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고적적 산수화를 크리스털로 수놓다...'유영하는 풍경들(Floating Landscape)'
[전시회를 가다]고적적 산수화를 크리스털로 수놓다...'유영하는 풍경들(Floating Landscape)'
  • 박세정 기자
  • 승인 2022.09.1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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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까지 아트스페이스호화에서 개최
'유영하는 풍경들(Floation Landscape)' 전시회 입구.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유영하는 풍경들(Floating Landscape)' 전시회 입구. 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내외방송=박세정 기자) 서울시 중구 아트스페이스호화에서 지난달 19일부터 김종숙 작가의 개인전 '유영하는 풍경들(Floation Landscape)'가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양의 고전적 산수화를 크리스털이라는 현대적 재료를 사용해 재해석한 작품들이며 김 작가의 '인공 풍경'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의 초창기 작업부터 신작까지 총 15점의 크리스털 산수화를 소개하며 작가의 작품 세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김민영 큐레이터는 "크리스털 산수화를 통해 표현된 꿈결 속 낙원의 모습이 펼쳐지는 전시를 볼 수 있다"며 "작가의 작품은 돋을새김과 같은 화면 연출을 통해 시각과 촉각이 결합된 경험을 유도하며 다양한 회화의 가능성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내외방송'은 지난 14일 동양의 고전미를 살펴볼 수 있는 산수화를 아름다운 크리스털로 수놓은 작품을 보기 위해 직접 전시회장을 찾았다. 

'유영하는 풍경들(Floating Landscape)' 전시회 내부. 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유영하는 풍경들(Floating Landscape)' 전시회 내부. 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전시회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조명 아래서 화려한 빛을 내뿜는 크리스털들이 영롱한 자태를 보였다.

몸과 시선을 이동하면 따라서 움직이는 크리스털의 빛과 색은 눈을 뗄 수 없이 아름다웠다.

존재 자체로도 아름다운 크리스털이 고전미가 담긴 산수화와 만나 금상천화를 이룬다.

큐레이터는 "김 작가는 명멸하는 크리스털 산수화를 완성하기 위해 끝없는 수공 노동을 반복한다"며 "밑그림을 그린 뒤 접착제를 코팅한 캔버스 위해 세필 붓으로 크리스털을 수놓듯 하나하나 붙여 나간다"고 말했다.

유영숙, ARTFICIAL LANDSCAPEE Utophia 9. 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유영숙, ARTFICIAL LANDSCAPEE Utophia 9. 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멀리서 보았을 때는 동양의 고전적인 화폭으로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크리스털이 하나하나 수놓인 작품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고전적인 산수화임에도 현대적인 재료를 사용해서인지 이국적인 느낌과 함께 모던한 분위기도 연출된다.

큐레이터는 "크리스털 입자가 모여 산과 물줄기를 이루고 이것은 또 하나의 세계를 빚어낸다"며 "캔버스를 좀 더 가까이 들여가보면 입자와 입자 사이 작은 능선들이 만들어진 요철과 함께 크리스털의 솟은 부분과 꺼진 부분이 맞닿아 만들어진 엠보싱이 빛의 산란을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유영숙, ARTFICIAL LANDSCAPEE Utophia 14. 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유영숙, ARTFICIAL LANDSCAPEE Utophia 14. 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바닷가에서 따사로운 햇볕이 파도와 부딪혀 반짝이는 모습처럼 화사한 빛을 내뿜는 작품이 인상적이다.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방향으로 마치 그림이 춤을 추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적이고 조용한 갤러리 안에 화려한 빛과 함께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크리스털은 관람객을 능동적으로 이끄는 매력을 가진다.

큐레이터는"병렬로 이어진 반짝이는 산과 들, 바다와 천, 꽃과 풀들은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유영하며 함께 춤추기에 전시회 이름도 '유영하는 풍경들'로 짓게 됐다"며 "작품에 내재된 시각적 풍부함과 관객이 보는 행위를 통해 몽환적 느낌을 극대화한다"고 밝혔다.

(사진=박세정 기자)
유영숙, ARTFICIAL LANDSCAPEE Greige Picture. 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고즈넉한 풍경을 표현해 한적한 느낌을 풍기면서도 그 사이로 새어 나오는 보석의 아름다운 빛을 잊을 수 없다.

작가가 하나하나 직접 수놓았을 것을 생각하니 작품이 더 거대하고 위대하게 느껴진다.

큐레이터는"김 작가의 크리스털 산수화는 동양 예술사에서 오랫동안 전승된 산수화의 전형을 해체해 보이지 않는 틈을 만들며 그 공간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를 전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세정 기자)
유영숙, ARTFICIAL LANDSCAPEE - White Material.2022.9.14. (사진=박세정 기자)

큐레이터는 "이 작품은 150호 작품이 5개로 연결됐으며 약 9m의 길이로 작품이 제작됐으며 메인으로 생각하는 작품이다"며 "다른 작품은 돋보이고 싶은 부분에 크리스털을 올린 반면에 이 작품은 산줄기나 물줄기처럼 표현하고 싶은 부분은 진주로 붙이고 배경에 빼곡히 오팔을 붙여서 그 대조가 포근하게 오는 시리즈"라고 설명했다.

거대한 크기의 압도되는 동시에 진주와 오팔이 만나 아름다운 자태가 일렁이는 작품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영상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져 마치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중독성을 가지게 된다.

진주가 주는 따뜻하면서 단아한 느낌과 함께 오팔이 내뿜는 다채로운 빛깔은 이 작품을 대표작이라고 칭하는 까닭을 알 수 있다.

(사진=박세정 기자)
유영숙, ARTFICIAL LANDSCAPEE - Pink Variation.2022.9.14.(사진=박세정 기자)

동서양의 조합을 보여주는 듯한 이 작품은 산수화의 깔린 줄무늬가 인상적이다.

단조로운 색상을 선택한 산수화와 달리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된 줄무늬는 서로 대비감을 보이면서도 함께 어우러지는 매력을 지닌다.

줄무늬 커튼 사이로 비치는 산속 풍경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이 작품은 관람객들마다 저마다의 시각을 가지고 자유로운 해석과 함께 상상력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큐레이터는 "이 작품은 고전 산수화의 구성적인 면모와 스트라이프 패턴을 같이 접목하면서 구상성과 추상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다"며 "언뜻 보면 가로 스트라이프가 영상의 노이즈로 보여서 현대적인 미감을 보여 요즘 인기 있는 제품이다"고 밝혔다. 

한편 큐레이터는"이번 전시는 김 작가가 천착해 온 인공 풍경 시리즈가 어떻게 진화되고 변주돼 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오래된 동양 미술의 유산을 재해석해 동시대를 진동시키는 전시를 통해 작가만의 예술 언어를 음미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전적인 산수화를 크리스털의 빛깔로 아름답게 일렁이는 작품을 보고 싶다면 18일까지 아트스페이스호화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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