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번 반복 동작·넓은 온도 범위에도 오류 발생 없어...높은 내구성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사람의 지문처럼 매번 다른 무늬를 띠는 하드웨어 보안 인증 원천 기술이 개발돼 다양한 보안시스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30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박병국, 김갑진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김갑진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과 현대자동차와 공동 연구를 통해 자성메모리를 기반으로 사람의 지문과 같이 매번 다른 패턴을 갖는 하드웨어 보안 인증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반강자성체-하부강자성체-비자성체-상부강자성체' 다층박막(얇은 여러 층의 막) 구조에서 무자기장 스핀-궤도 토크(물체를 회전시키는 힘)로 동작하는 자성메모리 소자의 스위칭(순서 변경) 극성을 무작위로 분포시켜 물리적 복제 불가능성을 지닌 보안 소자 개발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고온과 고자기장 등의 환경에서도 높은 동작 신뢰도와 무작위성을 유지하면서 작동이 가능해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다양한 보안시스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교환결합이 형성된 다층박막을 제작해 고온에서 교류 자기장을 통해 교환결합 방향 좌우로 50대 50 비율을 갖는 무작위한 분포를 생성했다.
이때 생성된 교환결합 방향이 상부강자성체의 무자기장 스위칭 부호를 결정한다는 성질을 이용해 무작위한 분포 방향을 전기적으로 이진법 분포로 바꿔 출력해 보안키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인 '스핀 기반 물리적 복제 방지 기술'은 5만번 이상 반복 동작해도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높은 내구성을 보이며 반도체소자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100℃부터 125℃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된다.
또, 무작위성을 교환결합 방향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자성체를 기반으로 한 소자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저장된 무작위분포를 바꾸지 못하는 것도 확인됐다.
공동 제1저자인 이수길 박사와 강재민 박사과정은 "이 연구는 차세대 자성메모리의 주요 기술인 스핀-궤도 토크 기반으로 보안소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유력한 차세대 메모리인 자성메모리에 보안 소자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0일 온라인 게재됐다(논문명: Spintronic physical unclonable functions based on field-free spin-orbit torque switch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