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 유전적 진단율 80%까지↑
난치성 뇌 질환인 뇌전증(간질) 치료가 뇌의 흥분을 억제해 치료하던 방법에서 뇌세포의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방법으로 바뀔 전망이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15일 '내외방송'에 보낸 자료에서 "이정호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소아 난치성 뇌전증인 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의 뇌 조직 연구를 통해 뇌세포에 존재하는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뇌전증은 반복적인 발작이 특징인 신경질환으로 유병률을 약 0.5~1%, 전 세계에 5000만명이 넘는 환자가 있다. 질병 발생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나 뇌염 등 다양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소아 난치성 뇌전증은 발작이 조절되지 않으면 뇌 손상으로 이어져 정신지체나 발달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국소피질이형성증은 태아의 뇌 발달 과정 중에 생기는 이상증상으로 대뇌 피질(대뇌 표면 중 일부)이 비정상적인 구조를 뗘 뇌전증 발작을 동반하는 대표적인 난치성 뇌전증 질환이다.
연구팀은 기존까지 뇌 절제술이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재발률도 높은 이 질병을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인 '엠토르(mTOR)' 경로 분석을 통해 한계 극복에 나섰다.
동물 실험을 통해 전체 뇌세포 중 1%만 유전변이를 가져도 뇌 전체 발작 활성도를 변화시켜 발작을 일으킨다는 연구를 토대로 발병 원인을 찾지 못한 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 19명의 뇌 신경세포 엠토르 활성화 신호를 수집해 분석했다.
이 환자들 중 극미량의 돌연변이와 엠토르 억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는데, 이 접근은 기존 방식과 비교해 돌연변이를 최대 34배 민감하게 검출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동시에 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의 유전적 진단율을 80%까지 높일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제 1저자로 참여한 김자혜 의과학대학원 박사(現 서울 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은 "극미량의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국소피질이형성증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 개발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신경학 연보(Annals of Neurology)'에 지난달 26일 게재됐다.