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가다]화가 친구들의 그리스 여행기...같은 장소 다른 그림
[전시회를 가다]화가 친구들의 그리스 여행기...같은 장소 다른 그림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2.11.1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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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서울 종로구 나마갤러리에서 열려
네 명의 화가 친구들이 보름 동안 그리스에서 동고동락하며 그린 그림들
4인 4색 그리스 풍경들
안창홍 작가의 '그리스 바다(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안창홍 작가의 '그리스 바다(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내외방송=정지원 기자) 보름 동안 그리스 여행을 떠난 네 명의 화가 친구들이 그림 그리기에 나섰다!

신화와 푸른색의 나라 그리스에서 화가 친구들은 어떤 그림을 선보일까?

지난 15일 '내외방송'은 서울 종로구 나마갤러리에서 한창 열리고 있는 전시회인 '신화의 땅과 바다, 그리스'를 방문해 4인 4색 그리스 풍경을 감상해봤다.

박주열 나마갤러리 대표는 이날 '내외방송'과 인터뷰에서 "같은 장소에서 15일간 머물렀지만, 작가마다 표현 방법이 다르다"고 알려줬다.

이어 "네 명의 작가들은 지난 6월 그리스의 크레타섬에서 주로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해줬다.

갤러리 1층은 안창홍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여름날 그리스의 뜨거운 햇빛과 짙은 코발트 블루색의 바다는 캔버스를 꽉 채워 청량감을 준다.

지붕의 색인지 바다의 색인지 모를 만큼 어느덧 풍경과 하나가 된 하얀 집은 조금씩 푸른빛으로 물들고 있다.

안창홍 작가의 '사이프러스 나무들(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안창홍 작가의 '사이프러스 나무들(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더운 여름 사이프러스 나무들은 강렬한 햇빛과 비례해 쑥쑥 자라고 있다.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하게 솟은 사이프러스는 진한 녹색 옷을 입어 강인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시원한 바다와 하늘은 청량한 여름 오후를 더욱 빛내주고 있다.

안창홍 작가의 토속 미술품 스케치.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안창홍 작가의 토속 미술품 스케치.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안 작가는 민중의 정서가 담긴 토우와 토기들에도 관심이 많다.

이전부터 가면이나 박제품들을 모았던 취미를 따라 이번 여행에서는 수십개의 스케치로 기록을 남겼다.

(왼쪽부터)강경구 작가의 '테르모필레의 승리(2022년)'와 '아크로 폴리스(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왼쪽부터)강경구 작가의 '테르모필레의 승리(2022년)'와 '아크로 폴리스(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2층은 강경구 작가의 세상이 펼쳐진다.

강 작가는 굵직굵직한 붓 터치로 강렬하면서도 깊은 색을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생존을 위해 벌이는 갈등과 투쟁은 마치 전쟁처럼 황량하고 적적하다고 생각해 거칠고 고독해보이는 풍경을 그렸다.

(왼쪽부터 시계방향)강경구 작가의 '크레타의 관광객(2022년)'과 '크레타(2022년)', '크레타 해변(2022년)'과 '수니온 곶(2022년)', '그리스 나무(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왼쪽부터 시계방향)강경구 작가의 '크레타의 관광객(2022년)'과 '크레타(2022년)', '크레타 해변(2022년)'과 '수니온 곶(2022년)', '그리스 나무(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선의 몸집이 크다고 세세한 감정까지 간과한 것은 아니다.

흑백사진처럼 묘사된 관광객들의 모습과 노을이 진 것처럼 붉은 풍경은 분명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지만 한편으로 고독함과 외로움, 쓸쓸함이 느껴진다.

외로움에 사무친 그리스 나무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싶다는 듯 팔을 뻗어 살아 있음을 드러낸다.

(왼쪽부터)김을 작가의 '에게해(2022년)'과 '에게해의 눈물(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왼쪽부터)김을 작가의 '에게해(2022년)'과 '에게해의 눈물(2022년)'.2022.11.15.(사진=정지원 기자)

김을 작가의 작품들은 3층에 전시돼 있다.

금속 공예가이기도 한 김 작가는 드로잉 작품 곳곳에 공예품을 함께 배치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올 법한 금빛 여인은 무엇을 들고 있는 것일까?

박 대표는 "현지에서 구입한 동상에 칠을 다시 하고, 눈물 방울 모양으로 조각을 깎아 만들어 여인의 손에 쥐어줬다"고 말해줬다.

실제로 여인 옆의 그림 속 나무는 그리스에서 '눈물 나무'로 불린다고 한다.

강경구 작가의 '에게해2(2022년)'.2022.11.19.(사진=정지원 기자)
김을 작가의 '에게해2(2022년)'.2022.11.19.(사진=정지원 기자)

평온하고 잔잔한 그리스의 해변가 마을.

마을 한가운데 남성 동상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인 걸까?

마치 배를 타고 멀리 여행을 떠나는 이에게 '이쪽으로 가라'며 알려주는 것 같다.

김 작가의 작품들에는 신화 속 인물들과 현실 사람들의 모습이 공존하는데, 이는 융성했던 고대 그리스의 전설들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김성호 작가의 '그리스기억(2022년)'.2022.11.19.(사진=정지원 기자)
김성호 작가의 '그리스기억(2022년)'.2022.11.19.(사진=정지원 기자)

4층에 전시된 김성호 작가의 작품들은 마치 '꿈' 같다.

현지의 풍경과 더불어 그동안의 여정이 담긴 그리스의 기억들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박 대표는 "김 작가가 현지에서 가져온 흙을 재료에 섞어 작품에 펴발랐다"고 설명해줬다.

흙 자체가 빛나는 것일까, 아니면 그리스의 여정이 빛나는 것일까.

실제로 작품을 보면 반짝반짝 빛이 난다.

(왼쪽부터)김을 작가의 '그리스, 기치오항(2022년)'과 '로뎀나무 그늘아래(2022년)'.2022.11.19.(사진=정지원 기자)
(왼쪽부터)김을 작가의 '그리스, 기치오항(2022년)'과 '로뎀나무 그늘아래(2022년)'.2022.11.19.(사진=정지원 기자)

시인의 감성을 가진 김 작가.

그리스의 어느 항구와 나무그늘을 그린 이 작품들은 마치 시화 같다.

강가에서 배를 타고 재잘재잘 이야기를 하는 관광객들의 목소리와 샛노란 로뎀나무 아래에서의 감상은 시 한 편이 저절로 탄생하지 않을까?

오는 22일까지 이곳에서 신화의 땅과 바다 그리스로 여행을 떠나보기 바란다.

한편, 안창홍 작가는 12여회 개인전을 열고, 2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13년 '제25회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했다.

강경구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24여회 개인전을 열었으며 17여회 단체전에 참여했고, 지난 2000년 '제12회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했다.

김을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귀금속 디자인을 전공한 후 29여회 개인전을 열었고, 76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김성호 작가는 18여회 개인전을 열었으며 홍익대학교에서 미술대학원 교수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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