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빠뜨릴 것이라는 것을 누가 미리 알았을까. 오랜 옛날부터 전염병은 존재했으나 대부분 다 극복이 됐건만 코로나19는 왜 정복되지 못하고 떠안은 채로 일상을 되찾았다 말해야 할까.
백신 효과와 방역수칙을 잘 이행해주고 있는 국민들 덕분에 약간의 희망이 보이고, 안정을 찾긴 했으나 완벽한 일상을 되찾는 건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엄습해 온다.
지난 9월 2일부터 오는 7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시 일상을 꿈꾸며-역사 속에서 보는 감염병 극복의 희망' 전시회가 마음을 울려 내외방송에서는 5일 이곳을 찾아 사진에 담고 감염병의 역사를 깊이 알 수 있었다.
첫번째 섹션은 '불안의 시작'으로 모기, 쥐, 파리 등 가장 가까운 것을 매개로 세균과 바이러스가 번진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며 이후 맞잡은 손, 대면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점점 전파됐다는 사실을 통해 소름이 돋게 만들었다. 이 보이지 않는 손님은 점차 비행기, 배, 기차를 통해 이동을 시작한다는 글귀 역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3),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2015) 등 바이러스 연구에 대한 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1923년 울산군의 두창 발생 현황에서 2세의 여아 두명이 두창에 걸렸다는 기록, 바이러스는 DNA 혹은 RNA를 유전정보로 갖고 있는 가장 작은 전염성 물질이라는 것, 바이러스가 혈액을 따라 전신에 퍼지면 천연두, 홍역, 우두 등이 된다는 정보, 콜레라 유행지에 대한 교통 차단(1920), 1668년 현종 시절 천연두와 홍역으로 죽은 사람이 많았다는 기록 등을 보며 약 없이는 손 쓸 수 없는 전염병의 공포가 밀려왔다.
두 번째 섹션은 '좌절의 끝'으로 1918년에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500만~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분변이나 구토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는 콜레라(1920), 결핵 및 두창(1950), 1960년대의 콜레라까지 시대별 주요 감염병 유행상을 볼 수 있었다.
전쟁과 가난 등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격리된 환자들, 죽음 등을 보면서 현재 코로나 역시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전쟁과 가난을 겪고 있진 않지만 전염병이라는 공통점과 고통, 괴로움 등은 똑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봤다.
전염병에 대해 기록된 다급한 글귀 '순조실록',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스페인 독감으로 마스크를 쓴 군인 등이 기억에 남는다.
세 번째 섹션은 '상처의 치료'다. 우리가 현재 백신을 접종하는 것처럼 그 시대 최선의 방역 소독과 예방 활동을 다양한 기록물을 통해 볼 수 있었다.
1915년 공진회장 위생과 자혜구제부 안의 병균 도표는 전시장 안에 결핵균, 디프테리아균, 나병균 등을 사진으로 전시했었다는 사실이 담겨 있다. 세종실록에 나온 역질이 퍼져 있다는 설명을 담은 글들도 눈길을 끌었고, DDT라는 살충제이자 농약으로 말라리아와 티푸스를 예방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민간인들에게도 DDT를 살포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UN운영 병원에서의 장티푸스 예방주사, 1980년 콜레라 경보령에 따른 방역 강화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당시 기안 용지 등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안 용지에는 '의류, 침구 및 식기류의 소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1980년대, 90년대에 들어와서는 제대로 된 예방접종이 공식적으로 보급화된 상황이었음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예나 지금이나 감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네 번째 섹션은 애니메이션을 보며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친구들과 만나 뛰놀고, 카페와 음식점 등을 이용하고, 문화, 예술, 체육 시설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그 시절들. 아직은 막연하게 느껴지고 코로나가 일어난 전과 후가 같을 순 없겠지만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