스는 건재하다.

▲ 국유지, 시유지, 구유지, 사유지 등으로 이뤄진 이곳 폐천부지 가운데 도시텃밭에서는 합성농약, 화학비료, 비닐사용이 원천 금지돼 있다. 다만, 사유지에서는 이를 상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물을 뿌리고 있는 장면이지만, 이 관리인은 1년에 두어 번 농약을 친다고 말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국유지, 시유지, 구유지, 사유지 등으로 이뤄진 이곳 폐천부지 가운데 도시텃밭에서는 합성농약, 화학비료, 비닐사용이 원천 금지돼 있다. 다만, 사유지에서는 이를 상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물을 뿌리고 있는 장면이지만, 이 관리인은 1년에 두어 번 농약을 친다고 말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국유지, 시유지, 구유지, 사유지 등으로 이뤄진 이곳 폐천부지 가운데 도시텃밭에서는 합성농약, 화학비료, 비닐사용이 원천 금지돼 있다. 다만, 사유지에서는 이를 상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물을 뿌리고 있는 장면이지만, 이 관리인은 1년에 두어 번 농약을 친다고 말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통상 지자체는 지역 내 불법건축물이나 지장물에 대해 소유자나 설치자에게 철거 명령을 내린다. 철거 유예기간은 통상 1개월이며, 이후에도 불법건축물이 남아 있으면 이행강제금부과공문을 보낸 이후, 강제철거 작업에 들어간다. 강제철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 3개월이다.

아울러 강일동 폐천부지에 자리한 가래여울전통마을에는 현재 30여 가구가 있으며, 이중 상당수는 음식점을 겸업하면서 생활오수를 배출하고 있다. 물론, 폐수가 하수도로 흘러가지만, 일부 생활오수가 그대로 한강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임 씨는 주장했다.

한강물을 끌어다 정수해 94만명의 시민에게 공급하는 성남복정정수장 관계자에 따르면 계절적 차이가 있지만 평소 3∼10NTU(탁도단위)의 한강물을 0.01∼0.5NTU로 정수해 가정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99% 이상의 정수 능력이지만, 정수한 한강물에 여전히 농약 성분과 중금속 등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가래여울마을 초입에는 마을버스 종점이 있어 역시 청정지역의 대기오염과 함께 수도권 주민의 식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정훈 구청장은 상수도보호구역인 한강 강동구 구간(8㎞)의 폐천부지를 유지관리하고 있다.

L 씨는 “강동구의 범법행위가 심각하다.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법을 어기고 있다”며 “구청 직원들은 직무 수행 의지도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 구청의 폐천부지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갤발제한구역에 관광버스 차고지가 들어섰다. 가래여마을 가구들이 대거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이 생활 폐수에 노출돼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구청의 폐천부지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갤발제한구역에 관광버스 차고지가 들어섰다. 가래여마을 가구들이 대거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이 생활 폐수에 노출돼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구청의 폐천부지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갤발제한구역에 관광버스 차고지가 들어섰다. 가래여마을 가구들이 대거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이 생활 폐수에 노출돼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한편, 한강수계관리위원회 상수원보호과에 따르면 서울 잠실, 광진, 강동, 송파 6453㎦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고, 이곳에 있는 암사, 구의, 자양, 풍납, 인천, 성남, 일산 취수장 등은 하루 607만㎥의 생활용수를 취수해 각각 지역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 12개 시군 역시 한강물을 식수원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 24곳의 취수장은 상수원보호구역이 아닌 곳에 자리하고 있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 : (주)내외뉴스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690
  • 인터넷신문등록일자 : 2017년 09월 04일
  • 발행일자 : 2017년 09월 04일
  • 제호 : 내외방송
  • 내외뉴스 주간신문 등록 : 서울, 다 08044
  • 등록일 : 2008년 08월 12일
  • 발행·편집인 : 최수환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 13 (뉴스센터)
  • 대표전화 : 02-762-5114
  • 팩스 : 02-747-5344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진
  • 내외방송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내외방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wtn.co.kr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