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들 앞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소설론, 소설의 순기능에 대해 설명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코로나19로 취소됐다 다시 열린 와세다대 입학식에서 소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코로나19에 빚대 이야기 했다.
하루키는 "사회에도 마음이라는 게 있다"며 소설의 순기능을 강조했다고 일본 TBS방송이 1일 전했다. 하루키는 "소설이라는 것이 코로나19 백신처럼 직접적으로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소설의 기능을 빼놓고서는 사회가 건강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의식 속에서 논리만으로는 구제할 수 없는 것들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문학이다"며 "마음과 의식 사이의 간극을 메워나가는 것이 바로 소설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하루키는 신입생들에게 "좋은 소설은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나온다. 세상이 안정되지 않고 있지만 여기에 모두 모여 새로운 출발을 축하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며 "올해 가을 와세다대 캠퍼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이 문을 여는데 이 역시 '이야기를 열자, 마음을 말하자'를 모토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깊이있고 심오한 이야기도 전했다. 하루키는 "내가 생각하는 소설론도 펼쳐보겠다"며 "'이건 내 마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마음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우리들의 의식이란 마음이라는 연못에서 길어올린 한 컵 속의 물과 같다. 나머지 영역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그 나머지 영역의 마음이며 의식이나 논리가 아닌 큰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주옥 같다.
하루키는 "우리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은 바로 이야기다. 이야기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읽어낼 수 없었던 마음의 영역을 비춘다"고 설명했다.
하루키는 "소설가의 일이란 바로 이것"이라며 명쾌한 자신의 소설과 마음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소설은 1000년 이상 여러 형태로 여러 사람 손을 거치며 계승돼 왔는데 여러분들 중에서도 이 전통을 이어받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