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면접 순서 따라 평가도 달라진다...'합리적'이라고?
[과학]면접 순서 따라 평가도 달라진다...'합리적'이라고?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2.11.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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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평가는 직전 평가와 비슷한 방향으로 나타나
직전 대상자와 다른 방향으로 평가
뇌가 정보를 합리적으로 인지하는 과정
(왼쪽부터)권오상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문종민 연구원.(사진=UNIST)
(왼쪽부터)권오상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문종민 연구원.(사진=UNIST)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누구나 면접을 앞두고 떨리기 마련이다.

면접 순서가 가장 첫 번째로 배정된다면 심장 소리는 더욱 커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면접 순서가 평가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21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권오상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문종민 연구원이 '순서대로 제시되는 시각 대상을 평가할 때 직전 평가가 현재 대상에 대한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더니 현재 평가는 바로 전 평가와 비슷한 방향을, 바로 전 대상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동시에 작용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 연구 결과가 '뇌가 합리적으로 인지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우리가 경험하는 대상의 대부분은 시간의 연속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상태는 천천히 변하므로 직전과 현재가 비슷하다고 가정하는 게 합리적이고, 대상의 변화를 감지하려면 차이점을 극대화하는 게 효과적이므로 뇌 인지는 두 방향을 모두 활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제 날씨가 찌는 듯이 더웠다면 오늘 온도가 높더라도 상대적으로 어제보다는 선선하다고 느낀다.

시지각 실험에서 발견한 두 가지 반대 방향의 인지편향.(사진=UNIST)
시지각 실험에서 발견한 두 가지 반대 방향의 인지편향.(사진=UNIST)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두 가지 상반된 편향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밝혀냈다.

실험 참가자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점들을 보고, 그 방향을 보고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참여자들은 직전에 수행한 결과에 영향을 받아 편향된 응답을 했다.

직전에 점들이 멀어지는 것처럼 움직이자 그 영향을 받아 이후에도 비슷하게 답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뇌의 인지 처리가 대상의 상태를 표상하고, 이 표상을 해석하는 두 과정으로 나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통해 수학적 모델을 만들었는데, 뇌가 대상의 상태를 표상할 때는 직전 상태에서 변화를 잘 감지할 수 있도록 제한된 정보처리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는 원리가 담겨 있다.

권 교수는 "바로 전 대상에 따라 현재 대상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수학적으로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내린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우리의 편향된 평가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합리성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비엠씨 바이올로지(BMC Biology)'에 최근 게재됐다(논문명: Attractive and repulsive effects of sensory history concurrently shape visual perce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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