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마트 기기 발달하면서 마이크로LED 소자 주목받아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아무리 좋은 영상이어도 화질이 나쁘다면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3차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에서도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큼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KAIST는 29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김상현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모놀리식 3차원 집적의 장점을 활용해 1600PPI(디스플레이 1인치에 포함되는 픽셀 개수)에 상응하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모놀리식 3차원 집적은 하부 소자 공정 후 상부의 박막층(아주 얇은 층)을 형성하고, 그 위에 상부 소자 공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상하부 소자 간의 정렬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1600PPI는 초고해상도로 이미지나 영상을 세밀하게 표현하기 적합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이는 2020년 출시된 오큘러스의 메타 퀘스트2보다 3.6배 높은 해상도를 자랑한다.

최근 TV와 모니터, 각종 스마트 기기 등 디스플레이 활용이 크게 확장되고 고도화되면서 픽셀(화면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사용하는 디스플레이는 사람의 눈과 매우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픽셀화(화면을 구성하는 정사각형 모양의 요소가 보이는 현상)가 없는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4K(UHD) 이상의 고해상도가 필요하다.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차세대 소자로 인듐갈륨나이트라이드와 갈륨나이트라이드, 알루미늄 갈륨 인듐 인화물과 갈륩 인듐 인화물로 대표되는 3-5족(전하 수송 특성과 광 특성이 매우 우수) 화합물 반도체를 활용한 마이크로LED 소자가 핵심 소재와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TV나 모바일 기기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디스플레이보다 높은 휘도(반사량)와 명암비, 긴 픽셀 수명 등의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디스플레이 구동용 규소 상보적 금속산화물 반도체(이하 Si CMOS) 회로 위에 적색 발광용 LED에 모놀리식 3차원 집적 방식을 적용했다.
이 회로 위에 마이크로 LED 필름층을 전사(옮긺)한 뒤 포토리소그래피(복잡한 회로 패턴을 제조하는 방법) 공정으로 픽셀을 구현했다.
이후 이 회로를 상단에서 하단 방향으로 연속적인 반도체를 공정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시연에 성공했다.

이 연구는 적색 마이크로 LED를 3차원 적층 방식으로 집적해 세계적인 수준의 해상도인 1600PPI 구현에 성공했으며 앞으로 차세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구현에 좋은 가이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현 교수는 "향후 유사 공정을 확대 적용해 적색과 녹색, 청색이 모두 포함된 디스플레이 제작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주혁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사과정과 금대명 박사가 제1저자로 주도하고, 백우진 박사과정과 존슨 쉬 대만 제스퍼 디스플레이 박사와 협업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반도체 올림픽이라 불리는 'VLSI 기술 & 회로 심포지엄'에서 지난달 16일 발표됐다(논문명: Monolithic 3D sequential integration realizing 1600-PPI red micro-LED display on Si CMOS driver 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