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소확행’으로 심신 달랜다
코로나19 시대 ‘소확행’으로 심신 달랜다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09.18 0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소, 집합장소로 기피 대상 1호…무명유실 여행지 최고
춘천, 서울 지근거리에 위치…강변따라 볼거리 무궁무진
부안, 들·산·바다 조화…김삿갓 “8도서 가장 살기 좋은 곳”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월 중순 이후 대거 발생하면서 우리 사회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2월부터 5월까지 1차 대확산 당시 국내 의료계가 경고한 여름 이후 2차 대확산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심신이 지쳐있는데, 이번 2차 확산으로 국민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다만, 가을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지만, 바야흐로 해외여행은 언감생심이다.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것도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방편일 수 있다.

여기에 집합장소인 유명 관광지보다는 잘 알려지지는 안았지만, 나름 명소를 찾아 떠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여행 혹은 행복)’을 가족과 함께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 춘천 소양강댐에 가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소양호’ 글씨를 볼 수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춘천 소양강댐에 가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소양호’ 글씨를 볼 수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여행과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만일 온라인으로 여행지 정보 등을 확보할 수 없을 경우에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의 명소를 소개하는 안내 책자를 보내달라고 하면 우편으로 받아 볼 수 있다.

이 책자를 바탕으로 가족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재미.

가을 소확행을 위한 1 순위가 바로 강원도 춘천이다.

춘천은 서울양양고속국도 개통으로 서울에서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향수를 느끼면서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한강을 따라 뻗어있는 옛 경춘도로를 이용해도 좋다.

춘천은 도심과 외곽에 볼거리, 즐길 거리, 먹을 거리가 즐비하다. 춘천시가 서울과 가깝다는 점을 활용해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춘천 여행의 경우 공지천과 소양강, 북한강을 중심에 놓고 세우면 실패는 없다.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극장을 들여다보고, 소양강댐으로 가보자. 소양감 댐까지 자동차로 갈 수 없다. 주차장이 협소해 중간에서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댐을 건너면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에서 댐을 바라보는 시야가 훤하다.

◇ 소양호서 내려오는 길…숯불닭갈비가 별비

소양강댐 전망대에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소양호’ 글씨도 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 도로 양편에 대거 자리한 닭갈비 식당에서 먹는 숯불닭갈비와 막국수는 별미다.

여기서 차를 몰아 문학공원과 문화산업단지 어린이글램핑장 사이에 있는 애니메이션박물관도 이채롭다. 60년대와 7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 친숙한 로보트태권V, 마징가Z, 아기공룡 둘리 등이 추억을 자극한다. 북한강 주변에는 김유정 문학비와 정보산업단지, 스포츠타운 등 볼거리 천지다.

공지천 변에 자리한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면서,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후 춘천의 명소 한두 군데를 더 들른 후 춘전 도심으로 넘어가자. 겨울연가의 배경인 춘천 명동에는 배우 배용준 씨와 최지우 씨 동상이 가족을 맡는다. 코로나19 이전에 이곳에는 일본 관광객을 많았지만, 현재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씨가 말랐다.

▲ 춘천의 명소 춘천명동과 골목을 사이에 두고 있는 닭갈비 골목.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춘천의 명소 춘천명동과 골목을 사이에 두고 있는 닭갈비 골목.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춘천 명동 건너에 있는 전통시장 춘천중앙시장을 둘러보자.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시장 아낙이 베푸는 후한 강원도 인심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저녁은 춘천 명동과 골목을 사이에 두고 있는 닭갈비골목에서 전통닭갈비로 해결하는 게 어떨까? 이곳 상권도 예전 같지는 않다.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문을 닫은 업소도 있고, 손님도 드문드문하다. 닭갈비 특화 골목인 만큼 어느 집을 들어가도 맛은 있다.

춘천은 연극제 등 축제의 도시다. 그만큼 축제가 연중 열린다는 뜻이다. 9월 남춘천역 인근에서는 막국수닭갈비축제가 펼쳐진다.

저녁을 먹고 춘천 시내보다는 지하쇼핑몰을 둘러보는 게 좋다. 이곳은 방사형으로 난 지하도에 각종 점포들이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에 한 번 놀라고, 저렴한 가격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소화도 됐고 눈요기도 했으면, 이제 쉬어야 할 때. 춘전 도심과 외곽에는 호텔과 콘도 등이 많다. 예약 없이도 쉽게 방을 구할 수 있다.

올 가을 시간 여유가 있다면 다소 다리품을 팔아 전라북도 부안을 찾는 것은 어떨까?

◇ 부안, 예향의 고장…매창·신석정 시인 배출

조선시대 후기 방랑시인 김사갓(김병연)이 전국을 돌며 ‘팔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칭송한 곳이 바로 부안이라 서다.

부안은 예향의 고장으로 조선시대 기생 시인 매창과 현대 시인 고(故) 신석정 시인 등이 태어난 곳이다. 게다가 부안은 바다와 산, 들판이 어우러져 산해진미와 볼거리가 수두룩하다.

새로 난 도로보다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세계 최대 간척 공사장인 새만금이 나온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0배인 새만금은 세계에서 가장 긴 제방(33.9㎞)을 보유하고 있다.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서해바다를 옆에 두고 제방을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군산까지 이이어지는 제방 중간에 자리한 무녀도와 선유도에서 요기할 수 있다.

새만금을 나와 5분을 달리면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시작인 변산해수욕장과 이어 고사포해수욕장, 격포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 격포에는 채석강이 있다. 바다에 웬 강?

이태백이 시를 읊다 절경에 취해 익사했다는 중국 채석강과 닯아 붙인 지명이다. 오랜 세월 동안 파도와 바람으로 단층(해식애)을 이룬 절벽과 동굴이 이채롭다.

▲ 부안은 국내 몇 안 되는 들판과 산, 바다가 어우러진 고장이다.(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부안은 국내 몇 안 되는 들판과 산, 바다가 어우러진 고장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인근 어시장에서 다양한 해물과 건어물들을 실비로 구입할 수 있고, 바닷가에 있는 식당에서 먹는 백합죽은 두 사람이 먹다 한 사람이 죽어도 모른다.

격포 인근 호텔이나 콘도에서 하루를 묵는다. 새만금으로 푹신하고 미끌, 부드러운 서해안의 갯벌을 느낄 수 없지만, 늦은 밤 썰물 때를 기다려 가족과 함께 바다를 거닐면 다소 갯벌 느낌이 난다.

이른 아침에 해변을 산책하면서 내변산에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해 보자.

부안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소유하고 있어 심심치 않게 영화와 드라마 배경으로 나온다.

2000년대 중반 김명민 씨가 주연을 맡은 K본부의 ‘불멸의 이순신’이 채석강 인근 바다에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정민(학수), 김고은(선미) 씨가 열연한 영화 ‘변산(2018년)’, 김기덕 감독이 연출하고 장동건(강 상병) 씨가 주연한 ‘해안선(2002년)' 등이 있다. 황정민 씨가 열연한 ‘남자가 사랑할 때(감독 한동민, 2014년)’ 역시 부안과 군산을 배경으로 한다.

◇ 부안, 영화·드라마 배경으로 자주 나와

이를 감안해 부안군은 채석강 인근에 민속촌과 촬영장을 겸한 영상테마파크를 2000년대 중반 조성했다.

이제 차를 타고 천년 고찰 내소사에 가보자. 내소사는 고창 선운사의 말사지만, 백제 무왕(34년) 때인 633년에 건립된 고찰이다.

절 입구 도로 양편에 아름드리나무가 고색 창연하다. 고찰을 둘러보고 다소 늦은 아침은 절 입구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하자. 현지에서 나는 각종 산나물을 담고 있는 비빔밥이 혀끝에서 녹는다.

이어 차를 몰아 곰소에 가보자 충남 강경 젓갈과 함께 국내 젓갈 ‘빅2인 곰소 젓갈을 맛 볼 수 있다. 올 겨울 김장에 대비해 새우젓 등 다양한 젓갈 구매도 가능하다. 10월에는 ’곰소 젓갈 축제‘가 곰소항 인근에서 열린다.

이제 내변산 직소폭포로 가보자. 가을이 갈수기지만, 30m의 낙수가 볼만하다.

내변산 도로를 달리면서 만나는 시골 마을에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고추와 고구마, 감 등. 올 여름 많은 비로 고추 값이 금값이지만, 시골 마을에서는 염가에 구입 가능하다.

이런 게 바로 여행의 묘미다.

▲ 4= 부안은 국내 몇 안 되는 들판과 산, 바다가 어우러진 고장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부안 변산해수욕장.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내 변산에서 탈출하면 부안읍내다. 부안 5일장(4일, 9일)은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고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다만,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대거 들어서고, 이농 등으로 인구가 줄면서 현재는 개점 휴업상태다. 상설시장에 가면 안도현 시인이 자주 찾는 회집과 팥죽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등 맛집이 자리하고 있다.

후한 전라도 인심덕에 회를 주문하면 달려 나오는 반찬만으로 포식할 수 있고, 팥죽은 1인분으로 2명이 먹을 수 있다.

부안 5일장은 M본부가 1980년대 문학작품을 극화한 ‘베스트셀러극장’에도 등장했다. 매주 일요일 방영된 이 드라마에는 부안 출신 연예인 송경철 씨도 자주 나왔다.

부안 5일장을 뒤로 하고 서해로 떨어지는 해를 보며 서해안고속국도를 달려 상경하면, 이번 여행이 ‘소확행’이었다는 생각이 들고도 남는다.


관심기사

오늘의 이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