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 막걸리 마시는 장소 아냐...그 이전의 생생함을 담아 'in탑골공원전시'
탑골공원? 막걸리 마시는 장소 아냐...그 이전의 생생함을 담아 'in탑골공원전시'
  • 이소영 기자
  • 승인 2022.07.30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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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으로서의 역할과 의미를 알아보는 기회
민족의 지난 아픔과 자랑스러운 기억을 동시에 대변하는 곳
탑골 공원 입구 모습.(사진= 이소영기자)
탑골 공원 정문인 삼일문 모습.
(코로나19 선별소로 사용되다 이제서야 다시 휴식 공간으로 개방하기 시작한 탑골공원.)(사진=이소영기자)

(내외방송=이소영 기자) 서울시 종로 3가에 위치한 탑골공원.

누구나 이곳을 떠올리면 나이든 노년층들이 바둑, 장기를 두거나 막걸리 등 술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지난 28일 '내외방송'이 찾은 탑골공원의 의미는 달랐다. 

탑골공원의 최초 조성 목적은 대한제국기 한양의 근대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근대 여가 문화를 알리고 정착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탑골공원을 최초의 도시공원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여타 공원이 거주 외국인을 우선시해 만들었거나 도심과는 떨어진 채로 조성된 반면, 탑골공원은 한양에 거주하는 일반 사람들이 주 이용층이었고 도심에 위치하였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면서 탑골공원의 모습과 의미는 변했지만, 시민 누구나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도시공원으로서의 모습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전시를 통해 노인문화의 대표적 장소로 인식돼 있는 탑골공원이 아니라 도시공원으로서의 역할과 의미를 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

자, 이제부터 전시회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내 탑골공원 전시전 홍보 간판.(사진=이소영 기자)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내 탑골공원 전시전 홍보 간판.(사진=이소영 기자)

 

▲한양 근대화의 상징, 탑골공원

개벽 26호.(방정환은 '개벽'에 경성에 있는 여러 공원을 둘러본 소감을 실었는데, 탑골공원 방문 기사가 첫 번째로 실려 있다.)(사진=이소영 기자)
개벽 26호.(방정환은 '개벽'에 경성에 있는 여러 공원을 둘러본 소감을 실었는데, 탑골공원 방문 기사가 첫 번째로 실려 있다.)(사진=이소영 기자)

서구 사회로부터 시작된 근대화와 신식 문물의 도입은 조선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수도였던 한양에는 근대화로 인한 변화가 뚜렷했는데 그 중 제일은 도시공원의 조성이었다. 

도시공원의 조성은 한양이 근대도시로 발전하고 있다는 상징성을 내포해 일찍이 해외 유학으로 서구문명을 경험한 조선 유학생들은 도시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해 탄생한 것이 탑골공원이다. 사실 처음엔 독립공원, 왜성대공원, 탑골공원 등이 있었으나 탑골공원을 제외한 나머지 공원은 위치 조성 목적의 이유로, 도시공원으로서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탑골공원 또한 조성 초기 완벽한 도시공원의 모습이라고 볼 순 없었으나 한양이 근대도시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로서의 가치가 컸다.

▲일제 강점기 시기, 탑골공원

경성 관광 안내와 관련된 홍보물로 탑골공원을 경성의 명소 중 한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사진=이소영 기자)
경성 관광 안내와 관련된 홍보물로 탑골공원을 경성의 명소 중 한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사진=이소영 기자)
일제강점기, 탑골 공원이 그려져 있는 부채.(사진=이소영 기자)
일제강점기, 탑골 공원이 그려져 있는 부채.(사진=이소영 기자)

아쉽게도 탑골공원은 일제강점기 이전엔 일반 시민의 입장이 제한됐다.

아이러니 하게도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탑골공원은 조선총독부가 관리하게 됐고, 점차 도시공원으로서의 기능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적별돌로 담장을 축조하고, 벤치·화단·전등·온실 등 공원 관련 시설을 설치 및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해 경성의 대표적인 도시공원의 틀이 마련됐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도시풍의 오락을 권장하면서 기존 조선의 전통 여가 문화를 말살하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초파일, 음악회 등 주요 행사가 열리기도 했지만 주로 일본 제국주의와 관련한 강연회, 위령제 등 황국신민 정신을 강요하는 창구로 활용했다.

▲해방 이후, 탑골공원

1953년 탑골공원 전경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1953년 탑골공원 전경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1976년 탑골공원 아케이드 전경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1976년 탑골공원 아케이드 전경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일제는 탑골공원은 일본 제국주의를 강요하고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장소였지만, 해방 이후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탑골공원을 애용하며 즐겨 찾는 도시공원으로서 가치있게 존재했다.

3·1운동이 탑골공원에서 이루어진 만큼 탑골공원은 민족의 지난 아픔과 자랑스러운 기억을 동시에 대변하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독립정신 등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작업을 포함해 문화 유산 정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서울 도심 한 가운데서 공원과 상업시설이 결합했기에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가 커 도심 속 대표 휴게공간이자 문화시설로 자리 잡을 수 있어 해방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의 만남의 장이자 서로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공간이기도 했다.

​탑골공원에서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탑골공원에서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2022, 탑골공원의 모습

매미 우는 소리만 들리는 한적한 탑골공원 내부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매미 우는 소리만 들리는 한적한 탑골공원 내부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탑골공원은 지난 1983년 정비를 통해 조성된 모습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90년대 들어서는 주로 노인층이 방문하고 있다.

그 이유는 도시 개발로 강남, 홍대 등지에 청년층이 즐겨 찾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많이 생겨나 이제 탑골공원이 줄 수 있는 매력이 상대적으로 미적지근하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성역화(신성한 지역이 됨)사업으로 다시금 예전의 탑골공원의 위상을 되찾으려고 노력했으나 현재는 또다시 노인층이 주로 이용하고있다.

또 탑골공원은 최근까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선별검사소의 역할을 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입장은 제한 됐다가 현재는 다시 개방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 입구 근처에 초록색 비닐로 마련된 코로나19 선별검사 간의 시설이 남아있다.

아직 탑골공원 내 남아있는 코로나19 선별검사 간의 시설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아직 탑골공원 내 남아있는 코로나19 선별검사 간의 시설 모습.(사진=이소영 기자)

 

게다가 탑골공원의 재개방에 대한 홍보가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또는 날이 많이 더워서였는지 그늘에 어르신 몇 분이 앉아있을 뿐 조용했다.

그래도 여전히 원각사지 10석탑과 함께 탑골공원의 전신인 대원각사비가 원각사의 옛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대원각사비.(사진=이소영 기자)
대원각사비.(1471년에 세조가 원각사를 창건한 경위를 적어 세운 비석)(사진=이소영 기자)

탑골공원은 많은 사람과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변함없이 자리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탑골공원이 지금은 노인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됐지만 그 이전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음을 느껴보길 바라고, 동시에  복잡한 빌딩숲 속에 존재하는 우리의 탑골공원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안식처가 돼 제2의 황금기를 맞이할 날 또한 기대해본다. 

한편, 전시는 내년 3월 1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고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입장마감 시간은 오후 5시 30분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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