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이지선 기자) 화가와 영화감독이 뭉쳤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김남표 화가와 민병훈 영화감독이 각각 전시와 영화를 선보이는 협업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김남표 작가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그린 회화를 발표하고, 민병훈 감독은 김 작가가 제주를 그림에 담는 장면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었다.
먼저 김남표 작가의 전시회가 열린다. 제주 작업을 펼친 김남표 작가의 전시회는 ‘검질’이라는 소재로 오는 19일부터 내달 18일까지 강남구 청담동 아이프라운지와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인 검질은 제주도 방언으로 넝쿨을 뜻한다. 2018년부터 제주도를 오가며 새 작품을 준비하던 작가는 1년간 본격 ‘제주도 살이’를 하며 느낀 감동과 감흥을 화폭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는 검질만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호랑이, 표범, 얼룩말 등 작가의 대표작이 어우러진다.
김남표는 붓을 사용하지 않는다. 손끝과 면봉으로 작업을 하는데, 동물이나 풍경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하는 화가로 알려져 있다.
25×25㎝ 크기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대형 작품을 이루는 ‘셀(cell) 시리즈’도 선보이는데, 53조각이 모여 185×270㎝짜리 풍경을 이루는 식이다. 전체로 봐서는 하나의 풍경이지만, 자세히 보면 전혀 다른 조각들이 있거나 다른 느낌의 여러 개체들이 숨어있다.
이 작품 중 13조각은 작가와 기획사가 보관하고, 40조각은 1인당 최대 4조각씩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김 작가와 오랜 친구인 민병훈 감독은 김 작가가 만난 제주도 풍경, 느낌 등을 어떻게 그림에 담아내고 표현해왔는지를 영상에 담았다.
이를 통해 내년 장편영화 '팬텀'(Phantom)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 작가가 실제 제주도 살이하던 모습, 그가 화가로 등장하는 모습 등을 담은 가상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민 감독은 앞서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출연한 ‘황제’ 등의 예술영화를 찍은 바 있다.
민 감독의 영화 ‘펜텀’이 공개될 즈음엔 김 작가의 또 다른 제주 전시회가 열릴 계획이다.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작가는 “예술가가 자기 작업을 온전히 혼자 한다는 믿음은 적은 편”이라며 “민 감독과 10여 년간 함께 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민 감독은 “김 작가의 작품을 볼 때 늘 그 너머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들었다”면서 “나의 시각과 화가의 시각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놀랍기도 했고 좋았다. 이를 영화와 그림으로 펼쳐보는 재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