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생활 중 경험했던 순간들과 마침표 녹여내
퇴근길에도 감상할 수 있는 통유리 전시장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지치고 힘든 퇴근길 '전시회 감성'을 한 스푼 얹어 소소한 행복으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
'내외방송'은 퇴근 시간에도 마음 놓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직접 찾아가봤다.
지난 24일 서울 시청역 시티스타몰 상가 안에는 아름다운 문양들이 인상적인 전시회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통유리가 특징인 이 전시회는 아주 특별한 장점이 있다.
전시회 'MOMENTOS Y PUNTO'와 '동수상회' 관계자는 '내외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시회는 통유리로 돼 있어서 퇴근길에도 잠깐의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가깝기도 하고, 밤 10시까지 불을 켜놓는 경우가 많아서 접근성이 좋아 관람객들에게 순간순간 힐링을 선물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MOMENTOS Y PUNTO'는 '순간들 그리고 마침표'라는 뜻을 가진 전시회다.
여행하는 도예가인 홍은 작가는 지난 2010년부터 스페인으로 건너가 경험했던 모든 순간들을 모아 이 전시회로 마침표를 찍었다.
스페인 전통 문양을 담은 도자기 타일은 홍 작가의 과거와 순간들을 담았다.

'정열의 나라'로 알려진 스페인답게 붉은색의 드레스를 입은 집시여인들이 멋지게 플라멩고 춤을 추고 있다.
여인들의 앞과 옆에 놓인 의자들은 언제든지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는 집시여인과 홍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다.

태양처럼 뜨거운 스페인의 열정과 어울리는 노란 해바라기와 햇빛을 머금은 오렌지.
스페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드넓은 해바라기밭은 피카소도 반했을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그 아래에는 흑백의 스페인 광장 사진과 화려한 무늬의 조형물 무늬가 대비되고 있다.
오른쪽에는 세비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히랄다 탑이 높게 솟아있다.
스페인 국기에서 노란색은 스페인의 영토를 나타내는데, 붉은색과 마찬가지로 노란색은 스페인 국민들에게 의미가 남다른 색일 것이다.

'Feliz, Bien, Casa mia, Camino'.
'행복하고 좋은 내 집과 길'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홍 작가는 과거가 종종 오늘을 이길 만큼 힘이 세다고 생각한다.
스페인 집에서 느꼈던 행복함과 즐거움이 오늘이 돼서도 순간마다 불쑥불쑥 찾아오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 감성을 관람객과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전시회장 옆에는 아기자기한 매력의 '동수상회'가 있다.
책을 냈을 만큼 책을 사랑하는 홍 작가가 전시회장과 이 책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는 동수상회를 "점심시간에 잠깐 들러서 책을 보고 구매하는 사람도 많다"며 "독서 모임이나 저자와의 대화 등으로 잠깐의 힐링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작가님이 스페인어를 잘하시기 때문에 스페인어 강의도 이곳에서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수상회는 매월 다른 출판사의 도서가 진열되는 '월간책방' 형식으로 운영된다.
도서 외에도 미술 작품을 활용한 엽서나 액자, 장식품 등이 판매된다.
매달 바뀌는 책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곳이다.

이 작품에 써 있는 말처럼 오늘 소개한 이 두 곳은 '살며시 들여다보고 싶은 매력'이 가득하다.
순간순간의 감정들이 하나로 모여 문장이 되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마침표를 찍을 때 추억은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
홍 작가가 전하는 순간과 마침표를 9월 3일까지 느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