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냄비 근성’…코로나19 절대 못 잡는다
韓 ‘냄비 근성’…코로나19 절대 못 잡는다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0.11.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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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확산 시기 ‘조심 또 조심’…거리두기 1단계 ‘방심 또 방심’
1월 첫확진자 이후 1만명 돌파에 43일…2만명 돌파에 5개월 걸려
이달 하순 3만명 돌파 유력, 3개월만 1만명 확진…집단 감염 현실
▲ 7일 토요일 늦은 오후 수도권 전철 분당선 객차 안이 승객으로 가득하다. 거리두기 1단계 시행에 따른 것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7일 토요일 늦은 오후 수도권 전철 분당선 객차 안이 승객으로 가득하다. 거리두기 1단계 시행에 따른 것이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내외방송=정수남 기자) ‘금방 끓고 금새 식는다.’

양은 냄비의 특성이다. 양은 냄비는 구리에 아연(15∼30%)과 니켈(10∼20%) 넣은 합금으로 만들어 뚝배기보다 가볍고 상대적으로 견고해 1970∼1980년대 서민 가정에서 많이 사용했다.

우리 민족성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할 때는 ‘냄비 근성’을, 긍정적인 면을 부각할 때는 ‘뚝배기 근성’을 거론하곤 한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에서는 냄비 근성의 민족성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월과 3월 1차 확산으로 첫 확진자  이후 43일만인 4월 3일 확진자 1만명을 돌파했다.

▲ 당시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내 주요 시설에 사용 금지령을 내리면서 내건 조건이 ‘코로나19 종료시’까지였다. 성남시가 중원구 망덕공원 배드민턴장에 2월 내건 연수막. 이 현수막은 6월 철거됐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당시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내 주요 시설에 사용 금지령을 내리면서 내건 조건이 ‘코로나19 종료시’까지였다. 성남시가 중원구 망덕공원 배드민턴장에 2월 내건 연수막. 이 현수막은 6월 철거됐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당시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내 주요 시절에 사용 금지령을 내리면서 내건 조건이 ‘코로나19 종료시’까지 였다.

다만, 정부와 지자체는 4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자, 긴장의 끈을 늦췄다.

이로 인해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연휴기간 이태원 클럽을 통한 확산이 제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발생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지자체들이 집합장소에 대한 무기한 휴업을 단행한 이유이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수그러들자 방역당국은 사회와 산업 활동의 조심스런 재개를 추진했다.

여기서 한민족의 냄비 근성이 또 나타났다.

▲ 지난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진 서울카페쇼 모습.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지난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진 서울카페쇼 모습.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이 토요일이고, 국민이 코로나19에 심신이 지친 점을 감안해 17일 월요일을 대체공휴일로 천명했다.

이로 인한 부정적인 결과는 금새 나타났다. 3일 연휴를 지낸 이후 코로나19 2차 대확산이 현실이 된 것이다.

당시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최고 400명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9월 1일 국내 확진자 2만명을 넘었다.

확진자 1만명 돌파에 43일 걸린데 이어 다시 1만명 돌파까지 151일이 걸렸지만, 한국인의 냄비 근성을 대변하는 부분이다.

방역당국은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했으며, 이후 하루 확진자가 두자리 수로 감소하자 10월 13일부터는 거리두기 1단계를 선포했다.

▲ 8월 15일 이후 2차 대확산이 현실이 되자, 성남시가 같은 장소에 또 현수막을 걸었다. 이 현수막은 10월 13일 내려졌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8월 15일 이후 2차 대확산이 현실이 되자, 성남시가 같은 장소에 또 현수막을 걸었다. 다만, 조건이 2월에는 종식시까지였으나, 별도 해제시로 변했다. 이 현수막은 10월 13일 내려졌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2차 대확산 직전인 8월 13일 0시 현재 확진자는 1만 4770명, 완치자는 1만 3817명, 사망자는 305명이었지만, 10월 13일 0시 현재 각각 2만 4805명, 2만 2863명, 434명으로 2달여만에 67.9%, 65.5%, 42.3% 급증했다.

대통령과 국민이 보여준 냄비 근성 탓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1단계 적용 초기 확진자 수는 한때 세 자리 수를 보이기도 했지만, 평균 두 자리수를 유지했다. 반면, 최근 6일 연속 확진자가 세 자리수로 불어 다시 한민족의 냄비 근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0시 현재 확진자 2만 7942명, 완치자 2만 5404명, 사망자 487명으로 두달 전보다 각각 12.6%, 11.1%, 12,2% 크게 늘었다.

이는 거리두기 1단계 적용 이후 사회, 산업 활동 등이 대부분 재개된데 따른 것이다.

▲ 지난주 고양시 한국전시장에서도 건축박람회가 열렸지만, 거리두기는 있으나마나. (사진=이지선 기자)
▲ 지난주 고양시 한국전시장에서도 건축박람회가 열렸지만, 거리두기는 있으나마나. (사진=이지선 기자)

실제 수도권과 비수도권 등에서 가족, 친구, 지인모임, 주점, 기업, 연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와 공간을 고리로 신규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경기도 용인시 가전제품 출장서비스업 직장인 모임에서는 1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13일 정오까지 1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첫 확진자(지표환자)를 포함한 5명이 직장 동료이고, 이들의 가족 9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강원도 인제군 지인모임에서도 11일 첫 환자가 나온 뒤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1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 12명 가운데 지표환자를 포함해 모임 참석자가 5명이며, 이들의 가족이 6명, 동료가 1명으로 파악됐다.

강원지역 교장 연수 프로그램에서도 1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 7명 가운데 6명은 연수 프로그램 참석자고, 1명은 그 가족이다.

▲ 중대본은 휴대폰 문자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토록 유도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중대본은 휴대폰 문자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토록 유도하고 있다.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충남 천안 중학교 친구모임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현재까지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전남도 비슷하다.

광주 서구 상무룸소주방에서는 10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7명이 됐다. 확진자 가운데 소주방 직원이 4명, 방문객이 3명이다.

전남 광양시의 한 회사에서는 11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13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첫 확진자의 가족이 6명, 가족의 직장 관련자가 7명, 신원 불명의 기타 사례가 1명이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자 광양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적용하고 나섰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셈이다.

전남 화순의 일가족과 관련, 11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현재까지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표환자를 포함한 가족이 3명, 이들의 동료가 1명, 신원이 불명확한 기타 사례가 1명이다.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랐다.

서울 동대문구 에이스희망케어센터에서는 격리 중이던 1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53명으로 늘었다.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 안양시 요양시설에서도 확진자 11명이 늘었다. 두곳의 누적 확진자는 154명이다.

게다가 서울 강서구 일가족의 경우 6명이 추가 양성 판정을 받아 13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 3월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자, 전국 주요 지역에는 사회활동 자제를 유도하는 현수막이 대거 걸렸다. 실제로도 당시 사회활동이 뜸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의 3월 하순 모습.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 3월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자, 전국 주요 지역에는 사회활동 자제를 유도하는 현수막이 대거 걸렸다. 실제로도 당시 사회활동이 뜸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의 3월 하순 모습. (사진=내외방송 정수남 기자)

방역당국은 “최근 사회활동 재개에 따른 모임 등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빈번하다”며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환자 비율도 높다. 코로나19 종식시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 1749명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239명(13.7%)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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