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비의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화려한 몸짓...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 느껴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여름 같은 봄의 인사동, 인사동길, 갤러리인사아트에는 꽃이 만발하고 나비떼들이 줄지어 날아다닌다. 나비들은 꽃에도 앉아있고, 도자기 등 도예품에도 앉아 쉬고 있다.
제3회 최은실 도예전 '꽃과 나비, 흙을 만나다' 전시가 지난 1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11일 갤러리인사아트를 찾아 한국의 미, 고전적인 느낌을 담은 작품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는 역시 멋을 아는 사람이었다. 고풍스런 도예품과 자연을 주제에 적절히 섞을 줄 아는 센스가 대단했다.
자연을 담은 짜임새가 화려하고 거침없는 표현은 아니고 단아함 속에 과감한 표현을 해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속이 시원한 그런 느낌을 줬다.
'다육과 화분'은 정말 단아했다. 한국적이면서 약간은 개인적 소견이지만 불교적인 냄새가 났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종교적인 메시지가 담긴 것 같아 보기만 해도 좋았다.
'벽 화병'은 동일명으로 된 여러 작품들이 있었는데 벽에 화병과 꽃들이 붙어있는 형태로 어떤 작품은 약간은 불안정해 보였지만 그것대로의 매력이 있었다.
'백자 화병'은 뭔가 도시적이고 세련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줬다. 이 역시 종교적인 빛깔을 띄었지만 화병과 꽃이 모던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와 동일한 작품명을 가진 '꽃과 나비, 흙을 만나다'는 마치 나비가 진짜 꽃바람에 떠밀려 날아다니는듯한 느낌을 줬다. 꽃과 나무를 향해 날아가는 나비, 나비쪽으로 바람에 무한히 떠다니는 꽃잎들. 꽃은 마치 매화를 나타낸 것 같았다. 꽃과 나비의 서로를 향한 몸짓과 그들 만의 언어, 대화가 신선한 느낌을 줬다.
꽃과 나비는 서로를 격하게 원하고 또 상생해야 더불어 살듯 살 수 있는 각자 불안정한 형태, 서로가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는 실제 혼합토로 만들어졌다.
'거치형 화병'은 화병 위에 나비가 앉아 있고, 가까이에 떠있는 모습인데 매우 토속적이다.
'벽 화병'이라는 이름의 작품도 이번 전시회에서 여러 개 있었다. 전시회 후반으로 갈수록 화병 위의 꽃은 점점 화려해졌다. 꽃을 정교하긴 하지만 뭉뚱그려 둥글 둥글 표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이 아름답지만 둔탁한 느낌을 줬는데 장미꽃이었다면 백번 정교하게 표현했겠지만 매화꽃이라면 이해가 간다. 매화꽃은 꽃잎도 얇고 실제로도 조금 둔탁한 면이 없잖아 있다. 그런 부분을 작가가 잘 표현해낸 것 같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나비도 자연의 일부로 보면 어떨까. 자연의 냄새를 맡고, 모던한 느낌을 주는 현대스타일 도자기, 고풍스러운 도자기에서 오는 종교적인 색채가 독특했던 선물같은 전시회였다.
작가의 표현 의도가 통하기라도 한듯이 갤러리를 나오면서 흐뭇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인사동에서는 이외에도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인사동 길에만 해도 여럿 갤러리가 눈에 띈다. 전시를 관람하기 좋은 여름 같은 봄날, 시원하게 긴장감은 늦추고 갤러리를 돌아보면 영혼의 양식이 쌓이는 것 같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