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마찰력도 강해
대형 철조물 점검하거나 수리 및 보수 활약 기대
(내외방송=정지원 과학전문 기자) 앞으로 스파이더맨처럼 벽과 천장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26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박해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철로 이뤄진 벽면과 천장을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사족 보행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자기력을 켜고 끌 수 있는 영전자석과 탄성체에 철가루 등을 섞어 만든 '자기유변탄성체'를 이용했다.
이를 통해 자석의 접착력을 빠르게 끄거나 켤 수 있으면서도 평탄하지 않은 표면에서 높은 접착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발바닥을 제작해 자체 개발한 소형 사족 보행 로봇에 장착했다.
이 로봇은 철로 이뤄진 대형 구조물을 점검하거나, 수리 및 보수 등을 수행하는 데 폭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스위칭(켜고 끄는 것)에 필요한 전압을 효과적으로 낮추면서도 빠른 스위칭이 가능하도록 사각형 구조의 새로운 영전자석을 활용했다.
자기유변탄성체를 발바닥에 씌워 169g에 불과하지만 50kg이 넘는 힘을 가해도 버틸 수 있는 강한 마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은 최대 초속 50cm로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보행할 수 있으며 이는 보행형 등반 로봇 중에서 세계 최고 속도다.
또, 먼지나 녹 등으로 더러워진 물탱크 표면에서도 로봇이 보행이 가능하고, 바닥에서 천장으로 전환이 가능하면서도 돌출 장애물도 무난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공동 제1저자인 엄용 박사과정은 "지면뿐만 아니라 벽과 천장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서도 보행 로봇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며 "이는 보행 로봇의 이동성과 작업 공간을 2D에서 3D로 확장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우, 엄용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이번 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논문명: Agile and Versatile Climbing on Ferromagnetic Surfaces with a Quadrupedal Robo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