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방송=권희진 기자)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외대) 총장 재직시절, 보수 정치인 관련 인사들을 석좌교수로 임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김 후보가 이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흘러 나온다.
28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 언론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국외대 총장 재임 시기인 2014년 3월부터 2022년 2월 말까지 외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인사는 총 11명이었다. 이 중 7명이 국민의힘과 관련이 있거나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출신 인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외대 비전임교원에 관한 규정'을 보면 석좌교수는 교원인사위원회(이하 인사위)의 동의를 거쳐 총장이 위촉되며, 국내외적으로 학문 연구업적이 탁월하거나 학교 및 사회발전에 기여한 인사 중에서 선임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총장이 된 지 1년이 지난 2015년, 외대는 김병철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정치행정언론대학원 석좌교수로 위촉했다.
김 전 감사위원은 이명박 정권 감사원 사무차장을 거쳐 2011년부터 4년간 감사위원을 역임했다.
아울러 지난 2015년에는 YTN 사장으로 재임하며 공정 보도를 훼손한 것으로 비판을 받은 배석규 전 사장을 언론학, 저널리즘 관련 교육 과정이 있는 정치행정언론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위촉했다.
또한 지난 2017년에는 박근혜 정권 시절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전 외교원장을 석좌교수로 위촉했다.
윤 전 외교원장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의 특별기구인 '글로벌비전위원회'의 간사를 맡았으며, 현재 윤 당선자가 외국에 파견하는 정책대표단 중 하나인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월 총장 퇴임 직전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 정책특보를 역임한 백용호 전 국세청장을 위촉했다.
지난 2014년에는 박재창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8년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고위 외교관을 지낸 박희권 씨를 석좌교수로 위촉했다.
하지만 이들 보수 정권 출신 인사들이 외대 석좌 교수로 재직하면서 강의 내역과 연구 실적 없이 보수를 챙겨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의 총장 재임 시절 진행된 교육부의'학교법인 동원육영회 및 한국외국어대학교 회계부분감사'에 따르면 한국외대는 최근 수년 간 석좌교수 8명에게 급여 8억 5500만원, 운영비 4500만원 등 9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석규·박희권·김병철 교수 등은 연구 실적이 전무했으며, 정규 수업을 담당한 석좌교수는 김병철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유일했다.
박 의원은 "학문 연구업적이 탁월하거나 학교 및 사회발전에 기여한 자를 선임하는 석좌교수직을 총장의 입맛에 맞게 선임한 것"이라며 "특정 정권 출신의 인사를 '낙하산'으로 위촉한 것이 과연 공정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요직을 맡은 인사들을 왜 석좌교수에 앉혔는지, 총장의 권한인 석좌교수 제도를 사적 목적을 가지고 사용한 것은 아닌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