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끝이 없는 미로 그리고 뻥 뚫리는 마음...호안 미로의 개인전
예술은 끝이 없는 미로 그리고 뻥 뚫리는 마음...호안 미로의 개인전
  • 이지선 기자
  • 승인 2022.06.0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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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표현이 독특한 작가의 작품은 형태의 틀이 모호한 경계에 있다...공중에 사물이 붕 뜬 느낌
늘 독특하고 작가만의 뚜렷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전시만을 골라 여는 마이아트뮤지엄에서 9월까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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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가 아니다. 예술이란 바로 그런 것이라는 것을 톡톡히 보여준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의 미로 같은 상상력과 철학이 담긴 작품을 마이아트뮤지엄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내외방송=이지선 기자) 수학 등과 같이 정해진 것과 예술은 다르다는 것을 작품으로 보여준 '호안 미로'는 스페인의 한 화가로 특히 버려진 것을 가지고 작품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 작가의 특징 중 하나인 이 점에 주목해봤다. 우리가 흔히 버려진 것은 가치가 없다는 틀 속에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 작가는 틀을 깨는 작가다. 버려졌지만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깃들게 하고 다시 좋은 주인을 만나 최고의 보석 같은 존재로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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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 새, 별들'. 쉽게 그린 그림 같지만 작가의 영혼을 농축시켜 최대한 담아내고자 한 사물과 배경을 단순화 즉 응축시킨 귀한 작품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이러한 관점에서, 철학을 갖고 작품을 만드는 그의 손길은 뭔가 남달라도 다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호안 미로전: 여인, 새, 별' 전시는 삼성역 근처에 있는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오는 9월 12일까지 열리고 있다.

알 수 없고, 해석할 수 없는 그림들만 나열돼있다는 생각은 버리자. 내외방송에서는 지난 2일 이번 전시회를 찾아 우주 만큼 넓고 깊은 작가의 예술성과 상상력 등을 직접 눈에 담아왔다. 

첫 번째 섹션은 기호와 언어, 두 번째는 해방된 기호, 세 번째는 오브제, 네 번재는 검은 인물이다. 

전시장 초입에는 정말 단순화 된 그림들이 펼쳐져 있었다. '여인들, 새, 별들'이라는 작품처럼 그 의미들을 자세히 묘사하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단순화 시키는 작업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인지 그의 그림을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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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자를 쓴 여인, 별'. 모자를 선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단순화된 그림이지만 한 작품, 한 작품은 단순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의 집념과 영혼이 깃들어있는 귀한 보물이었다. 

미로의 작품에는 여인이 자주 등장한다. 여인은 피조물로의 여인을 뜻하지 않고 우주를 상징한다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별은 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생각했던 작가. 유독 별과 여인, 눈 등이 자주 등장한다. 

지상과 천체의 구분이 없는 무한대의 영역을 담아내고 싶었던 작가의 의지를 많이 엿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모자를 쓴 여인, 별'이 인상적이었다. 모자의 모양도 특이했고 사람의 형상도 독특했다. 있는 그대로를 묘사한 게 아니라 단순화시키고, 그러기 위해 현실과 현상세계의 상징적 통합의 축소판을 제시했다. 

'풍경 속의 여인과 새들'은 조금 더 단순하기만 했던 선들을 이제는 자세히 표현하기 위한, 자신이 나타내고자 한 상의 표현을 공고히 다지기 위한 작업을 한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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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이라는 작품. 예술은 정답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의 철학이 담긴 작품.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2+5=7'이라는 작품이 있는 것처럼 그는 수학은 회계사들이나 하는 것이고 예술은 다르다고 표현했다. 인물을 묘사한다면 있는 그대로 동그라미가 아니라 그의 표현대로라면 그냥 직선으로 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유기체들은 연결돼있고 그의 작품에서 끝은 없다. 캔버스 위의 그림들은 끝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듯 공중을 떠다니는 형상을 나타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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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의 대표되는 작품. '모로이치'. 수많은 눈을 그린 작가의 작품이 추구하는 방향이 독특하게 여겨졌다. 수많은 눈들은 작가의 눈일까. 작가가 보아온 그 물체들의 눈일까. 궁금해진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스페인 작가라 그런지, 지중해의 태양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원색적인 작품 표현이 대단했다. 예를 들어 파란색을 표현해도 남들이 흉내내지 못할 파란색을 만들어낸 게 이 작가의 매력이기도 했다. 

수많은 눈들을 표현한 몬로이치 등이 인상적이다. 미로가 말년으로 갈수록 이 몬로이치 그림에 몰두했다고 한다. 

젊은시절 봐온 수없는 곤충, 여인, 별, 해, 달 등을 보았던 작가의 눈 또는 그 주인공들의 눈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미로의 타고난 호기심과 감각은 틀에 갇히기 싫어하는 우리들의 내면에 뻥 뚫리는 것 같은 시원함을 안겨준다. 이를테면 미로가 표현한 인물은 초상화가 아니며 모양이나 그 속성이 구체적이지 않다. 

전시회를 나오면서 작품 전시에 올라오는 그림들은 특히 작가들의 많은 시간과 애정, 집념이 투하된 작품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대충 그린 그림은 없다'는 정의를 내려봤다. 무슨 의미인지 모를 때는 가치가 적어보이지만 의미를 알고 내용을 알고, 작가의 의도와 철학을 알게 됐을 땐 그 작품은 보석보다 더 귀한 존재가 된다. 

호안 미로 작가의 자연을 사랑했던 순수와 그의 단순화 지을 줄 아는 상상력을 구경하고 싶다면 이번 전시회에 발걸음을 옮겨 작품들과 함께 숨 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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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키워주는, 예술의 세계는 딱 정해진 틀이 없다는 것을 작가의 작품을 보며 그의 철학과 함께 깨닫게 된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그의 전시, 꼭 한번 볼만한 전시다. (사진=내외방송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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