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 신혼여행지, '부곡 하와이'. 그 현재를 보다. 
[여행]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 신혼여행지, '부곡 하와이'. 그 현재를 보다. 
  • 전기복 기자
  • 승인 2022.11.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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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부모님 손에 이끌려왔던 추억이 아련"
부국하와이 측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사진=전기복 기자)

(내외방송=전기복 기자) 비행기가 고공을 난다, 고도가 높을 수록 더 길고 진한 꿰적을 남기며 비행한다. 부곡온천으로 향하면서 든 상념이었다. 

그럴 것이 부곡온천은 지난 1970~80년 대 전국 최고의 수온(78도)과 유황온천으로 명성을 누리면서 당시 '신혼여행 1번지'로 통용되기도 했다. 

그런 부곡온천특구의 대명사격인 '부곡하와이'가 폐업(2017년)한지 5년이 넘었고 연이은 코로나 펜데믹의 파고로 그나마 찾던 사람들의 발길도 끊겨 지역경기가 어렵다는 것. 

우리 부모 세대의 기억속에는 고공한 비행기가 남긴 뿌연 꿰적보다 더 진한 추억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12일 1박 2일의 코스로 경상남도 창녕군 부곡온천특구를 찾았다. 

서울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전용차선 덕분에 약 4시간이면 부곡온천특구 내 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코로나19 전에는 하루 5회 운행하던 것이 지금은 하루 3회 운행 중이다. 

부곡온천특구에 도착한 당일 오후에는 날씨가 잔뜩 흐렸다. 부곡을 사방으로 감싼 산마다 방금 온천이라도 하고 나온 여인네 피부마냥 곱게 물든 단풍 자체로 시기를 잘 택했고 잘왔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콘크리트로 번듯하게 지어진 부곡하와이 전경.(사진=전기복 기자)
콘크리트로 번듯하게 지어진 부곡하와이 전경.(사진=전기복 기자)

부곡온천특구 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부곡하와이'가 자연스럽게 눈에 든다. 그 화려했던 무희들의 깡깡춤 무대며, 물놀이장은 흑백사진 처럼 남았고 텅빈 주차장에는 잡초만 무성했다. 

아직도 삼성급호텔를 자랑하듯 푯말에는 별 세개가 뚜렷하게 남았다. 부곡온천특구의 현재를 보여주는 단면이 않인가라는 불안한 예감이 뇌리를 스친다. 예상하고 온 일이지만. 

창원에서 왔다는 기영순(56세)씨는 "어릴적 부모님 손에 이끌려왔던 추억이 아련하다"며 마치 비행기 꿰적을 쫓듯 한참 발걸음을 멈춰섰다.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예약된 호텔로 발길을 옮겼다. 말이 호텔이지 시설은 1980-90년대 풍경 자체다. 욕조며 화장대 스타일, 창문틀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깔끔하고 친절했다. 

지역내 숙박료를 살펴보니 평일과 주말 그리고 호텔마다 다른데 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저렴하다. 

창녕군 부곡면 거문리 일원에 있는 부곡온천은 지난 1973년 1월 10일 온천이 발견(고 신현택옹 발견), 1977년 6월 29일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이어 1994년 11월 19일 제1회 부곡온천제를 시작으로 매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관광 특구면적은 4819제곱키로미터에 이르는 대규모 온천 관광특구(1997년 1월 18일)다. 

저녁이 되자.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졌다. 여기저기서 소란스럽다. 호텔 프론트를 지키고 앉은 직원은 "코로나 통제가 다소 풀리고 온천을 찾게 되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찾는 손님들이 다소 늘었다"고 말했다. 

시내 한울공원에서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서도 가수 박혜신의 라이브공연이 열리고 있다. 옛 명성을 자랑하던 '부곡하와이'는 적막강산이다. 

반대편 시내는 그래도 주말을 맞이해서 주차공간이 없을 정도로 찾는 이가 많았다. 다음 날 사우나(5000-6000원대)를 했다. '비눗물이 않 빠졌나 싶을 정도로 미끌한 물은 오래도록 피부를 반질하게 했다.  

자가차량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곳, 버스터미널로 발걸음을 옮겼다. 텅빈 공간에 가슴 한켠이 아렸다. 

"천일여객에서 30여년 일하고 이제는 버스터미널을 위탁받아서 10여년 넘게 운영한다"는 사장님이자 매표원은 "부곡하와이 폐업에 코로나19로 서울로 운행하던 서너개 버스회사도 도산하고 이제는 지역에서 크다는 천일(여객)만 남았다"란다. 

부곡온천특구 버스터미널 전경.(사진=전기복 기자)
부곡온천특구 버스터미널 전경.(사진=전기복 기자)

버스터미널을 나서서 버스터미널을 찍었다. 묘하게도 바라봤을 때 우측 측면 위로 이제는 폐업한 '부곡하와이'건물이...어려움이, 이런저런 추억들이 오버랩돼 듯 그렇게 겹쳐보였다. 

하지만 가족단위 여행(효도/추억여행 등)에 안성맞춤인 객실마다 욕실에서 할 수 있는 온천욕 그리고 매주말마다 열리는 부곡온천 라이브공연(11월 19일 김상배, 11월 26일 김민교, 12월 3일 송대관 등) 등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부곡온천관광특구였다. 어제와 달리 쾌청한 날씨처럼 부곡온천관광특구도 우리 경제도 활황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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